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빠른 의사결정, 유연한 금융지원이 강점"[thebell interview]④안녕 우리은행 헝가리사무소장 "헝가리, 침체 딛고 회복세"
부다페스트(헝가리)=조은아 기자공개 2024-11-07 12: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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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5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헝가리에 진출한 건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1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열었다. 영국 런던(지점), 독일 프랑크푸르트(법인), 폴란드 카토비체(사무소)에 이은 우리은행의 네 번째 유럽 네트워크다.우리은행 헝가리사무소는 안녕 사무소장(사진)이 설립 때부터 지금까지 이끌고 있다. 사무소 설립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준비했다. 그는 "초기에는 현지 규제를 파악하고 법인을 구축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경험을 통해 한국 기업들의 현지화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빠른 의사결정, 유연한 금융지원이 강점"
우리은행 헝가리사무소는 이차전지 등 신성장 산업을 지원하며 우리은행의 중동부 유럽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헝가리에는 SK온, 삼성SDI 등 한국 이차전지 제조사들과 이차전지용 소재와 부품을 생산하는 여러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다. 현장에서 영업과 심사를 통해 우수한 기업들을 선별하고 주요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게 헝가리사무소의 주된 역할이다.
안 소장은 "국내 기업고객본부 또는 거래영업점, 유럽우리은행, 런던지점 등과 협력해 외화대출, 외화예금 등의 딜소싱을 수행한다"며 "그동안 헝가리를 넘어 체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지에서 수억 달러 상당의 신규 외화대출을 유치하는 등 금융지원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이차전지 제조사들과의 협력이 주요 성장 재원이라고도 덧붙였다.
헝가리는 유럽의 지리적 중심지로 어느 국가로든 접근성이 양호하고 법인세율이 9%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정부에서 해외 직접투자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해주는 등 우호적인 기업 환경이 조성돼 있다.
한국 기업의 진출이 늘면서 헝가리를 두드리는 시중은행도 하나둘 늘었다. 실제 최근 3년 사이 3곳의 시중은행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특히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와 우리은행 헝가리사무소는 두 달 가격으로 거의 동시에 문을 열었다. 올해 초엔 하나은행까지 합류했다. 경쟁이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다른 시중은행 사무소와의 차별화 지점이 궁금했다.
안 소장은 "현재 헝가리에 다른 은행들이 진출하고 있지만 우리은행은 선발주자로서 한국 기업과의 오랜 관계와 현지 네트워크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경쟁 전략으로는 빠른 의사결정, 유연한 금융지원, 그리고 한국 기업들의 니즈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침체 딛고 회복세, GDP도 성장 전환 전망"
안 소장은 올해로 헝가리에 머문지 꽉 채워 3년이 됐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부임해 팬데믹과 엔데믹을 모두 거쳤다. 이차전지 산업이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다시 차갑게 식는 과정 역시 모두 고스란히 지켜봤다.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 유럽의 금융환경을 크게 바꿔놓았다.
안 소장은 "최근 3년은 글로벌 경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현지 금융 시장도 급변했다"며 "헝가리는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생산 감소, 재정수지 악화, 내수경기 침체를 겪었으나 다행히 올들어 인플레이션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로 내수경기는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GDP도 성장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헝가리에 진출한 한국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쉽지 않은 날들을 보내는 중이다. 투자가 지연되거나 재조정되고 있다. 안 소장은 "최근에는 전기차,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세 위축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의 성과에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러 고객들의 고충에 귀기울이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며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소장은 우리은행 입행 때부터 기업금융에 관심이 컸다고 한다. 그는 2004년 입행해 주로 기업금융 쪽에서 경력을 쌓았다. 해외사무소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헝가리사무소장에 자원한 이유로는 기업금융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의 글로벌 사업 성장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사무소장에겐 현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현지화 능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문화적 차이를 존중하며 현지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과 리더십 역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 헝가리사무소는 다른 시중은행의 사무소와 마찬가지로 1인 사무소로 운영되고 있다. 영업 및 재무적인 자체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우리은행의 국내외 관련 조직과 협력 및 공조를 통해 현지 금융지원이 이뤄진다. 유럽우리은행 소속인 만큼 고객의 대출, 예금, 외환거래 등 전반적인 백오피스 업무는 유럽우리은행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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