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라면업계 왕좌' 꿰찬 삼양식품, 이사회엔 빈틈[총평]①5점 만점에 3.18점…참여도·경영성과 '우수', 정보접근성 '미흡'
황선중 기자공개 2024-10-15 08:20:17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09: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으로 유명한 국내 가공식품 제조업체다. 최근 해외에서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끌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실적 고공행진은 물론이고 오랜 라이벌인 농심을 30년 만에 제치고 국내 라면업계 시가총액 1위까지 차지한 상황이다.앞으로의 숙제는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삼양식품 경영 방향성을 결정하는 이사회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해졌다. 과연 삼양식품 이사회는 국내 라면업계 최강자라는 이름값에 걸맞게 운영되고 있을까.
◇삼양식품 이사회, 5점 만점에 3.18점
THE CFO가 진행한 '2024 이사회 평가'에 따르면 삼양식품 이사회 평가 점수는 5점 만점에 평균 3.18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양식품 이사회를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가지 항목으로 평가한 결과다. 세부 문항 총점으로 계산하면 255점 만점에 도합 166점으로 집계됐다.
하나하나 살펴보면 삼양식품 이사회는 '경영성과' 항목에서 4.3점이라는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실제로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성장률 31.2%, 영업이익성장률 63.2%을 달성했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24.54%로 높았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은 12.08배에 달했다. 다만 배당수익률은 0.97%로 비교적 낮았다.
'참여도' 항목 역시 4.3점이라는 우수했다. 구체적으로 삼양식품은 이사회 구성원의 연간 회의 참석률이 90% 이상인 것으로 확인돼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또한 의무설치 대상 아닌 소위원회도 연간 9회 이상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다. 이사들에 대한 교육도 연간 4회 이상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감사위원회 회의는 연간 7~8회 수준이었다.
◇평가개선프로세스 및 정보접근성 점수 아쉬워
'견제기능' 항목은 3.4점으로 평균 수준이었다. 삼양식품은 감사위원회를 3인 이상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또한 감사위원회 위원 중에는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한 전문 감사인이 포함됐다. 부적격 임원의 선임 방지를 위한 정책도 적절히 마련됐다. 다만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활발히 열리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웠다.
'구성' 항목도 3점에 머물렀다. 삼양식품이 자체적으로 만든 이사회역량지표(BSM·Board Skills Matrix)를 공개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사회를 지원하는 별도 조직이 없다는 점에서 점수가 깎였다. 또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고, 이사회 중 사외이사 비율이 60% 미만이었다.
'평가개선 프로세스' 항목은 2.1점으로 낮은 편이었다. 외부 거버넌스 평가기관으로부터 받은 ESG 등급이 A등급이라는 점과 사회적 물의를 빚은 이사회 구성원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항에서 점수가 저조했다. 이사회에서 이사회 활동에 관한 평가, 사외이사에 대한 개별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정보접근성' 항목은 2점으로 6가지 항목 중에서 점수가 가장 저조했다. 삼양식품은 이사회와 개별 이상의 활동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장기 주주환원정책 계획도 공유하지 않아 주주들의 배당 예측가능성이 현저히 낮았다. 또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역시 사외이사 후보 추천 경로를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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