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 IB]㈜한화, 회사채 주관사단 신한 배제…'금리 오기재' 여파최대 2500억 규모 발행 예정…대표주관 KB·NH·한투·DB
백승룡 기자공개 2024-08-23 13:35:55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0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가 반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면서 주관사 명단에서 신한투자증권을 제외했다. 올해 초 ㈜한화의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증권신고서 오기재 사태로 한 차례 발행이 철회된 이후 파트너십이 복구되지 못한 모습이다.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내달 2일 수요예측을 거쳐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는 2년, 3년으로 나눌 예정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5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가 공동으로 맡는다. ㈜한화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이다. 발행일은 내달 10일이다.
이번 ㈜한화의 발행 딜(deal)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주관사단이다. 올해 초 ㈜한화 발행 주관사로 선정됐던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딜에서 배제됐다. 앞서 ㈜한화는 지난 1월 회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증권신고서 상의 금리를 잘못 기재하면서 발행이 취소된 바 있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 3곳이었는데, 공시 주관을 맡은 곳이 신한투자증권이었다.
당시 ㈜한화는 1500억원 규모 모집에 나서 1조494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 총 25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결정한 상태였다. 다만 발행일 전날 공시한 증권신고서에서 2년물 금리 4.380%가 4.506%로, 3년물 금리 4.484%가 4.682%로 각각 오기재됐다. 이튿날 공시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이 정정에 나섰지만, 이 때는 청약일 당일이었인 탓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본시장법 제122조 제3항에 따르면 증권신고서의 기재사항을 정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증권의 취득 또는 매수의 청약일 전일까지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회사채 청약일 당일 ㈜한화의 금리 정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근거였다. 결국 투자자 보호 등의 이유로 ㈜한화의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자체가 철회됐다.
이후 ㈜한화는 한 달 만에 재차 회사채 발행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자발적으로 주관사 자격을 반납했다. 신한투자증권 대신 NH투자증권을 선정한 ㈜한화는 2년물 4.114%, 3년물 4.224%로 오히려 금리를 낮춰 2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마친 바 있다. 이후 반년이 지났지만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책임론’은 아직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한화 외에도 올해 한화투자증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에너지, 한화시스템 등 줄줄이 이어진 한화그룹의 공모 회사채 발행 과정에서 모두 배제됐다. 지난 6월 발행을 마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회사채 발행 딜에 KB증권, NH투자증권과 함께 주관사단으로 참여한 게 전부였다. 신한투자증권의 회사채 주관 순위는 올 상반기 기준 4위로, 이처럼 특정 그룹에서 연달아 딜을 놓치는 사례는 흔치 않다.
다만 한화그룹의 ‘신한투자증권 거리두기’가 오래갈 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한 번 실수를 한 부분에 대해 일정기간 페널티를 부여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증권사 IB와 기업은 공생관계”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화솔루션의 700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과정에서 신한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한 만큼, 한화그룹 측에서도 신한투자증권의 기여도를 감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는 한화그룹 최상위 지배회사로 한화솔루션(지분율 36.15%),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생명보험(43.24%)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최대주주는 올 상반기 말 기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으로 22.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인 한화에너지는 지난달 공개매수를 진행해 ㈜한화 지분율을 9.7%에서 14.9%로 늘렸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가 각각 지분을 50%, 25%, 25%씩 나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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