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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산업, 애경에스티 청산…사업 협력은 지속 2007년 설립 한일합작사, 2019년 이후 수익성 악화

윤종학 기자공개 2024-10-16 10:15:38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08: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이 한일합작사 애경에스티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2007년 방향제 사업 확대를 위해 에스티코퍼레이션과 설립한지 17년만이다. 방향제 시장 다변화로 수익성 악화 상황이 지속되자 결국 청산 절차를 밟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스티코퍼레이션과 방향제 사업 협력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애경에스티의 해산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회사의 해산사유는 '회사의 분할 또는 분할합병' 혹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발생한다. 애경에스티가 합작사 형태를 지니고 있어 청산을 위한 해산결의를 먼저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애경에스티는 2007년 애경산업이 51%, 에스티코퍼레이션이 49% 지분을 투자해 설립한 합작사다. 에스티코퍼레이션은 일본 방향제 제조 기업이다. 지난달 30일 김상준 대표, 안정태 사내이사, 오카무라 다이스케 사내이사, 요네모토 카오루 등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정했으며 청산인 선임을 통한 청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애경에스티 청산 절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이 애경에스티를 설립했던 2007년은 국내 방향제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시기다. 약 1500억원 규모의 틈새시장이면서도 2000년 이후 매해 20%씩 성장하던 시장이다. 애경에스티도 설립 첫 해인 2007년 매출 85억원을 거두며 순항했다.

다만 201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방향제 시장이 다변화되고 고급방향제 등 대체제가 많아지며 사업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매출액 추이를 보면 2018년 84억원에서 2019년 49억원으로 급격히 하락한 뒤 2020년 33억원, 2021년 33억원, 2022년 23억원, 2023년 31억원 등을 유지했다.

매출하락보다 더 심각한 사안은 수익성 악화였다. 2019년 처음으로 -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뒤 2023년까지 단 한차례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3년에는 영업적자가 8억9200만원까지 불어났다.

애경에스티의 수익성 악화는 애경산업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19~2023년까지 애경에스티는 약 2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단순 계산해보면 이 기간동안 약 14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애경산업 순이익(486억원, 2023년 기준)에 비춰보면 그리 크지 않은 규모지만 합작법인 형태로 사업을 지속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기에는 충분한 지표다.

또한 애경에스티를 존속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납입이 필요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에스티는 2018년부터 이미 부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던 것으로 파악된다. 자본총계 32억원으로 자본금 5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태였다. 이후 순손실이 지속되며 2023년말 기준 자본총계는 5억원까지 빠지게 된다. 사실상 완전자본잠식을 눈 앞에 둔 셈이다.

다만 애경에스티가 청산 수순을 밟게 됐지만 애경산업의 방향제 사업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은 에스티코퍼레이션과 협력 관계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및 지속가능한 사업 추진을 위해 지분투자방식의 합작회사의 청산을 결정했다"며 "애경에스티에서 판매하던 제품은 애경산업에서 계속 유통 및 판매할 예정으로 에스티코퍼레이션과의 협력 관계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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