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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룰로스 동상이몽]대체당 전성시대, 알룰로스 게임체인저 될까①알룰로스, 식음료 활용 급증…전분당·제당업계 판단은 상이

윤종학 기자공개 2024-11-05 07:52:03

[편집자주]

'알룰로스'는 식음료(F&B) 시장의 제로슈가 열풍에 힘입어 부상하고 있는 대체당이다. 다만 CJ제일제당과 대상, 삼양사, 대한제당 등 대표 전분당·제당업체들 사이에서 시장 진출 여부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소재이기도 하다. 더벨은 알룰로스 시장 확대 배경과 진출 현황을 살펴보고 진출여부를 가른 요인들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강과 맛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져(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보편화되며 대체당인 '알룰로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대체당 시장 초기에는 감미도를 설탕과 맞추는 데 집중해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의 합성 감미료가 주를 이뤘지만 이후 시장이 성장하면서 감미도 외에도 감미질까지 설탕과 유사한 알룰로스를 주목하고 있다.

이미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주류 등 식음료 전반에 알룰로스가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대표 전분당업체들 간에는 알룰로스 시장 진출 여부를 놓고 상이한 결정을 내려 눈길을 끈다. CJ제일제당과 대한제당은 알룰로스 시장 성장성에 의문을 표하는 반면 삼양사와 대상은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대체당 전성시대, 존재감 키우는 '알룰로스'

대체당은 식음료에서 설탕을 대체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미 에리스리톨, 자일리톨, 사카린, 아스파탐 등 다양한 종류의 대체당이 시중에서 판매되거나 상품에 첨가되고 있다.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가 설탕 대비 현저히 낮은 만큼 제로칼로리, 저칼리 상품에 활용된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마켓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대체당 시장 규모는 118억달러에 이른다. 2028년에는 243억달러까지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계적으로 대체당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소비트렌드 변화가 꼽힌다.

코로나팬데믹 이후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헬시플레저', ‘길트-프리(칼로리가 낮고 영양이 풍부해 몸에 대한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는 건강 콘셉트 제품) 등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음료 시장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대체당 활용 제품이 늘어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탄산음료 중 제로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2.5%에서 2023년 41.3%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체당 시장이 성장할수록 설탕과 더 유사한 맛과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알룰로스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초기인 만큼 국내 알룰로스 시장 규모를 조사한 자료는 없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2017~2021년까지 연평균 429% 성장하는 등 타 대체당과 비교해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건포도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희소당의 한 종류다. 섭취 시 대부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만 체내에서 대사되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제로 칼로리 소재로 통한다. 여기까지는 기존 대체당들도 지니고 있는 특징이다.

알룰로스만의 특징은 과당의 화학구조가 설탕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흔히 바디감이라고 표현되는 묵직한 단맛이 나고 가열하면 캐러멜화 반응이 일어나 음식의 풍미를 높여주는 효과도 있다. 이는 고감미료 특유의 쓴맛을 완화시켜주는 역할로도 쓰인다. 알룰로스는 다른 대체당과 달리 단맛은 설탕의 70% 수준으로 오히려 낮은 편이다.

알룰로스를 활용하는 식음료 제품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실제 롯데웰푸드는 롯데중앙연구소와 함께 알룰로스를 사용한 아이스바 제조방법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제로 아이스크림'을 출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칠성사이다 제로'와 '밀키스 제로' 등에 알룰로스를 활용해 단맛을 내고 있다.

F&B업계 관계자는 "제로칼로리 상품이 다양해질수록 F&B업계의 알룰로스 선호도는 지속될 것"이라며 "제품에 알룰로스를 활용해본 결과 설탕이 주는 바디감과 풍부한 질감을 표현하는데 탁월해 기존 감미만 올려주는 대체당에 비해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전분당·제당업계 관심 '쑥', CJ·대한 Vs 대상·삼양사 엇갈린 참전 여부

전방산업인 식음료업계가 알룰로스 사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지난해부터 전분당·제당업계에서도 알룰로스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국 등 해외 알룰로스 제조 업체를 통한 알룰로스 제품 수입이 급격히 늘었다.

식품안전나라 수입식품 내역을 종합해보면 지난해 11월 이후 총 146건의 알룰로스 수입이 발생했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전분당업체들도 알룰로스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룰로스 수입 목록에는 삼양사, 대상, 대한제당 등 전분당·제당업계 대표 주자들도 포함돼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중소식음료업체에 알룰로스를 판매할 목적의 수입이 크게 늘어났을 것"이라며 "알룰로스를 활용한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 분말, 시럽 등 다양한 형태로 알룰로스를 수입한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다만 알룰로스 시장에 직접 진출 여부를 놓고는 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우선 대상과 삼양사는 알룰로스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공장을 설립해 직접 생산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 모두 알룰로스 외에도 다양한 대체당을 생산하고 있지만 알루로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반면 대한제당은 알룰로스 시장 진출에 선을 그엇다. 이달 초 알룰로스 파우더를 수입하긴 했지만 이는 수입 대행판매일뿐 직접 생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대체당 연구개발 니즈도 크지 않다는 전언이다.

과거 알룰로스 시장에서 철수한 CJ제일제당도 재진출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체당인 스테비아를 출시하며 알룰로스 진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스테비아는 소비 트렌드 조사를 반영해 출시를 결정한 사안"이라며 "추가적으로 다른 대체 감미료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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