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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nder Profile/라포랩스]최희민 대표 "4050 타깃 모바일 시장 꽉 잡겠다"4번째 창업에서 패션 플랫폼 '퀸잇' 개발…중기부 '예비유니콘' 선정, 700억 투자유치

이영아 기자공개 2024-08-28 08:14:56

[편집자주]

이상적인 창업 생태계에서는'창업→투자→성장→엑시트→재창업'의 선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진다. 창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핵심은 사람, 바로 파운더(founder)다. 더벨은 스타트업 파운더의 설립 스토리와 터닝 포인트, 향후 미래 전략 등을 다각도로 짚어본다. △유니콘·예비유니콘 △시리즈B 이상 유치 △단일 라운드 기준 200억 이상 유치 △매출 300억 이상 △연쇄 창업가 혹은 엑시트 경험자 △AUM 5000억 이상 VC 투자 유치 △팔로우온 투자 유치 △해외 VC 투자 유치 등의 기준에서 최소 3개 이상 부합하는 스타트업 파운더의 창업 스토리를 심도있게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2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대한민국 인구 중 40대와 50대는 전체 인구 약 5100만명 중 35%에 달한다. 그러나 그동안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은 이들을 타겟해 마케팅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타깃 서비스가 속속 개발된 것과 대비된다.

최희민 라포랩스 공동대표(사진)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인구가 많고 구매력이 높은 4050시장을 타깃 한다면 매력적인 서비스가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라포랩스를 만들기 전에 3번의 창업 경험을 가진 최 대표는 '되는 시장'을 찾아내 승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최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라포랩스가 개발한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은 출시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켰다. '퀸잇 돌풍'은 모바일 플랫폼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장에 제시하자 주요 ICT 기업들 또한 4050 타깃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창업 스토리: 꺾이지 않는 창업본능 '4번째 도전'

1989년생인 최 대표는 '창업 4수생'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컴퓨터공학과 재직시절부터 창업에 뛰어들었다. 첫 창업 모델은 경제뉴스를 모아 요약·정리해주는 사업이었다. 금세 10만명의 회원을 모았다. 다만 경험 부족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지 못하고 접어야 했다.

대학 졸업 후, 최 대표는 SK텔레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거쳤다. 하지만 창업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아이템은 화장품 딜리버리 사업, 세 번째 아이템은 식물 택배배송 사업이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도전했지만 사업이 오래가진 못했다.

최 대표는 "처음 창업할 땐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들다보니 시장분석이 부족한 채로 도전했던 것 같다"며 "여러 번 도전 끝에 '내게 필요한 것'이 아닌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만들어야 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했다.

좋은 '러닝메이트'가 존재한다는 것 또한 도전을 지속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동기였던 홍주영 라포랩스 공동대표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부터 창업의 꿈을 향해 함께 달렸다. 각자 다른 진로를 걷던 중에도 아이템을 함께 고민했다.

최 대표와 홍 대표는 네 번째 창업을 위해 절치부심했다. 실패를 통한 교훈을 바탕으로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해 '되는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주목한 것이 4050세대이다. 시장조사부터 제대로 하기 위해 중장년층 300명을 일일이 인터뷰하며 분석에 돌입했다.

최 대표는 "4050세대는 인구가 10대보다 많은데다 구매력도 월등히 높다"면서 "하지만 모바일 시장에서 이들을 타깃한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4050세대의 모바일 활동이 늘어나고 있고,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4050 타깃 서비스를 고민하던 중 패션 산업에 도전장을 던진다. 네이버와 쿠팡 등 메가 플랫폼에서 4050세대 패션 쇼핑이 상당히 까다롭다는 점에 착안했다. 무신사와 지그재그, 에이블리를 비롯한 버티컬 플랫폼 또한 MZ세대를 주요 고객으로 타깃하고 있었다.

2020년 5월 최 대표는 홍 대표와 함께 라포랩스를 설립했다. 같은해 9월 4050 패션 플랫폼 '퀸잇'을 선보였다. 퀸잇 플랫폼은 출시 이후 주문을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거래액은 매달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나며 패션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왼쪽부터) 홍주영, 최희민 라포랩스 공동대표

◇성장 터닝 포인트1: 4050 패션 쇼핑 경험 개선

퀸잇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4050 쇼핑경험 개선'에 있다. 우선 이용자인터페이스·환경(UI·UX)을 쉽게 바꿨다. 상품 이미지·글씨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이고 회원가입·주문 절차를 단순화하는 등 4050 소비자들의 구매가 편리하도록 신경썼다.

적재적소에 이뤄졌던 펀딩도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판매자에게 자금을 정산해줘야하는 플랫폼 사업자의 특성상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기 때문이다. 2020년 설립 첫 해 끌림벤처스와 베이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패션 브랜드 입점에도 힘을 쏟았다. 상황도 뒷받침됐다. 당시 코로나19 유행으로 패션 브랜드의 온라인몰 입점이 가속하던 시기였다. 덕분에 고객이 선호하는 콧대 높은 패션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2021년 퀸잇 입점 브랜드는 500여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서비스 론칭 1년도 안 돼 거둔 성과다. 같은해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는 100만을 기록하며 의미있는 성장세를 입증했다.

