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티켓 파워]EMK가 공들인 <프랑켄슈타인>, 상반기 극장가 휩쓴 '흥행괴물'[뮤지컬] 티켓 판매량 15만9429장, 객석 점유율 82.1%
이지혜 기자공개 2024-09-06 07:31:34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화려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올 상반기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위와 격차가 상당히 큰 것으로 추산됩니다.<프랑켄슈타인>은 왕용범 연출의 대본과 이성준 작곡가가 만든 작품인데요, 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2014년 3월 11일 충무아트홀(현 충무아트센터) 개관 10주년을 기념작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당시 제작비를 40억원이나 투입했을 만큼 스케일이 컸죠. 당시 이 정도 비용을 들여서 만든 뮤지컬은 손에 꼽힐 정도였습니다.
엄청난 스케일은 지금도 변함 없습니다. 6월 5일부터 8월 25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진행된 10주년 기념 공연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무대와 효과로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특히 이번이 10주년 공연인 만큼 EMK뮤지컬컴퍼니는 각별히 공을 들였습니다. 비단 EMK뮤지컬컴퍼니만이 아닙니다. 투자사로 이름 올린 인터파크씨어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힘을 보탰습니다. 인터파크씨어터는 공연이 진행된 블루스퀘어를 운영하고 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EMK뮤지컬컴퍼니의 오랜 우군이죠.
그리고 유준상, 신성록, 전동석, 박은태, 이해준, 고은성, 이지혜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덕분에 EMK뮤지컬컴퍼니는 10년간의 제작 노하우를 총동원해 한국 창작 뮤지컬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인정을 받았죠.
<프랑켄슈타인>은 1818년 출간된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입니다. 19세기 산업혁명과 과학 발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원작과 달리, 뮤지컬 버전은 전쟁이라는 더욱 극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이름과 괴물, 북극, 이들의 대결, 외로움이라는 큰 틀만 놔둔 채 대부분의 설정을 바꾼 셈입니다. 생명 창조에 도전하는 인간의 욕망과 그 결과의 비극성을 더욱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프랑켄슈타인>이 상연되는 동안 해당 극장에서 판매된 티켓이 총 15만9429장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6만여명에 가까운 관객이 <프랑켄슈타인>을 보기 위해 발걸음했다는 얘기입니다. 올 1월 이후 티켓판매량 기준으로 2위 작품과 격차가 4만여장에 이릅니다.
이를 기준으로 한 객석 점유율은 82.1%입니다. 이 수치는 1766석 규모의 극장에서 110회 공연이 이뤄진 점을 반영해 계산한 수치입니다. 올 상반기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의 평균 객석점유율 63.6%와 비교해 20%p 가까이 높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티켓 가격은 VIP석이 17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R석은 14만원, S석은 11만원, A석 가격은 8만원이었죠. 표면상 티켓 가격은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네요.
일단 티켓 판매 수익을 계산해볼까요. KOPIS가 집계한 전체 뮤지컬 평균 티켓 가격이 5만8502원을 기준으로 티켓 판매 수익을 추산하면 93억원으로 나옵니다. 티켓 판매액 상위 10개 작품의 합산 매출을 티켓 합산량으로 나눈 평균치, 9만9853원으로 계산하면 최대 159억원의 수익을 냈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네요. 차이가 상당히 큽니다.
그러나 실제 티켓 판매 수익이 이렇게 많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일반적으로 2분기는 뮤지컬 업계에서 비수기로 꼽힙니다. 4~6월은 날씨가 포근해 야외활동을 하기에 좋아 뮤지컬 관람보다 나들이 활동 수요가 많아져서죠.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거나 무료 초청권 등이 대거 풀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올 상반기 뮤지컬 티켓 평균 가격은 1분기 대비 7%가량 낮습니다. 표면상 티켓 가격은 같아 보여도 실제 소비자가 구매한 티켓 가격은 훨씬 낮았다는 뜻입니다.
티켓 판매수익을 산출하기가 만만찮은 이유입니다. 더군다나 공연마다 좌석의 비율과 가격이 다르게 적용됩니다. 제작사나 KOPIS도 이런 데이터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죠.
<프랑켄슈타인>은 특히 여성 관객에게 많은 인기를 끈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파크 티켓 통계에 따르면 여성 예매자가 82.9%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3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뒤이어 30대 27.5%, 40대 16.5%, 10대 9.9%, 50대 7.9% 순으로 젊은 층의 관심이 특히 높았습니다.
EMK뮤지컬컴퍼니는 수치 등과 관련해 답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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