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네이버, 기타비상무이사를 보는 엇갈린 시선[내·외부평가]⑨ 높은 평가에도 아쉬운 구성, 지배구조 정보 접근성 개선 필요
김슬기 기자공개 2024-09-25 07:52:05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9일 07:4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인터넷기업인 네이버는 과거 대기업들이 가진 제왕적 오너십과 거리가 멀다.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의장은 이사회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고 그 자리를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기타비상무이사)가 대신하고 있다.다만 이에 대해서는 내부 평가와 외부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의 존재 자체가 독립적인 사외이사라는 인식보다는 사측을 대변하는 인사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네이버는 이사회 정보접근성 측면에서도 아쉽다는 의견이 나왔다.
◇ 특이한 이사회 구성, 변대규 의장 놓고 분분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네이버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90점으로 산출됐다.
네이버 이사회 평가 항목 중에서 경영성과를 제외하고 가장 점수가 낮은 부분은 이사회의 구성이었다. 구성 점수는 평균 5점 만점에 3.4점이었고 정보접근성 역시 3.9점을 기록, 4점대를 넘지 못했다. 참여도(4.5점)나 평가개선프로세스(4.1점) 등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구성에 있어서 점수가 낮았던 이유는 변대규 기타비상무이사(이사회 의장)의 존재였다. 외부 전문가는 네이버의 모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만큼 기타비상무이사가 이사회에 들어와 있다는 점을 특이하다고 평했다. 오히려 네이버가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랩스, 네이버파이낸셜 등 계열사를 거느린 구조다.
이 때문에 네이버 측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여러차례 "변대규 이사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외부독립이사라고 판단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는 리더십&보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도 포함되어 있다. 사추위원장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통상 기타비상무이사의 경우 지주회사에서 계열사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두는 경우가 많지만 네이버는 이와는 다른 케이스로 보인다"면서도 "충분히 사외이사를 둘 수 있는 자리에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했고 장기간 해당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은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선 전문가는 "상법에서 사외이사 임기 제한을 두고 있는 것은 독립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며 "사측이 아무리 독립적인 외부 인사라고 강조하더라도 외부에서 봤을 때에는 내부 사내이사에 가깝게 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사외이사 추천인·기관 공개는 '부담'
정보접근성의 경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은 점, 이사회 의안 반대 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은 점,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가 불명확하다는 점 등이 부족하다고 지적됐다. 일부 금융회사에서 사외이사 선정 절차 뿐 아니라 추천인을 명시할 정도로 공시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사회 관련 정보 등을 홈페이지 등에 일목요연하게 공개하고 있지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게시하지는 않았다. 관련 업계 전문가는 "네이버가 홈페이지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게시하지 않는 점은 의외"라며 "일반 주주들이 정보를 수월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에 대해서 네이버 측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 후보군 선정과 관리에 대해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외부 전문가 역시 후보군이나 추천 경로를 공개하는 부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고 이는 네이버 뿐 아니라 여타 기업들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보고서에는 추천 과정에서 사전에 충분한 리서치 및 검토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관련 법령과 정관에서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검토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경영, 경제, 회계, 법률 또는 관련 기술 등에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후보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산업·기업 특성을 비롯해, 회사의 사업 방식, 여러가지 상황에 따라 각 기업마다 이사회 운영 방식이 다르다"며 "그럼에도 네이버는 선도적인 인터넷 기업으로서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탑티어 수준의 건전성 유지하고 있으며, 사외이사 중심의 운영 원칙과 투명한 소통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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