현재 퀸잇 입점 브랜드는 1100여곳으로 동종 업계에서 독보적으로 많다. 특히 퀸잇에만 입점한 브랜드가 많은데, 이들의 거래액이 전체의 25%가량을 차지한다. 이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최 대표는 "퀸잇을 켰을 때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바로 보여주도록 개발조직을 내재화해 머신러닝(ML)을 고도화했다"면서 "상품 다양성, 가격 만족도, 추천 적중률 등이 높아야 패션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력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험자본의 주목도 이어졌다. 2021년 5월 SBVA,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55억원 시리즈A 라운드를 성료했다. 벤처캐피탈(VC)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당초 목표액의 3배를 투자받았다. 같은해 12월 100억원 추가 투자를 받으며 시리즈A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신규 투자사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와 기존 투자사인 SBVA,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끌림벤처스가 참여했다.


◇성장 터닝 포인트2: 카테고리 확장, 고객층 확대

라포랩스는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한 단계 도약에 나섰다. 2022년 3월 자회사 라포테이블을 통해 산지 직송 식품 커머스 '팔도감'을 출시하고 패션을 넘어 신선식품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층이 4050세대와 겹친다는 점에서 시너지 창출을 노렸다.

퀸잇은 모바일커머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의식주(衣食住)' 중 의(衣) 분야 플랫폼이고, 팔도감은 식(食) 분야를 공략하는 플랫폼이다. 팔도감은 제철 신선식품, 지역 특산 김치, 전통간식, 건강기능식품 등 고품질 식품을 100% 검수해서 판매한다.

4050 세대를 공략했던 플랫폼 운영 노하우가 팔도감에도 녹아들었다. 팔도감은 간편 회원가입, 큼직하고 이해하기 쉬운 화면구성을 비롯해 매일목장, 미니게임, 커뮤니티 등 고객 맞춤형 UI·UX를 구축했다. 서비스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300만을 돌파했다.

최 대표는 "라포테이블은 지난 6월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면서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약 150% 성장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팔도감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퀸잇 플랫폼 상품 카테고리 다각화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퀸잇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퀸잇 거래액은 3000억원 수준까지 올라왔다. 누적 다운로드 600만을 기록했다. 최 대표는 "빠른 외형성장을 이어온만큼 올해 중요한 화두는 흑자전환"이라며 "최소 연간 영업손실 5억원에서 최대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모험자본의 러브콜은 더욱 뜨거워졌다. 라포랩스는 2022년 2월 360억원 규모 시리즈B1 투자를 받았다. 시리즈B1 라운드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사인 카카오벤쳐스, SBVA,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끌림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2023년 7월 시리즈B2 라운드를 마무리하며 누적 투자액 700억원을 달성했다. 시리즈B2 라운드는 쿠팡·토스·배달의민족 등을 발굴한 '유니콘제조기' 알토스벤처스가 주도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카카오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다.


◇영감 받는 인물: TED 비롯 유명 창업자 강연

최 대표는 다른 창업자와 투자자에게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VC, 액셀러레이터(AC), 창업자가 강연자로 나서는 TED 영상을 즐겨 시청한다. 업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게을리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다. 현실적인 조언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기도 한다.

최 대표는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미미박스 등 세계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한 와이콤비네이터의 폴 그레이엄 영상을 최근에 다시 시청했다"면서 "비포 스타트 스타트업(Before Start STARTUP) 강연을 들었는데 굉장히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말고, 고객이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조언은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이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고민: '흑자전환·인재채용' 지속가능한 성장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모두 끌어올리는 '성장형 흑자'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최 대표는 창업 3년에 접어들었을 무렵부터 '자생구조' 만들기에 주력했다. 올해 매출 성장률 50%를 달성하고, 최소 연간 영업손실 5억원에서 최대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라포랩스는 설립이래 매년 50% 이상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2021년 106억원, 2022년 185억원, 2023년 41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2021년 80억원, 2022년 196억원, 2023년 1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며 안정적인 사업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예비유니콘은 기업가치 1000억원 이상인 스타트업 중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보증기금이 최대 200억원의 특별 보증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최 대표는 "이미 현금성 자산을 300억원가량 보유하고 있고, 예비유니콘 선정으로 200억원의 특별 보증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500억~600억가량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넉넉한 현금 보유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인재채용도 중요한 화두다. 현재 라포랩스 직원은 150여명 수준이다. 개발 인력이 45%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라포랩스는 지금대비 30% 이상 인력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채용 담당자를 뽑고, 채용 브랜딩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계획: "4050 라이프에 꼭 필요한 플랫폼 될 것"

라포랩스의 목표는 패션시장의 혁신이 아닌 '모바일 커머스' 시장의 혁신에 있다. 4050 라이프스타일에 꼭 필요한 킬러 서비스를 속속 개발하는 것이 목표이다. 최 대표는 "퀸잇 10년 후를 생각하면 4050세대가 좋아하는 것을 다 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패션은 출발일 뿐"이라며 "장기적으로 보면 여행상품, 반려동물상품 등 여러 카테고리로 확장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라포랩스는 4050세대의 수요를 잘 알고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공급하는 역량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4050 타깃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가 큰 자산이다. 최 대표는 "추천의 정확도가 상당히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면서 "AI 추천 엔진을 내부에서 직접 개발해 왔고 데이터도 충분히 쌓였기 때문에 4050 타깃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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