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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ancial Index/화장품]나홀로 성장한 LG생활건강, 성장 속도는 주춤③4대 주요 화장품 브랜드 중 유일한 성장세…원 브랜드 로드숍은 자산 축소

김소라 기자공개 2024-10-15 08:19:48

[편집자주]

기업은 숫자로 말한다. 매출과 영업이익 기반의 영업활동과 유·무형자산 처분과 매입의 투자활동, 차입과 상환, 배당 등 재무활동의 결과물이 모두 숫자로 나타난다. THE CFO는 기업 집단이 시장과 투자자에 전달하는 각종 숫자와 지표(Financial Index)들을 분석했다. 숫자들을 통해 기업집단 내 주목해야 할 개별 기업들을 가려보고 기업집단의 재무 현황을 살펴본다. 이를 넘어 숫자를 기반으로 기업집단과 기업집단 간의 비교도 실시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4:5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은 이전과는 다른 비즈니스 환경에 놓여 있다. 오프라인 원브랜드숍(로드숍)의 위축, 중국 시장 수요 둔화 등 지난 10여 년간 급속한 변화를 겪어 왔다. 최근엔 온라인을 중심으로 화장품 벤처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추세다.

이런 상황을 극명히 잘 보여주는 것은 재무 지표다. 특히 영업의 결과로 발생하는 손익 증감분이 고스란히 반영되는 자산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재무상태표 세부 항목 변화와 특정 기간 동안의 증감 추이를 파악해 그때그때 영업에서의 성과를 가늠하는 식이다. 이에 THE CFO는 4개 국내 주요 화장품 브랜드(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의 자산 변화와 상호 간 비교를 통해 업계 변천사를 점검해 보고자 한다.

근래 가장 뚜렷이 잡히는 신호는 '정체'다. 화장품 브랜드 전반의 외형 성장이 멈춘 것이 재무제표 상에서 확인된다. 대부분 자산총액이 전년대비 감소하거나 기존 상태를 유지하는 식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한 2020년을 기점으로 이러한 흐름이 주요하게 관측된다. 이미 앞서 한 차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 소비자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국내 화장품 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된 셈이었다.


로드숍 중심 업체들의 타격이 컸다. 미샤 브랜드를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에이블씨엔씨'는 자산이 가장 가파르게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연결 자산총액이 170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4300억원) 대비 3분의 2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기업 외형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2020년 말 2500억원대로 감소한 자산총액이 회복세로 접어들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무래도 이익 확보에 난항을 겪었던 탓이다. 순손실 상태가 이어지며 순자산이 계속해서 깎였다. 특히 2020년 당기순손실이 980억원에 달했던 것이 뼈아팠다. 이 시기 EBITDA(상각전영업이익) 역시 1년 상간에 330억원에서 마이너스(-) 340억원으로 급변할 만큼 영업에서의 충격이 컸다. 2020년 들어 1000억원대로 내려앉은 에이블씨엔씨 연결 자본총액은 지난해 말 870억원을 기록, 재정 건전성이 더욱 악화된 분위기다.

토니모리는 에이블씨엔씨와 단순 비교했을 때 상황이 좀더 낫다. 2019년을 기점으로 크게 꺾여버린 에이블씨엔씨와 다르게 충격파가 덜했다. 당시 총자산감소율만 놓고 보면 토니모리는 에이블씨엔씨(43%) 대비 2배 이상 낮은 19%를 기록했다. 2020년 680억원대로 떨어진 순자산은 현재 1000억원대를 다시 회복한 상태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빅2인 'LG생활건강'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고무적이다. 또 다른 빅2 기업이자 피어그룹(경쟁사)으로 묶이는 '아모레퍼시픽' 또한 2020년 역성장을 피할 수 없었는데 이와 달리 LG생활건강은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했다. 디테일하게 보면 LG생활건강 역시 당해 화장품부문에서 고전했다. 동부문 매출액이 전년대비 약 6% 줄어든 4조45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손실을 생활용품과 음료 사업부문이 메우며 전체 성장을 견인한 그림이다.

다만 어려운 환경에도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였다. 당시 LG생활건강이 근거로 제시한 시장 조사 기관 칸타월드패널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럭셔리 시장점유율(M/S)은 전년대비 4%포인트 가량 상승한 29.7%를 기록했다. 보유한 '후', '숨', '오휘' 등 럭셔리 라인의 약진 덕이다. 백화점, 면세점 등에서의 영업 순항이 뒷받침됐다.

동시에 로드숍 브랜드를 재정비했다. 럭셔리 라인과 달리 대중 브랜드 제품 경쟁력은 약화된 탓이다. 2020년 말 자회사 '더페이스샵'과 '씨앤피코스메틱스'를 합병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 색조 화장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브랜드를 보유한 '로아코리아'를 인수하기도 했다. 당해 사업연도 기준 동 기업은 청산한 상태다.


사업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결과 외형은 꾸준히 성장했다. 전체적으로 순자산 증가가 뒷받침되며 재무 안정성을 유지했다. 부채는 감소하고 자본이 증가한 흐름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의 흐름만 놓고 보면 나머지 3개 기업과 마찬가지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같은 기간 이렇다 할 재무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근래 자산 세부 구조를 보면 브랜드사 대부분 비유동자산 비중이 컸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토니모리 등에서 유형자산 비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빅2는 토지와 건물 등에서 잡히는 금액이 컸다. 토니모리는 사용권자산 비중이 높았다. 빅2와 달리 사용권자산을 재무상태표 상 유형자산 내 항목으로 분류했고 동 부문 금액이 가장 크게 잡혔다. 로드숍 운영 등에 쓰이는 건물을 리스한 내역이 이 사용권자산으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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