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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마이크로투나노, 고객사 퀄 기대감 선반영 '훨훨'[상한가]외산 대체 D램 프로브카드 평가 진행, 수익 개선 '아직'

조영갑 기자공개 2024-09-26 14:34:22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ock Price & Trading Trends

마이크로투나노(옛 엠투엔)가 26일 오전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26일 개장 직후 투심이 몰리면서 오전 10시 기준 전일 대비 30% 오른 8580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일 주가는 6600원이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최근 3개월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6월 하순 1만2000원 선에서 우하향세를 벗어나지 못해 9월 9일 52주 최저점인 5540원을 기록했다. 3개월 새 시총이 절반 이상 증발한 셈이다. 거래량이 한정돼 있는 탓에 수급이 조금만 몰려도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에서 기인한다. 다만 이번 급등세로 재차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최근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 거래가 눈에 띈다. 순매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외국인들은 최근 5거래일 동안 일정하게 주식을 담으면서 주가 상승을 시사했다. 20일 +2000주에 이어 23일 +5426주, 24일 +1760주, 25일 +8152주 등이다. 다만 개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세를 보이면서 주가는 되레 하락했다. 오늘 주가는 개인이 합세하면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Public Announcement

대우전자 연구원 출신 황규호 대표가 2000년 설립한 마이크로투나노는 반도체 검사용 프로브카드(Probe card) 전문 제조사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과 검사장비를 연결해 반도체 웨이퍼 칩의 불량을 판별하는 장치다. 마이크로투나노는 고사양 D램 칩의 수율을 고속으로 파악할 수 있는 EDS(Electrical Die Sorting)용 프로브카드를 개발하고 있다.

기술력은 공인 받았지만, 특정 고객사에 편중된 매출구조는 마이크로투나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총 매출액 대부분은 SK하이닉스향 공급에서 발생한다. 90% 이상이다. 여기에 MEMS용 프로브카드 제품이 주종이라 시장이 월등히 큰 고사양 D램 시장에 진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지난해 선단과 레거시 D램 시장 모두 침체에 빠지면서 채산성도 급격하게 악화된 상황이다.

최근 실적 흐름이 이를 반영한다. 2021년 매출액 317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매출 414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다운사이클의 직격탄을 맞고 매출 94억원, 영업손실 126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78억원 발생했다. 점진적인 성장세가 뚝 꺾인 모양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고사양 D램 EDS용 프로브카드를 개발, 현재 주요 고객사 퀄(품질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D램 프로브카드 시장은 미국 폼팩터(FormFactor)와 일본 마이크로닉스재팬(MJC)이 양분하고 있다. 사실상 독과점 시장이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제조 원가절감을 위해 최근 몇년 간 국산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EDS 부품 부문에서 마이크로투나노와 티에스이 등이 낙점된 것이다.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이야기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신규 D램 프로브카드 개발, 양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 100억원 가량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보통주 전환시 총 주식수 대비 11.74%(70만주) 규모이지만, 마이크로투나노 측에 매우 유리하게 설정된 CB다. 이자율 0%에 40% 가량의 콜옵션 조항이 달려 있다. 리픽싱 조항도 없다.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나눠 담았다.

다만 비교적 고점일 때 발행돼 발행가액이 1만4385원으로 높은 점이 인수 기관의 속을 타게 하고 있다. 최근 주가는 발행가액의 약 60% 수준이다.

◇Peer Group

포털 증권사이트에서 마이크로투나노의 업종은 반도체와반도체장비로 분류돼 있다. 이 기준대로라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이 유사기업으로 제시되는데, 기업의 매출이나 규모 상으로 적절치 않은 분류다.

반도체 프로브카드 등 후공정 검사 부품을 생산하는 티에스이, 타이거일렉 등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날 티에스이, 타이거일렉은 마이크로투나노 만큼은 아니지만, 모두 상승세를 보이며 순항하고 있다. 티에스이의 경우 오후 전일 대비 7.52% 오른 5만1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시가총액은 5697억원이다. 타이거일렉은 전일 대비 4.81% 오른 2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1294억원이다.


◇Shareholder Status

마이크로투나노의 최대주주는 황규호 대표다. 황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 박사를 거쳐 1996년 대우전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한 엔지니어다. 2000년 마이크로투나노(옛 엠투엔)를 설립하고, 경영을 이끌고 있다. 본인 지분 27.08%를 포함해 이학주, 홍기필, 성우경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 총 33.45%를 보유하고 있다.

황 대표에 이어 개인 주주인 박영근 씨의 존재감이 눈에 띈다. 박 씨는 42만주 가량을 보유, 마이크로투나노의 2대주주다. 지분율은 7.06%다. 지난해 4월 코스닥 상장 공모 과정에서 초기 투자한 리노공업과 이채윤 리노공업 회장이 주요 주주로 눈에 띄었으나 상장 후 1개월 만에 전량 매각했다. 리노공업은 47만주, 이 회장은 10만주 가량을 쥐고 있었다.

◇IR Comment

이날 더벨은 김세원 마이크로투나노 팀장(경영기획본부 기획팀)과 연락이 닿았다. 김 팀장은 비에이치아이, 큐엠씨, 선익시스템, 가온브로드밴드 등 반도체, 디스플레이 주요 기업에서 경영기획, 재무업무를 담당한 인물이다.

김 팀장은 이날 주가 급등에 대해 "현재 D램 관련 주요 고객사 퀄을 진행하고 있고, 결과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등이 시장에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주요 고객사가 해외 제조사가 독점하고 있는 D램 프로브카드를 대신해 국산 프로브카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SCM(공급망관리)을 조정하고 있는 것과 관련 마이크로투나노가 수혜주로 부상했다는 이야기다.

다만 당장 양산라인에서 신규 제품이 안정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김 팀장은 "오랫동안 양산 라인을 담당하던 제조사들의 제품을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D램 신규 제품이 실질적인 수익을 내는 것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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