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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리빌딩 2.0]효율화 롯데온, '오카도' 시너지 창출 장기전③'희망 퇴직·본사 이전' 비용 절감 총력, 8년 프로젝트 '선제투자ing'

홍다원 기자공개 2024-09-20 07:35:38

[편집자주]

롯데쇼핑이 하반기 '트랜스포메이션 2.0' 전략에 따라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의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효율화와 비용 줄이기에 집중해 왔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체질 개선과 함께 외형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사업부별로 실행력을 강화해 롯데쇼핑이 올해 제시한 실적 가이던스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간의 성과와 계획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범 5년차를 맞은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온은 아픈 손가락이다. 롯데그룹 내 7개 온라인 쇼핑몰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출발했지만 매출 기여도는 1%에 못 미친다. 누적 영업손실도 5000억원에 달한다.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부터 고마진 제품 운영에 나섰지만 녹록치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도 비용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경쟁력을 위해 영국 온라인 슈퍼마켓 기업 '오카도'(Ocado)와 협업하기로 했다. 자동화 물류센터 등 대규모 투자 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비용이 반영됐다. 오는 2030년까지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비용 부담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커머스 경쟁력의 핵심인 물류센터 건립까지는 착공 이후 평균 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 6개의 물류센터 중 1개의 물류센터를 짓고 있어 전국적으로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온라인 '통합', 누적 손실 5000억 이상

롯데쇼핑은 2018년 이커머스 조직을 신설하고 2020년 롯데그룹의 7개 유통계열 온라인몰을 합친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롯데ON'을 출시했다. 백화점, 마트, 슈퍼, 홈쇼핑, 하이마트까지 유통 계열사가 다양해 출범 초기 기대감이 컸다.

하나의 쇼핑몰로 연결하기 위해 1조5000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였지만 지금까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설립 첫 해에는 영업손실 56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했음에도 2020년과 2021년엔 오히려 손실 폭이 더욱 커졌다.


2021년 롯데온 영업손실(1558억원)이 롯데쇼핑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했다. 이커머스 후발주자인 데다가 이미 시장에 안착한 이커머스 사업자들과 비교해 특색이 부족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혔다. IT 개발 비용을 투입했으나 유의미한 점유율 확대까지 이어지기 어려웠다.

따라서 외형 확장보다는 비용 절감에 집중해 왔다. 부담이 큰 새벽배송과 바로배송 서비스를 중단해 물류비를 감축했다. 올해 초 희망퇴직이 이뤄졌고 본사도 이전했다. 롯데계열사들이 모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25~26층에 입주했었지만 임대료 부담을 덜기 위해 사무실을 강남 테헤란로로 옮겼다.

◇롯데온, 올해부터 '오카도 관련 손실' 반영

이러한 노력에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건 고민거리다. 비용 부담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도 미래 온라인 시장 경쟁력을 위해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 계획은 오는 2030년까지 예정돼 있다.

롯데쇼핑은 2022년 11월 이커머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오카도와의 협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오카도 성공 비결로 꼽히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Ocado Smart Platform)' 시스템을 적용한 자동화물류센터(CFC: Customer Fulfillment Center) 6개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2030년까지 토지, 건축, 설비 등에 약 1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OSP는 온라인 식료품 주문 및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 솔루션이다. AI 기술을 접목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에서 경험했던 상품 변질, 품절, 오배송, 지연배송 등의 문제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오카도 부산CFC 조감도 사진.

오카도 투자 계획은 롯데쇼핑 전체 유통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지만 롯데온과의 연결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기존 배송과 온라인 역량 등이 이커머스 사업부에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1분기부터 롯데온 실적에 오카도 관련 비용이 잡히기 시작했다. 롯데온은 영업손실에 올해 1분기 마이너스(-) 11억원, 2분기 -11억원을 각각 반영했다. 오카도 비용이 반영돼 롯데온 상반기 적자 폭도 확대됐다. 2023년 상반기 412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손실은 올해 상반기 423억원으로 11억원 증가했다.

오카도 관련 비용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 프로젝트임은 물론 최첨단 물류센터를 짓고 있기 때문이다. 6개 CFC를 건립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아직 첫 번째 지역인 부산 CFC도 공사 중인 상황이다.

오카도와의 협업이 롯데온을 포함해 롯데쇼핑 계열사에 어떤 형식으로 적용될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단계도 아니다. 추후 롯데온이 자동화물류센터 완공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 투입이 필수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무엇보다 시장 선점이 중요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직접 물류센터를 짓고 과정을 세팅하기까지에는 보수적으로 잡아도 2년 이상 소요된다"며 "직접 개발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임차해 사용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오카도는 이커머스 경쟁력을 끌어올릴 사업으로 현재 반영되고 있는 비용은 선제적 투자에 따른 것"이라며 "현재 신선식품 시장에선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 마트, 이커머스 등을 활용해 강화해나가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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