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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 한화인더스트리의 반전 [thebell note]

김동현 기자공개 2024-10-30 08:30:26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창립 70년 넘은 한화그룹은 오래된 업력만큼 사업적으로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한국화약이라는 사명으로 시작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다이너마이트 국산화에 성공했고 석유화학, 금융, 레저 등 다양한 이종산업군을 인수하며 한화그룹이라는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그룹의 현재이자 미래인 계열사들이 이러한 인수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들 회사는 과거 주목을 받지 못하던 방산, 태양광 사업을 맡아 오랜 기간 내실을 다진 끝에 지금은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과거 삼성그룹과 빅딜로 한화그룹에 편입된 한화비전·한화정밀기계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당시 한화는 삼성그룹에서 인수한 한화테크윈의 사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변경하며 영상보안, 산업용장비 사업부문을 각각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로 분할·신설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방산 사업을 모으겠다는 그룹의 판단 아래 진행한 사업재편이었다.

이중 안정적인 흑자를 바탕으로 매년 1000억원대 이상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기록하던 한화비전과 달리 한화정밀기계는 상대적으로 그 위치가 불안했다. 방산업과 어울리지 않는 사업 구조인 데다 매출의 50%가량을 책임지는 중국 사업의 변동성도 커졌다. 한화그룹은 사업 재편을 통해 한화정밀기계를 ㈜한화 모멘텀(태양광·이차전지 기계장치) 부문 아래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반전은 지난해 하반기 일어났다. 모멘텀 부문의 태양광·이차전지 업황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자 한화정밀기계를 기계장치 사업의 중심으로 두기로 하고 오히려 모멘텀 부문의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한화정밀기계에 붙였다. 한화정밀기계는 기존 반도체 후공정 패키징 장비 사업을 포함해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사업자로 뛰어오를 기회를 얻었다.

올해 9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를 분할해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라는 중간지주사까지 출범하며 한화정밀기계는 이제 그룹의 반도체 장비 사업을 열어갈 기대주로 올라섰다. 자칫하면 계륵으로 남을 뻔한 회사의 반전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신사업 진출과 사업재편이 늘 성공으로 귀결되진 않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도 한때 계륵 평가를 받다 이제는 명실상부 그룹의 미래로 떠올랐다. 새 출발선상에 오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와 그 계열사가 써낼 또다른 반전 스토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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