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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IET 리뉴얼]'젊은 피' 수혈…'매출 다각화·흑자 전환' 목표①올 상반기 영업손실 1261억…R&D 강화 '신규 고객사' 확보

박완준 기자공개 2024-11-04 08:28:46

[편집자주]

SK그룹이 올 초부터 고강도 리밸런싱(사업 구조조정)에 나서며 잠재적 매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곳이 있다. 이차전지 소재 분리막을 생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다. 하지만 SKIET는 시장에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SKIET는 리더를 젊은 피로 교체해 매출 다각화와 흑자 전환을 목표한다. 기업 가치를 높여 매력적인 매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SKIET의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핵심은 무분별하게 늘어난 조직을 슬림화해 질적 성장을 달성하는 방향이다. 이미 일부 계열사는 자회사 지분 및 비핵심 자산 매각에 돌입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리밸런싱 대상으로 이름이 오르내린 곳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관계사 매출 비중이 80%를 넘겨 시장에서 매수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SKIET는 대표이사를 '젊은 피'로 수혈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매출 다각화와 흑자 전환을 첫 과제로 삼고 기업 가치 향상에 힘을 쏟는 전략이다.

◇캐즘에 영업손실 확대…관계사 '매출 80%' 의존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이 이차전지 사업 확장을 단행하면서 물적분할된 자회사다. 이차전지용 분리막 생산을 주력한다. 분리막은 이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발열 및 화재를 예방하는 소재로, 안전성과 직결된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SKIET는 SK이노베이션이 이차전지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몸집이 커졌다. 계열사의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시장) 물량을 소화하며 성장했다. 특히 그룹에서도 SKIET에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SKIET가 투입한 자본적지출(CAPEX)은 회사가 출범한 2019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약 2조7000억원이 투입됐다.

꾸준한 투자에 SKIET의 생산능력은 큰 폭으로 늘어났다. 국내 증평공장과 청주공장 외에 중국과 폴란드로 분리막 생산거점을 신설해 SKIET의 분리막 생산능력은 2020년 말 연산 8억6000만㎡에서 작년 말 15억3000만㎡로 커졌다. 이는 전 세계에서 네번째로 높은 규모다.

하지만 SKIET는 2022년부터 영업손실 522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올 상반기 1261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손실 폭이 커진 실정이다.

최대 고객사인 SK온의 수율 문제 및 이차전지 출하량 감소가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IET는 전체 매출액의 80% 이상이 그룹 관계사에서 창출된다. 특히 SK온과 SK온의 종속회사에서 전체 매출액의 70%가 창출된다. SK온은 전방산업인 전기차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올 상반기 7917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이에 SK그룹은 올 5월부터 SKIET의 지분 매각을 위해 복수의 기업들과 사모펀드 운용사를 물색하고 있다.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후 적자를 지속 중인 SK온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SKIET 지분 61.2%(4363만3432주)가 매각 대상이다. 지분 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 1조4486억원이다.

하지만 SKIET 지분 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다. 그룹 관계사 매출 비중이 높은 탓에 선뜻 구매 의사를 밝힌 곳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영권이 아닌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부분도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SK그룹이 제시한 가격도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KIET 시가총액이 지난해 12월 6조2741억원에서 이달 2조3000억원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올 5월부터 SK그룹이 SKIET 지분 일부를 1조원 이상에 매각하기 위해 시장과 접촉했지만, 적합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투자 금액보다 매각 가격이 낮게 형성된 탓에 SK그룹은 SKIET의 기업 가치를 높여 협상 테이블을 다시 찾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75년생 '젊은 피' 이상민 대표, 몸값 높이기 '목표'

SKIET가 당면한 과제는 회사 가치 높이기다. SKIET의 '경영의 키'는 1975년생 이상민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받았다. 이달 24일 새롭게 선임된 이 대표는 연구개발(R&D) 연구원 출신으로, 50대 중후반이 주를 이루는 SK그룹 사장단에서 '젊은 피'로 평가받는다.

이 사장은 카이스트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1999년 대한항공 연구원으로 사회의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2005년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겨 냉난방공조(HVAC)와 전기차용 윤활유 같은 주요 신사업을 이끌었다. 2018년 SK엔무브 휴스턴법인장도 역임해 넓은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 사장은 SKIET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매출 다각화를 목표한다. 특히 올 7월부터 고객사 다변화를 목표하며, 미국 전기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향 원통형 분리막 공급을 시작한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지난해 해외 업체와 체결한 장기 공급 계약 물량도 올 하반기부터 출하된다.

이 사장은 대표 직속에 신설된 R&D 전담 조직도 강화한다. 앞서 SKIET는 올 5월 SK이노베이션 소속이었던 I/E소재연구센터를 내재화해 조직을 신설했다. R&D 자산과 연구인력들을 양수해 만든 조직이다. 양수 규모는 금액으로 환산 시 약 100억원이다. 분리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SKIET는 기존 제품 대비 약 20% 강도를 높인 초고강도 분리막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강한 충격으로 분리막이 손상돼 이차전지가 폭발, 화재가 발생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고온에 리튬이온의 흐름을 멈출 수 있는 셧다운 온도 저감 분리막도 개발을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이차전지 분리막 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이차전지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분리막 두께가 감소하는 추세에 발맞춰 초박막 고내열 분리막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고체 이차전지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분리막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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