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헝가리 진출 1호'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 '과실' 누렸다①본점 산하로 설립…본국 파견직원 1명 더 합류
부다페스트(헝가리)=조은아 기자공개 2024-11-04 13:03:16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2021년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최초로 헝가리에 사무소를 열었다. 중동부 유럽 공략을 위한 거점을 검토하면서 다양한 지역이 후보지에 올랐는데 최종적으로 헝가리를 선택했다.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우리은행이 두달 뒤 헝가리에 사무소를 열었고 올해 초 하나은행도 사무소를 열며 합류했다. 헝가리엔 기존 KDB산업은행의 유럽법인만 위치했으나 최근 3년 사이 무려 3곳이나 합류했다. 모두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에 자리하고 있다.
◇2021년 10월 개소, 시중은행의 첫 헝가리사무소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는 헝가리중앙은행으로부터 대표사무소(representative office) 인허가를 받아 2021년 10월에 개소했다. 헝가리 은행법상 영업 활동이 엄격히 금지된 만큼 시장 조사와 고객 관계 유지 등의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중은행이 헝가리에 연 첫 사무소이자 2018년 멕시코 신한은행을 개점한 이래 3년 만의 신규 국가 진출이다. 이전까지 신한은행은 유럽 내 런던지점(영국), 유럽신한은행(독일), 폴란드사무소를 중심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
헝가리사무소는 헝가리 법령에 맞추어 신한은행의 중동부 유럽(CEE·Central and Eastern Europe) 거점으로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기업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헝가리 금융당국과의 관계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 시장 변화에 대한 연구 활동 역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오세준 헝가리사무소장은 "중동부 유럽에 있는 한국 기업의 진출 확대에 따른 영업 기회 가능성을 검토하고 성장성이 높은 중동부 유럽의 시장 조사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사무소를 열게 됐다"며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 등 다수 후보지를 검토했으나 지리적 접근성 및 향후 시장성, 신한은행의 비즈니스 가능성 등을 감안해 헝가리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럽신한은행 아닌 본점 산하…전략적 중요도↑
특히 신한은행의 헝가리사무소는 한국 본점 산하로 설립됐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위치한 신한은행 폴란드사무소가 유럽신한은행 소속인 점과 대조된다. 추후 법인이나 지점으로 전환할 가능성, 국가 확장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결과다. 보통 사무소를 열어 시장을 파악한 뒤 지점을 열고, 다시 법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밟는다.
현재 헝가리사무소는 본국 파견직원 2명, 현지직원 1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추후 시장 변화와 신한은행의 전략적 목표 설정에 따라 확대나 축소가 이뤄질 수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본국 파견직원이 1명이었으나 1명 추가됐다. 다른 시중은행의 헝가리사무소가 모두 본국 파견직원 1명의 1인 사무소로 운영되는 것과 차별점이다. 그만큼 본점 차원에서 헝가리의 중요성을 높이 보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잇따른 헝가리 진출과 전기차 배터리를 따로놓고 볼 수 없다. 헝가리엔 현재 SK온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이 위치해 있다. 협력사들의 동반 진출까지 이뤄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기업의 헝가리 신규법인 신고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들이 헝가리를 배터리 생산거점으로 낙점한 가장 큰 이유로 완성차 생산공장이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을 꼽을 수 있다. 유럽에서 독일 3사(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의 생산공장이 있는 국가는 독일을 제외하고는 헝가리가 유일하다. 인근 폴란드엔 폭스바겐과 볼보의 생산공장이, 체코엔 현대차와 스코다, 토요타의 생산공장이 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헝가리에 진출한 과실도 누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함께 신흥SEC(배터리 부품사) 헝가리법인을 대상으로 총 6500만유로(약 920억원) 규모의 글로벌 신디케이트론 주선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헝가리사무소가 딜 소싱을 진행했고, 신한은행 두바이지점이 금융 주선 및 글로벌 대주단 구성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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