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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영업이익률 비결]'10대 중 7대' SUV 전문 표방하는 이유⑤세단 플랫폼 활용, 30% 비싼 가격에도 잘 팔린다…공장 100% 돌려도 못 맞추는 수요

허인혜 기자공개 2024-08-23 08:20:41

[편집자주]

판매량에 대한 의구심을 떨친 기업이라면 이제 브랜드 밸류가 수익성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좋은 물건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합당한 값을 치른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 브랜드를 공들여 키운 이유다. 다만 장인이 아닌 기업으로서 원가율 관리도 필수 요소, 재료비와 고품질의 균형 맞추기는 모든 제조기업의 딜레마다. 현대차그룹은 권역별 균형 성장이라는 플러스 요인까지 더하며 복잡한 방정식을 가장 잘 풀어내고 있다. 더벨이 영업이익률 10%를 넘기고 글로벌 1위로 올라선 현대차그룹의 비결을 재료별로 분석하고 전략과 히스토리를 돌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1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기업의 전체 판매규모에서 적게는 60%, 많게는 70%를 차지하는 제품이 있다면 그 기업은 해당 제품의 전문 제조사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현대차와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저용 차량(RV) 판매비중을 따라가보면 이제 현대차그룹은 SUV 전문 제조사로 분류할 수 있게 됐다. 각 사별로 SUV와 RV의 판매비중이 최대 70%에 육박한다.

7할이라는 절대적인 판매비중은 수요만으로 이뤄지지는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도 의도적이고 집중적으로 SUV와 RV의 비중을 늘려왔다는 의미다.

배경은 SUV와 RV의 비중을 늘릴 수록 올라가는 영업이익률이고 이익률을 좌우하는 레저용 차의 마진율이다. 세단 대비 적어도 30% 비싼 효자로 판매가가 5년 사이 2배까지 뛰어도 여전히 잘 팔린다. 북미 등 선진시장부터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의 수요를 아우르는 제품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 매출액의 60%, 기아의 70% 알파를 책임진다

어떤 제조기업이든 영업이익률을 좌우하는 요소는 원가율이다. 원가율을 움직이는 요인은 마진이 높은 제품의 비중을 얼마나 잘 확대하고 이 비율을 유지하는가에 달렸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체급별 차량의 비율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지는 흐름을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까지, 기아는 지난해 3분기까지 세그먼트 급별, 제네시스, SUV와 RV의 차급별 판매비중을 공개했다. 기아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중심으로 차종을 분류해 판매량을 공개하지만 시장이 추정하는 RV 비중은 7할 이상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차급별 판매비중을 고지하기 시작한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의 추이를 보면 현대차와 기아 모두 SUV와 RV의 판매규모가 매년 순증했다. 현대차는 2018년 35.80%였던 SUV 판매비율이 2022년 51.5%로 절반 이상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1분기 57.2%, 2분기 54.8%를 기록했다. 상반기 분기별 판매비중은 모두 전년동기 대비 상승했다.

기아는 2018년 40.4%였던 RV의 판매비중이 2020년 이미 59.20%로 60%에 가까웠다. 이후 판매비중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70%에 가깝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차급별 판매비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판매 지역별 RV 판매 비율은 드러나 있다. 국내에서는 1분기 65.2%가 RV였고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는 RV 판매율이 78%다. 평균 판매비중은 7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왜 수익성 높나…플랫폼 활용해 비용 절감·비싸도 팔린다

SUV는 같은 규모의 세단과 비교해 약 30%가량 비싼 가격을 책정한다. 세단과 SUV의 차종이 다르지만 같은 세그먼트로 묶어 분류할 수 있는 건 세단과 SUV가 동일 플랫폼을 통해 제작되기 때문이다. 투싼은 1세대는 아반떼의 플랫폼을 활용했고 2세대부터는 쏘나타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만든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E-GMP 기반으로는 전기차 SUV를 제작하고 있다.

세단의 승차감을 같은 플랫폼의 SUV가 계승하는 효과를 이유로 들지만 완성차 기업으로서는 새 플랫폼 개발비용이 절약된다는 점도 큰 이득이다. 세단 대비 비싼 값을 책정해도 잘 팔린다. 때문에 마진이 많이 남는 효자 상품으로 분류한다.

SUV 비중이 높아질 수록 현대차와 기아의 자동차 평균 판매 가격은 껑충 뛰고 있다. 해외에서는 현대차의 RV만 골라냈을 때 판매가가 거의 2배까지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의 연간·분기 보고서를 참고하면 현대차 승용차의 국내 평균 판매가는 2019년 대비 올해 1분기 40.9% 올랐다. 2019년 1대당 3774만원에 현대차 승용차를 구매했다면 올해 1분기에는 5319만원을 줘야 했다.

이중에서도 RV 판매가격은 같은 기간 47.4%나 올랐다. 해외 RV 차량 판매가는 3459만원에서 6877만원이 됐다. 기아도 마찬가지다. RV는 같은 기간 37.3% 올랐다. 해외 시장에서는 47.5% 상승을 기록했다.


◇'아직도 모자르다'는 현대차그룹, 폭발적인 해외 수요

현대차와 기아는 생산 역량을 SUV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에는 100%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 중이다. 해외 공장 가동률만 봐도 증명된다. 현대차 미국 공장(HMMA)는 올 상반기 17만8100대를 생산해 생산능력을 초과했다. 가동률이 101.0%에 달한다. 기아 미국공장은 같은 기간 100.9%의 가동률을 보였다.

가동률이 100%를 넘어선다는 건 그만큼 장사가 잘 된다는 뜻이다. 기아의 미국 내 판매 비중 중 RV가 약 80%를 차지하고 현대차는 75.3%가 SUV라는 점을 감안하면 7~8할은 SUV와 RV의 선전에 따랐다.

해외의 폭발적인 현대차와 기아의 SUV 수요는 미국에서만 국한하지 않는다. 유럽권역에서 팔리는 현대차의 약 60%가 SUV다. 기아는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RV 판매 비중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기타 지역에서도 SUV와 RV의 판매 비율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현대차의 1분기 기타지역 매출액 중 57.5%가 SUV에서 나왔다. 현대차그룹이 전체 완성차 판매 중 약 20%를 점유하는 인도에서도 SUV 크레타가 '국민차'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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