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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자본재분배 성적표]SK디스커버리, '자회사 지배력 강화' 재무 영향은②SK가스·SK케미칼 지분 매수, 순현금→순차입 전환…자회사 출자여력도 축소

이민호 기자공개 2024-11-04 08:12:55

[편집자주]

지주사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그룹 각 계열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다. 지주사는 재무건전성 우위 계열사로부터 배당수익과 상표권사용수익 등을 수취해 이를 재원으로 유상증자나 사채인수 등 방법으로 열위 계열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무리한 자본재분배는 우위 계열사까지 망가뜨리고 지주사의 재무건전성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 THE CFO가 각 그룹 지주사의 자본재분배 형태와 이에 따른 재무지표상 변화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9일 15: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 전환 이후 SK가스와 SK케미칼 등 핵심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강화 작업을 이어왔다. 이 작업에 막대한 현금이 소요되면서 순현금에서 순차입 상태로 전환했고 20%대였던 부채비율은 70%대로 상승했다. 자회사 투자지분 증가 속도가 자본총계 증가 속도를 앞지르면서 자회사 출자여력도 갈수록 축소됐다.

◇핵심 자회사 지배력 강화…SK가스 지분율 확대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12월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SK케미칼을 신설하고 투자부문만 남겨 순수지수사로 탈바꿈했다. SK디스커버리는 별도 기준 영업수익을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주사로의 출범 이후 핵심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현금이 소요됐다.


SK디스커버리 배당금수익에 기여도가 가장 큰 곳이 SK가스다. 지난해 SK디스커버리의 전체 배당금수익 666억원 중 SK가스가 500억원을 책임졌다. 올해 상반기 전체 배당금수익은 448억원으로 이중 SK가스 몫이 400억원이었다. SK가스에 대한 SK디스커버리의 지분율은 2018년말까지만 해도 45.60%로 50%가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SK디스커버리가 2019년 9월 완전자회사(지분율 100%)였던 SK신텍을 흡수합병하면서 SK신텍이 보유하고 있던 592억원 규모 SK가스 지분 9.99%를 가져온 데다 11월 785억원을 들여 SK가스 지분 9.74%를 취득하면서 2019년말 SK가스에 대한 지분율은 65.35%로 확대됐다. SK디스커버리는 SK가스에 대한 공개매수를 2020년 141억원, 2021년 505억원을 들여 지속했으며 이에 따라 2021년말 SK가스에 대한 지분율은 현재의 72.20%로 확대됐다.

한편 SK디스커버리는 SK가스에 대한 지배력 확대를 마친 2021년 12월 SK가스가 보유하고 있던 SK디앤디 지분 34.09% 전량을 2829억원에 사왔다. 이에 따라 SK디앤디는 SK디스커버리의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지배구조가 바뀌었다.

SK디앤디 지분 취득 직후인 2022년부터 SK디앤디로부터 배당금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가 SK디앤디로부터 수취한 배당금수익은 2022년 91억원, 지난해 61억원, 올해 상반기 30억원이었다. 반면 SK가스로서는 LNG와 수소사업 등 중장기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었다.

◇순현금→순차입 전환…자회사 출자여력도 축소

SK가스 다음으로 SK디스커버리에 대한 배당 기여도가 높은 곳은 SK케미칼이다. SK케미칼이 SK디스커버리에 지급한 배당금은 2022년 209억원, 지난해 106억원, 올해 상반기 18억원이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에 대해서도 지배력 확대를 위해 현금을 투입했다.

2021년 9월 435억원을 들여 SK케미칼 지분 1.36%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기존 33.47%에서 34.83%로 늘렸다. 이어 2022년 9월 1000억원을 들여 SK케미칼 지분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을 현재의 40.90%로 늘렸다.


SK디스커버리는 2020년말까지만 해도 별도 기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로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였다. 하지만 이후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대 목적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으로 현금 소요가 이어지면서 2021년부터 순차입금이 플러스(+)로 전환했다.

차입금이 늘어난 반면 현금성자산은 줄었다. 2020년말 2242억원이었던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올해 상반기말 7361억원으로 늘었다. 3년 반 만에 50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반면 현금성자산은 이 기간 2529억원에서 1902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말 순차입금은 5460억원이다. 차입금이 늘어나면서 2020년말 25.5%였던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말 74.7%로 뛰어올랐다. 차입금의존도는 이 기간 18.5%에서 39.6%로 상승했다.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출자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도 이미 100%를 넘었다. 2020년말까지만 해도 이중레버리지비율은 97.1%로 100%를 밑돌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말에는 137.4%로 상승했다. 자본총계 증가가 더딘 반면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장부금액 기준)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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