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업이 핫하다. 코로나19 기간 눌렸던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펀더멘털이 정상화되고 있다. 움츠러들었던 투자와 신규 노선 발굴 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항공주도 저평가 구간을 지나 비상 중이다.지배구조 손바뀜도 활발하다. 기회를 모색하던 다양한 기업들이 항공업 진출을 위해 지분 매집에 나섰다. 대명소노그룹은 사모펀드들이 보유하고 있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항공 지분을 매입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에어로케이는 대명화학그룹 품에 안겼다. 하이에어는 상상인증권 컨소시엄과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플라이강원은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다.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도 지분 매각을 위해 투자자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야말로 항공사 경영권 빅뱅이다.
그러나 여전히 항공업은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산업이다. 대형항공사(FSC) 통합과 FSC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합병이 추진되고 있다. 아직도 대부분 LCC는 누적 순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본잠식 등 재무건전성도 약화돼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항공업 상황은 마치 데자뷰와 같다. 2016년 전후 항공업은 호황기를 맞았다. 각 항공사들은 앞다퉈 취항지 발굴과 신규 항공기 도입 등 경쟁을 펼쳤다. LCC 면허 발급과 IPO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적과 펀더멘털이 뒷받침 되지 않는 팽창을 지속했다. 그러자 투자자들이 시장에 난립했다.
거품이 쌓이던 항공산업은 2019년 위기를 맞았다. 아시아나항공발 리스크가 터지며 산업은행 주도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LCC들도 적자 누적으로 하나둘 무너져 내렸다. 2020년 코로나19가 촉발되며 항공산업은 불황의 긴 터널로 진입했다. 투자자 손바뀜이 일어나는 가운데 사모펀드들이 항공사 주요 주주로 등장했다.
지난해 항공산업은 겨우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아직 짙은 그림자를 다 걷어내지 못했다.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취약하고 외형 성장에 비해 수익성은 턱 없이 낮다.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는 지배구조는 상존하는 리스크다. 이런 상황에 다시 한번 항공산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한 항공업계 원로는 “면밀한 분석 없이 외부로 보여지는 화려함과 다양한 이종산업과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보고 항공업에 뛰어든 기업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며 “거의 모든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빠져나갔고 현재 남아 있는 투자자들은 빨리 지분을 팔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에 의욕을 가지고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근거 없는 팽창과 과열된 경쟁이 자칫 항공사 경영권 빅뱅으로 이어지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안정적으로 항공사를 운영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비전을 가진 투자자가 유입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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