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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KB금융, 글로벌 경쟁력 강화…'인오가닉'으로 속도전현지 법인 인수 통해 빠른 현지화…핵심은 '동남아'

조은아 기자공개 2024-10-11 13:18:05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 사업은 KB금융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목된다. 국내에선 리딩금융 지위를 지키고 있지만 글로벌 부문만 놓고 보면 다른 금융그룹보다 존재감이 약하다. 뒤늦게 열심히 문을 두드렸으나 오래 전부터 산전수전 경험치를 쌓은 다른 곳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다만 늦은 만큼 각오는 남다르다. 매년 해외 사업에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전임 회장에 이어 양종희 회장까지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지지가 확실하다.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이 많다는 점에서 다른 곳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기도 하다.

◇빠른 성장 속도…주력시장은 동남아

KB금융의 11개 계열사는 6월 말 기준 14개국에 모두 590여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는 KB국민은행이 압도적이다. 12개국에 407개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뒤를 이어 KB증권(5개국, 24개), KB손해보험(4개국, 11개), KB국민카드(4개국, 146개), KB자산운용(3개국, 3개), KB캐피탈(2개국 ,4개), KB인베스트먼트(1개국, 1개), KB데이타시스템(1개국 1개) 등이다.

최근 10년 사이 외형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 2016년 해외 네트워크는 12개국 33개에 그쳤는데 현재는 네트워크 수가 18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인력 역시 눈에 띄게 확대됐다. 2016년 670여명이었으나 현재는 2만3600여명에 이른다.

KB금융의 글로벌 공략법은 명확하다. 투자 중심의 인오가닉(Inorganic) 전략이다. 신흥국 거점을 발굴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경험이 풍부하지 않은 상황에선 해당 국가 사정에 능통한 현지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2월 23일 캄보디아 프놈펜 소재 소피텔호텔에서 개최된 KB프라삭은행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찌아 세레이 캄보디아 중앙은행 총재(중앙),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우측 두 번째), 이재근 KB국민은행장(우측 첫 번째), 옴쌈은 KB프라삭은행장(좌측 두 번째), 김현종 KB프라삭은행 부행장(좌측 첫 번째)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가장 큰 시장이자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곳은 동남아 지역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도 진출해있다.

KB금융은 2020년 인도네시아 자산 19위 은행인 부코핀은행(현 KB뱅크 인도네시아)을 인수했다. 현지 은행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현지 지점과 인력들을 그대로 승계해 현지화 속도를 높였다.

현재 인도네시아에 KB뱅크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KB캐피탈, KB자산운용, KB데이터시스템 등이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캄보디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국민은행은 2009년 크메르유니온은행 지분을 인수한 후 KB캄보디아은행을 설립하며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이후 2020년 현지 최대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지분 70%를 인수했고 2021년엔 잔여 지분을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에는 KB캄보디아은행과 프라삭을 합병해 KB프라삭은행을 출범시켰다. 양종희 회장은 취임 이후 첫 해외 출장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KB프라삭은행 그랜드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KB프라삭은행은 현지 영업점이 190여개에 이르고 영업인력은 5000여명이 넘는다. 규모 면에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상반기 순이익으로 55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806억원)보다 줄긴했지만 다른 해외법인들이 아직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효자라고 볼 수 있다.

◇신흥시장도 문 두드려…순이익 기여도는 '아직'

물론 신흥시장에만 집중된 건 아니다. 주요 선진시장에서도 기존 네트워크를 단번에 확장하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진행했다.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등 기존 지점에 대규모 기업금융, 투자은행(IB) 역할을 부여해 규모를 키웠다. 현지에 심사인력을 파견해 현장 책임경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올해는 폴란드 현지은행인 페카오은행과 손잡고 코리아데스크도 설치했다. 국민은행은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동유럽에 진출하지 않았던 곳이다. 이번 코리아데스크 설치로 동유럽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 역시 해외에 거점을 구축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KB손해보험은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에는 각 1개씩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각 해외법인은 산하에 지점을 개설해 영업 반경을 넓혔다. 또 베트남과 미국에는 지점 및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카드는 국민은행이 주력하는 동남아를 새 먹거리로 삼았다.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에 진출해 있다. 세 곳에서 모두 4개의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데 이 가운데 2곳이 기존 회사를 인수해 새롭게 출범한 곳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한풀 꺾이기 시작한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

KB금융의 해외 총자산은 6월 말 기준 342억8300만달러다. 2016년 12월 말 54억1800만달러에서 6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금융 총자산은 1.7배 커지는데 그쳤다. 해외 사업의 성장 속도를 체감할 수 있는 수치다.

다만 그럼에도 여전히 큰 돈을 벌어다주지는 못하고 있다. 대부분 사업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아직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 2016년 720만달러 수준이던 해외 사업 순이익은 2020년 911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7370만달러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에는 240만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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