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SK디스커버리 유일한 수익원 '배당금'①순수지주사로 배당금수익 의존…SK가스·SK케미칼 등 자회사 기여
이민호 기자공개 2024-11-01 07:42:00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08시23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창원 부회장의 본거지인 SK디스커버리는 영업수익을 자회사들로부터의 배당금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자체 사업이 없는 순수지주사이지만 상표권을 보유하지 않아 상표권 사용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데다 오피스빌딩을 보유하지 않아 임대수익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SK디스커버리에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 자회사는 SK가스다. SK케미칼도 배당 기여도가 높은 자회사였지만 지난해부터 지급액이 줄었다.
◇최창원 부회장 본거지…자회사 지분이 자산 대부분인 순수지주사
SK디스커버리의 전신은 SK케미칼이다. SK케미칼이 2017년 12월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SK케미칼을 신설하고 투자부문만 남겨 순수지주사로 출범한 곳이 SK디스커버리다. SK디스커버리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오너 일가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 부회장의 본거지다. 최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말 기준 SK디스커버리 지분 40.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태원 SK 대표이사 회장이 SK디스커버리 지분을 소량(0.12%·보통주 기준)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최 회장은 2007년 7월 보유하고 있던 SK디스커버리 지분 전량(지분율 5.86%)을 시간외매매로 처분하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최 부회장에게 넘겼다. 여기에 그룹 지주사 SK가 보유한 SK디스커버리 지분도 없다. 이 때문에 SK디스커버리는 SK 기업집단에 포함되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최 부회장의 주도 아래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SK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되면서 주목받았다. 최 부회장은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의 삼남으로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장남인 최 회장과는 사촌지간이 된다.
SK디스커버리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돼있으며 사내이사가 3명, 사외이사가 4명이다. 최 부회장은 사내이사 중 한 명이다. 다만 최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은 아니다. SK디스커버리는 이사회 의장에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있다. 또다른 사내이사에는 최고경영자(CEO)인 전광현 대표이사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의 남기중 재무실장이 올라있다.

SK디스커버리의 자산 구성을 보면 올해 상반기말 별도 기준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이 1조4605억원으로 자산총계(1조8569억원)에서의 비중이 78.6%다. 자산총계에서의 현금성자산(1902억원) 비중이 10.2%인 점을 고려하면 SK디스커버리는 사실상 자회사 지분과 현금으로 구성된 회사다.
◇배당금수익 의존…SK가스·SK케미칼 높은 기여도
일반적으로 순수지주사의 영업수익은 상표권 사용수익, 임대수익, 배당금수익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SK그룹 상표권은 그룹 지주사 SK가 보유하고 있어 SK디스커버리는 상표권 사용수익이 없다. 오히려 SK디스커버리가 SK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지만 SK와의 상표권 계약 내용에 따라 SK디스커버리의 영업수익이 배당금수익으로만 구성돼 상표권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자산 구성에서 투자부동산도 없어 임대수익도 없다. SK디스커버리 계열은 판교에 오피스빌딩으로 에코랩(ECOLab)과 에코허브(ECOHub)를 두고 있다. 에코랩은 SK케미칼이, 에코허브는 SK가스가 각각 소유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에코허브에 입주해 SK가스에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자산 구성에서 자회사 지분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 자회사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이 영업수익의 원천이 된다.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 중 지분가치(장부금액 기준)가 가장 높은 곳은 SK케미칼이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 지분 40.90%에 대한 가치를 5395억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어 SK가스 지분 72.20%에 대한 가치가 3862억원으로 높다. SK플라즈마(77.24%·1835억원), SK이터닉스(31.12%·1731억원), SK디앤디(31.27%·1099억원)가 뒤를 잇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영업수익을 배당금수익으로만 발생시키고 있다. SK디스커버리에 꾸준히 배당금을 지급하는 자회사는 SK가스, SK케미칼, SK디앤디다. 특히 SK가스가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SK디스커버리 배당금수익은 666억원으로 이중 500억원을 SK가스가 책임졌다. SK케미칼이 106억원, SK디앤디가 61억원이었다.
2022년의 경우 배당금수익이 7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많았다. SK가스가 407억원, SK케미칼이 209억원, SK디앤디가 91억원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SK케미칼로부터의 배당금이 줄어들면서 전체 영업수익이 감소한 원인이 됐다. 올해 상반기 배당금수익은 448억원으로 SK가스가 400억원을 책임졌다. SK케미칼로부터의 배당금은 18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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