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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SK엔무브, 6년전 상장 밸류 넘어설까2018년 4.3조~5.2조 제시…EBITDA 2배 증가, '핵심 피어' S-OIL 주가는 부진

백승룡 기자공개 2024-10-31 13:18:27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윤활기유 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가 6년 만에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8년 IPO 철회 당시 SK엔무브는 상장 밸류로 4조3000억~5조2000억원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 이 같은 수준의 밸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번 IPO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IMM크레딧솔루션(IMM CS)의 구주매출을 위해서는 이번에도 유사한 수준의 밸류를 인정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년 사이 SK엔무브의 이익창출력은 2배 이상 불어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위한 요건을 갖춘 모습이다. 다만 핵심 비교기업으로 꼽히는 에쓰오일(S-OIL)의 주가가 우하향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 SK엔무브, SK온과 합병 대신 IPO 재도전…FI 엑시트 추진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엔무브는 최근 국내외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상장 주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 이달 말까지 입찰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SK엔무브의 지분은 SK이노베이션이 70%, 에코솔루션홀딩스가 30%를 보유하고 있다. 에코솔루션홀딩스는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크레딧 부문 자회사인 IMM CS가 SK엔무브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당초 SK엔무브는 SK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SK온과의 합병이 거론되던 곳이다. 다만 재무적투자자(FI)인 IMM CS가 합병안에 대해 반발하자 IPO로 선회하게 된 것이다. IPO를 통해 IMM CS의 엑시트가 이뤄지면 SK온 지원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보다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FI 구주매출이 이번 IPO의 핵심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IMM CS가 SK엔무브 지분을 매입한 것은 지난 2021년 4월로 당시 지분 40%(1600만주)를 1조1195억원에 인수했다. IPO 추진에 앞서 SK이노베이션이 이달 2일 콜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 SK엔무브 지분 10%(400만주)를 사들이면서 에코솔루션홀딩스의 지분율은 40%에서 30%로 낮아진 상태다. 주식 거래대금은 1427억5100만원으로, 여기에 더해 IMM CS는 2021~2023년 배당수입으로 7607억원을 벌어들였다.

IMM CS 투자 당시 SK엔무브의 적정 시가총액은 약 2조8000억원, 기업가치는 3조2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직전 해인 2020년 SK엔무브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4151억원 대비 7.7배의 멀티플을 적용한 수준이다. 이후 SK엔무브의 연간 EBITDA는 1조원대로 불어나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쌓았다. 다만 동일 업종의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멀티플은 오히려 줄어들 수도 있는 상황에 놓였다.
S-OIL의 주가 추이.(출처=한국거래소)

◇ 6년 전 밸류에이션 지표 적용하면 기업가치 '5조' 추산

국내 상장사 중에서 윤활유·윤활기유 사업을 영위하는 곳은 S-OIL이 유일하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들도 해당 사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비상장사인 탓이다. 앞서 SK엔무브가 지난 2018년 IPO를 추진할 때도 S-OIL을 비롯해 외국계 기업 6곳 등 총 7개 기업을 비교기업으로 제시했지만 최종적인 멀티플은 S-OIL과 근접했다.

당시 기업가치평가 기준으로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 밸류에이션 지표를 적용한 SK엔무브는 멀티플 10.1배를 도출했는데, 당시 S-OIL의 멀티플은 9.9배였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S-OIL의 EV/EBITDA를 계산하면 약 5배의 멀티플이 도출된다. 지난 6년 사이 시가총액은 13조~14조원에서 6조원대로 급감했고 순부채는 2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높아진 영향이다.

멀티플 배수가 2019년 상장 당시는 물론, 2021년 IMM CS 투자 당시보다 낮아졌지만 SK엔무브의 EBITDA 규모가 대폭 늘어난 점은 이를 상쇄하는 요소다. SK엔무브의 최근 12개월 EBITDA는 약 1조150억원 규모로 5배 멀티플을 적용하면 5조원의 기업가치 책정이 가능하다. 이 경우 순부채를 뺀 적정 시가총액은 4조5000억원 수준으로 볼 수 있다. 6년 전 상장 과정에서 제시한 5조원대 후반의 기업가치에 미치진 못하지만, FI 엑시트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물론 해외 기업들을 비교기업으로 추가하면서 멀티플을 높일 가능성도 크다. 특히 S-OIL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윤활유 사업 비중이 10% 안팎에 그치기 때문에 설득력도 뒷받침된다. 다만 SK엔무브는 2018년 IPO를 포함해 이미 세 차례나 상장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탓에, 여타 예비 상장 기업에 비해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데 따른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입찰 제안 중인 시점이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에 대한 뷰를 노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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