HMM, 중고선 추가 매입…호황기 적극 대응 3척, 800억 규모…신조선 대신 중고선으로 대응
고설봉 기자공개 2024-08-21 09:21: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이 중고선 3척을 추가하며 선대를 확대했다. 최근 운임이 높아지고 물동량이 지속 증가하는가운데 적기에 선복량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HMM은 올해만 12대의 중고선을 매입하며 컨테이너선 영업활동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800억원(6000만달러) 규모 중고 컨테이너선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태국 선사 RCL로부터 중고 컨테이너선 2척(2378TEU급), 토니지 프로바이더인 MPCC로부터 1척(2478TEU급)을 각각 매입하는 딜(Deal)을 진행 중이다.
HMM이 인수하는 컨테이너선 세 척 모두 2005년 건조된 선령 19년된 중고선이다. 통상 컨테이너선 해체 선령을 25년으로 볼 때 이번에 HMM 매입한 선박은 향후 6~7년 정도 운항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저시황기에 해체 선령이 낮아지고 호황기에 선령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컨테이너부문은 호황기를 구가하고 있다. 선복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물동량이 증가하고 운임이 높아진 결과다. 이에 따라 HMM도 지난해 일시 부진을 모두 씻고 올해 호황기를 구가 중이다.
올 상반기 HMM은 매출 4조9933억원, 영업이익 1조514억원, 순이익 1조14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 18.6%, 영업이익 125.3%, 순이익 87.7% 각각 성장했다. 글로벌 해운시장의 성장세와 운임 상승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 HMM 실적 성장세는 주력인 컨테이너부문에서 주도했다. 올 상반기 컨테이너부문 매출은 4조190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3.9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부문 영업이익은 9568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91.0%를 차지했다.
컨테이너시황은 올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2010 포인트를 기록했던 SCFI 컨테이너운임지수는 올 6월 말 2628 포인트를 거쳐 올 9월 말 3498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물동량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HMM 컨테이너 물동량은 지난해 말 수송가능선복량(BSA) 141만9000TEU에서 올 6월말 129만6000TEU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송량은 94만4000TEU에서 95만TEU로 늘었다. 이에 따른 화물적취율은 지난해 말 66.5%에서 올 6월 말 73.3%까지 높아졌다. 이는 해운업 슈퍼 사이클을 보였던 2022년 3월말 79.3%에 근접한 수준이다.
컨테이너 시황이 지속적으로 호황을 맞은 가운데 HMM은 선대 확장을 통해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신조선 발주와 별도로 기존 운항하던 중고선박을 매입해 늘어나는 운송량에 맞춰 선복량을 늘릴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2년 글로벌 해운사들의 신조선 발주가 몰리면서 국내 주요 조선소의 도크는 모두 찼다. 이에 따라 신조선가가 치솟고 선박 인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자 글로벌 해운사들은 중고선 매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중고선을 활용해 선복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HMM의 중고선 매입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해운 얼라이언스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하팍로이드 탈퇴로 해운동맹에 균열이 생긴 HMM이 자체 경쟁력 강화를 통해 위기를 넘기려는 고육지책이다. 해운동맹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면 다른 동맹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
HMM이 소속된 디얼라이언스에서 최대 선사인 독일 하팍로이드가 탈퇴했다. 이로 인해 HMM은 줄어들 선복량과 시장점유율을 회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선복량 2위 머스크와 3위 하팍로이드는 ‘제미니 협력’이란 새 해운동맹을 내년 2월부터 시작한다.
HMM의 컨테이너 선복량은 2024년 6월말 기준 컨테이너선 73척에 걸쳐 총 83만7790TEU로 집계됐다. 이중 사선은 46척 65만5123TEU, 용선은 18만2667TEU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번에 매입한 중고선은 모두 사선으로 알려졌다. 새로 컨테이너선을 매입하면서 HMM의 선복량은 76척 84만5024TEU로 늘어날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 호황기를 타고 신조선 발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높아지고 인도시기도 지연되고 있다”며 “HMM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선복을 늘릴 수 있는 중고선으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HMM 관계자는 “이번 중고선 매입은 선복량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중장기 전략에 따라 선복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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