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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코퍼레이션을 움직이는 사람들]'46년 현대맨' 김원갑 부회장, 신사업 활로 찾아 나선다②3번째 경영 일선 복귀…풍부한 연륜과 경험 '장점'

박완준 기자공개 2024-08-27 16:39:08

[편집자주]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종합상사에게 수출 역군은 옛말이 된 지 오래인 데다 '상사 무용론'까지 나오면서 차세대 먹거리 발굴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현대코퍼레이션은 올해 초부터 대규모 지분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의 변화를 예고하며 기초 체력을 탄탄히 쌓아왔다. 현대코퍼레이션의 승부수는 조직력이다. 올해 정몽혁 회장을 중심으로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올해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3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1년과 2010년, 2015년'. 김원갑 현대코퍼레이션 부회장이 현대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시기다. 통상 전문경영인은 고문으로 물러나며 명예퇴직을 준비하는 절차를 밟지만, 김 부회장은 매번 복귀에 성공했다. '현대그룹의 불사신'이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김 부회장의 롱런 비결은 뚜렷한 성과에서 얻은 두터운 신망이 꼽힌다. 특히 업무에서 숫자 또는 사업 방향을 놓치지 않기 위한 메모의 습관을 지니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대외적으로 만난 인사들과도 인연을 꾸준히 이어가며 '덕장'이라는 평을 재계에서 받고 있다.

◇돌아온 'OB'…3번째 '경영 일선' 복귀

김 부회장은 1952년생이다. 부산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홍익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1978년 현대건설 재무·회계팀에 입사, 1984년 현대그룹의 콘트롤타워인 종합기획실로 둥지를 옮겼다. 올해 그의 나이 72세에도, 영원한 현대맨으로 불리며 은퇴가 아닌 현대코퍼레이션의 경영을 총괄하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경이다.


하지만 김 부회장의 현대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현대건설 입사 후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을 1년 앞둔 1999년 현대차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현대차 재경본부장(CFO)을 역임했다. 하지만 2001년 현대그룹 종합기획실 선임으로 모시던 이계안 현대차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며 김 부회장도 사직서를 함께 제출했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그의 사표를 반려하고 기아중공업(현 현대위아) 부사장에 앉혔다. 이후 1년 만에 현대하이스코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에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 전략을 구축하는 단계에서 보인 성과가 정 명예회장 눈에 부각됐다는 후문이다.

김 부회장은 승진 1년 만에 성과로 보여줬다.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해 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던 용광로 제철사업에 진출하면서다. 김 부회장은 현대하이스코를 주축으로 현대제철(옛 INI스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보철강 인수를 주도한 인물이다. 인수계약서에도 직접 서명을 하며 그룹 내 존재감을 높였다.

김 부회장은 2011년 상근고문으로 물러나면서 두 번째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그의 나이 59세였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3개월 만에 다시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그가 총괄하던 냉연공장의 완공을 위해 필요한 인물이라고 평가한 정 명예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후 2013년 공장을 완공하고, 2015년 현역에서 퇴진했다.

김 부회장은 퇴진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다시 돌아왔다. 2017년 현대중공업과 계열분리를 마친 현대코퍼레이션의 경영을 이끌 총괄 지휘자로 선임되면서다. 김 부회장은 2010년 현대하이스코 부회장 시절 현대종합상사의 유통망을 활용해 철강을 수출하며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 선임 당시 정 회장이 직접 영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김 부회장은 현대코퍼레이션의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되며 전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철강·화학·플랜트·그린에너지·자원개발의 전략을 직접 검토하고, 정 회장에게 대면으로 최종 보고하는 역할을 맡았다.

◇중심축으로 우뚝…핵심 키워드는 '창의력'

김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세번째로 복귀한 만큼 책임경영 의지가 강하다는 후문이다. 그가 전문경영인임에도,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의 우리사주 1.5%를 직접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경영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구할 때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눈다고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현대코퍼레이션 부활의 주역이다. 현대중공업 계열 분리 이후에도 긴밀한 영업관계를 유지하며 60% 내외의 범현대가 거래비중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2016년 3조5600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6조5800억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도 300억원에서 994억원으로 뛰었다.
김원갑 현대코퍼레이션 부회장이 올해 중국에서 열린 GBC 회의에 참석한 모습.

김 부회장은 올해부터 매번 회의에서 마무리 총평으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해 단순 반복 업무는 자동화, 임직원들의 역량은 창의적인 영역에 쏟아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창의력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며 기본적인 업무의 자동화는 정해진 길이기 때문에 임직원들을 단순 업무에 투입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김 부회장은 고객 서비스 개선 등의 부문에 차별화된 업무 프로세스 구축을 주문했다.

특히 김 부회장은 올해 인수합병(M&A) 기업을 직접 물색하며, 전략팀 산하 3개의 신사업 TF(태스크포스)팀에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없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라는 의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틀을 깨고 새로운 도전을 위한 창의력을 요구한 내용이 골자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 돌아와 독자 경영 체제의 틀을 구축하는 등 경영 안정화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라며 "올해는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M&A와 바이아웃 딜 등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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