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수 띄운 OCI그룹]'차입 구조' 바꾼 OCI, 주가는 불어난 몸집과 '반대 행보'③상환 만기일 늘려 부담 완화…주가 부양은 풀어야 할 숙제
박완준 기자공개 2024-10-23 07:32:40
[편집자주]
OCI그룹은 올 하반기부터 막대한 자금을 쏟으며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미국 에너지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태양광 사업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OCI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꾀한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자리 잡은 반도체·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투자를 확대하는 등 속도를 붙이는 반면 태양광 사업은 관계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힙하는 등 몸집을 줄이며 속도조절에 나선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OCI그룹의 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은 지난해 신설사업 회사 OCI를 출범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전통 화학회사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주에서 분할해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까지 발을 넓히는 결단을 내렸다. 중국발 저가 제품에 대응하며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OCI는 인수합병(M&A) 대신 자체 기술력을 통한 생산설비 구축에 힘쓰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합작사 설립과 생산설비의 신·증설 등으로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꾸준한 투자로 몸집을 불리는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다만 최근 중국에서의 수요 부진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차입금 만기 구조를 바꾸는 등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꾀하고 있다.
◇유동성장기부채 4000억 상환…차입 구조 재편
OCI는 올 2분기 매출 5665억원과 영업이익 353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 분기 대비 매출이 4.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2%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262억원을 거둬 같은 기간 31.9% 줄어들었다. 중국 내수시장 둔화가 OCI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법인의 실적 부진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는 베이지케미칼 사업의 매출액은 2050억원, 영업이익 160억원을 거뒀다. 정기보수 기저효과와 일부 제품 판매량 증가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 분기보다 늘었다. 반면 카본케미칼 부문은 OCI차이나 실적이 온전히 반영되면서 부진을 겪었다. 올 2분기 매출 357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은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0% 줄었다.
다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올 2분기 OCI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는 1213억원으로 전 분기(643억원)보다 개선됐다. 비결은 매입채무에 있다.
매입채무는 지급어음과 외상매입금의 합계로 매입채무가 증가할 경우 손익계산서상에는 비용으로 처리되지만 실제로는 현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금흐름표에서는 유입으로 간주한다. 2분기 OCI 매입채무는 전 분기(1816억원) 대비 113억원 늘어났다.
이에 잉여현금흐름(FCF)은 전 분기보다 줄어들었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자본적지출(CAPEX), 배당지급액 등을 차감한 액수다. 올 2분기 OCI의 FCF는 323억원으로, 전 분기 519억원보다 줄어들었다.
OCI는 차입 구조를 재편하며 상환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올 2분기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를 3100억원 상환했다. 반면 사채와 장기차입금은 2592억원 추가 발행했다. 줄어든 현금창출력에 차입금의 만기일을 늘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말 OCI의 총차입금은 6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2조 안착…주가 하락에 PBR 0.59배
OCI는 꾸준한 투자에 올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 2조원을 넘어섰다. 신사업으로 낙점한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신사업을 확장하는 등 투자를 늘려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를 대비한다는 목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OCI의 자산총계는 2조1186억원으로, 전 분기(1조9875억원)보다 늘어났다.
OCI는 올 6월 군산공장 내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공장은 현재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인산 등을 생산 중인 OCI 군산공장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연산 1000톤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음극재 소재의 상업 생산을 목표한다.
일본 도쿠야마와 합작 법인 형태로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도 말레이시아에 설립 중이다. 이르면 연내 합작 법인 설립이 완료될 예정이다. 폴리실리콘은 신재생 에너지 중 하나인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하지만 OCI의 주가는 불어나는 몸집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5월 출범 두 달만에 주가는 장중 16만4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올 8월 5일 7만26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달 17일도 7만8000원을 기록하며 반등을 못하는 모습이다.
OCI의 시가총액은 1조4682억원에서 696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PBR은 0.59배를 기록했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현재 주가가 기업의 자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주가 하락은 배당성향이 가이던스 기준에 미달한 탓으로 보인다. 앞서 신설 OCI는 분할 전 OCI의 배당정책(배당성향 30% 이상 추구)을 따라간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올해 첫 주당배당금은 2000원, 배당총액 148억원을 책정해 배당성향 28.2%를 기록했다.
OCI 관계자는 "내년 배당성향은 30% 이상을 목표해 주주환원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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