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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인건비 리포트]'많이 말고 제대로' 소수정예로 승부하는 시프트업1인당 평균급여 1.3억, 업계 평균은 0.8억…김형태 대표 철학 투영

황선중 기자공개 2025-04-09 09:53:16

[편집자주]

게임사의 영원한 딜레마는 인건비다. 높은 연봉으로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는데 한 번 불어난 비용을 좀처럼 줄이기가 어렵다. 신작이 흥행에 실패하면 인건비 부담은 곧바로 수익성을 압박한다. 특히 최근 대형 신작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더벨은 국내 주요 게임사의 생존을 좌우할 핵심 변수인 인건비를 집중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프트업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보기 드문 존재다. 임직원수는 300명 남짓에 그간 출시한 게임은 3종뿐이지만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업계 1위다.

단순한 복지 차원의 결과물이 아니다. 우수한 인재가 회사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최소 인원, 최대 성과' 철학이 담겨 있다. 김형태 대표의 경영 철학이 인건비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셈이다.

◇시프트업,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 '업계 최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시프트업의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1억3100만원이었다. 국내 20대 게임사 중 최고치였다. 크래프톤(1억900만원), 엔씨소프트(1억800만원), 펄어비스(9800만원) 같은 '공룡'을 따돌릴 정도다. 20대 게임사를 기준으로 삼은 업계 평균치는 8000만원 수준이다.

파격적인 연봉은 회사의 철학과 맞물린다. 일반적으로 대다수 게임사는 방대한 인력을 기반으로 다수의 신작을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한다. 하나의 게임만 붙잡다가 실패하면 곧장 매출 공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신작을 개발할 여력이 없으면 외부 게임사가 만든 게임이라도 가져와서 퍼블리싱한다.

하지만 시프트업은 정반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매출 공백 리스크를 감내하면서까지 줄곧 소수정예를 표방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인력이 아니라 최대한 우수한 인력을 기반으로 하나의 확실한 흥행작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다. 2013년 창사 이래 지금까지 출시한 게임이 3종에 불과한 이유다.


이런 철학은 창업주 김형태 대표의 '흥행불패'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1999년부터 게임 개발자로서 <창세기전>, <마그나카르타>, <블레이드앤소울>, <데스티니차일드> 등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에서 성공을 맛봤던 베테랑이다. 김 대표가 시프트업 창업 이후에도 모든 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때도 "우리는 개발 중심 회사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을 굉장히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많은 회사들이 상장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불리기'를 하는데 우리는 확실히 성공할 수 있는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신중하게 만들어 나가겠다"라고 했다.

◇'프로젝트위치스' 조 단위 게임사 가능할까

여태까지는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지만 임직원수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고급 인력들의 손에서 탄생한 게임들은 출시마다 기대만큼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시프트업의 인건비부담률(인건비/매출)이 22.9%로 업계 평균치(28.4%)보다 낮다는 사실이 방증한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 모습이다. 시프트업은 모바일게임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게임사 슈퍼셀을 이상향으로 삼고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다. 슈퍼셀은 설립 6년차였던 2015년 임직원 200여명, 게임 3종에 불과했지만 무려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시프트업 역시 조 단위 게임사를 목표로 신작 <프로젝트 위치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글로벌 전역을 겨냥하는 대작인 만큼 전작에 비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 크다. 지난해 증시 입성으로 마련한 수천억원대 공모자금을 쏟고 있다. 그만큼 인력도 2027년까지 400명 이상으로 충원해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입장이다.

시프트업의 전략은 결코 안전한 길이 아니다. 오랜 개발 끝에 내놓은 신작이 하나라도 삐끗하면 언제든지 매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다시 수년을 쏟아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야 하는 탓에 수익성도 위축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흥행불패 신화의 김 대표가 버티고 있는 시프트업을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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