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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 IB]삼성그룹 발행량 10년만에 2조대…신한 파트너십 두각호텔신라·삼성증권·삼성물산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공모채 발행 추진

백승룡 기자공개 2024-09-26 15:37:39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올해 공모채 발행물량이 예년 대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금리인하 사이클 진입이 임박하면서 채권시장의 금리가 낮아지자 주요 계열회사들이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에 나서면서다. 삼성그룹은 공모조달 과정마다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단으로 선정, 돈독한 파트너십을 내비쳤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발행시장 복귀…증액 시 그룹 발행액 2조5000억원으로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년 만에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이달 30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4000억원을 모집한다. 만기는 2년, 3년, 5년으로 나눌 예정이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8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관업무는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차입 조달보다는 에쿼티(equity)를 활용한 대규모 조달을 선호해 왔다. 지난 2016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2조2496억원을 공모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유상증자를 단행해 3조2008억원을 확보했다. 회사채 발행은 지난 2021년 단 한 차례뿐이었다. 당시 3000억원 모집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초도 발행임에도 1조571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 총 5000억원으로 발행액을 늘린 바 있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앞서 2021년 발행했던 회사채 5000억원 중 3년물 38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데 따른 차환 목적이다. 다만 증액 목표치를 8000억원으로 제시, 차환 목적 자금 이상의 현금을 비축해 두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그간의 재무 기조와는 사뭇 달라진 대목이다. 약 2조원을 투입해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5공장을 짓고 있는 데다가 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 건설을 추진하는 등 대규모 투자계획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올해 삼성그룹 계열회사들의 공모채 발행은 예년 대비 부쩍 늘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삼성물산도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을 찾아 최근 5000억원 규모의 발행을 마쳤다. 삼성증권은 2022~2023년 연간 공모채 발행액이 3000억원 안팎이었지만 올해는 두 차례에 걸쳐 공모채 시장을 찾아 9000억원을 조달한 상태다. 호텔신라도 연초 3000억원의 공모채 발행을 마쳤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누적 삼성그룹의 공모채 발행액은 총 1조7000억원 규모로 집계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발행까지 마치게 되면 2조원대로 올라서게 된다. 연간 발행액이 지난해(6200억원)의 4배 안팎으로 불어난 것으로, 삼성그룹이 2조원대 공모채 발행에 나선 것은 지난 2014년(2조원) 이후 10년 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재무 기조가 특별히 바뀐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리인하가 선제적으로 반영되면서 조달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더벨플러스

◇ 조달 파트너십 돋보인 신한투자증권…주관사단 꿰차고 '조 단위' 투자수요 이끌어

수년 만에 대규모 공모조달에 나서고 있는 삼성증권은 조달 파트너로 신한투자증권을 중용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번 발행을 앞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단으로 선정한 데 이어 호텔신라(한국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삼성물산(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 등도 공통적으로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올해 두 차례 발행에 나선 삼성증권은 첫 번째 발행 때 신한투자증권에게 주관사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삼성그룹 주관 물량 기준으로 봐도 신한투자증권의 딜 수임 성적은 압도적이다. 올해 누적 4167억원 규모의 주관 실적을 쌓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3750억원), NH투자증권(2917억원), KB증권(2250억원), SK증권(2250억원), 미래에셋증권(1667억원) 등 순이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8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까지 마치게 되면 신한투자증권은 삼성그룹 딜 수입 1위 자리를 굳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과 신한투자증권의 네트워크를 잇는 ‘키맨’은 권용현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1본부장(상무)이 꼽힌다. 권 본부장은 대학교 졸업 후 삼성전자 재경팀 입사, 미국 경영전문대학원(MBA) 유학 이후 삼성증권 입사 등 두 차례에 걸쳐 삼성그룹에 몸을 담았던 인사다. 삼성그룹의 재무 기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시의적절하게 그룹의 자금조달을 제안하고 실제 발행 딜(deal)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공모무대에서의 성적도 ‘흥행’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올해 공모채 시장에 나선 삼성그룹 발행사들은 △호텔신라(1조7600억원) △삼성물산(2조2300억원) △삼성증권(각 1조6000억원·2조2900억원) 등 예외 없이 조(兆) 단위 투자수요를 모으고 있다. 넉넉한 매수주문에 힘입어 증액 발행이 이뤄지면서도 대부분 개별민평금리 대비 ‘언더 금리’로 발행을 확정 지었다. 오버 금리는 삼성증권이 연초 발행한 회사채가 유일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그룹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차입 기조가 두드러져 그룹의 규모에 비해 회사채 시장 내 비중이 크진 않았다”면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기업집단이라는 상징성이 있어 IB들도 공을 많이 들일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와 같은 대규모 조달 기조가 이어진다면 IB들의 딜 수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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