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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하나은행이 다시 중동부 유럽으로 향하는 이유①3월 부다페스트사무소 개소…바르샤바에 지점 개설 준비 중

부다페스트(헝가리)=조은아 기자공개 2024-11-05 13:10:47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중동부 유럽 시장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지점 개설을 준비 중이고 올해 초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열었다. 이전까진 이 지역엔 외환은행 시절 세워진 독일하나은행과 체코 오스트라바사무소만 있었다.

하나은행이 다시 이 시장을 눈여겨보는 이유는 다른 은행들과 다르지 않다. 폴란드는 지난해 7월 이뤄진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 이후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헝가리엔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2곳이 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두 곳 모두 생산법인이 자리잡기 유리한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고 정부가 외국 기업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중동부 유럽에 사무소 개소

하나은행은 올해 3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사무소를 열었다. 2021년 10월 신한은행, 같은해 12월 하나은행에 이어 국내 시중은행 가운데 세 번째로 헝가리에 진출했다. 최근 3년 사이 헝가리에 진출한 시중은행만 3곳에 이른다.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헝가리 진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 기업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국내 은행들 역시 하나둘 헝가리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헝가리에는 삼성SDI와 SK온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이 위치해 있다.

하나은행은 2023년 하반기부터 사무소 설립 작업을 시작했다. 헝가리중앙은행 등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를 거쳐 올해 3월 문을 열었다. 하나은행은 해외 곳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데 부다페스트사무소는 올 9월 멕시코에 문을 연 몬테레이사무소를 제외하면 가장 개소한 곳이다.

폴란드와 헝가리, 체코 등 중동부 유럽에 위치한 다른 시중은행 사무소들과 마찬가지로 본국 파견직원 1명과 현지직원 1명을 더해 모두 2명이 사무소에 상주하고 있다.

하나은행 부다페스트사무소 관계자는 "유럽 여러 지역에 이미 하나은행이 진출해 있지만 기존 네트워크로는 최근 한국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동유럽 지역을 다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부다페스트에 신규 사무소를 설립했다"며 "취지에 따라 헝가리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고 하나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게 부다페스트사무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중동부 유럽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하나은행 유럽법인(독일하나은행)을 두고 있으며 2008년부터 체코에 오스트라바사무소도 운영하고 있다. 둘 모두 하나은행과 합병 전 외환은행 시절 문을 연 곳이다. 오스트라바사무소 이후 15년 이상 이 지역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지난해부터 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현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지점 개설 준비에도 한창이다. 지난해부터 준비에 나섰으나 현지 사정 등으로 다소 늦어지고 있다. 올해 안에 지점 개설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외환은행은 2008년 11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체코 오스트라바에 사무소를 열었다.
◇헝가리냐, 폴란드냐…두 나라에 우리 기업 모이는 이유

하나은행이 중동부 유럽을 주목한 이유는 뭘까. 두 나라 모두 그간 한국 기업들에게 생소한 곳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기업의 진출히 활발해졌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협력사의 동반 진출까지 이뤄지면서 금융지원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헝가리는 유럽연합(EU) 배터리 밸류체인의 중심지로 떠오른 곳이다. 현재 세계 4위의 배터리 생산국으로 진행 중이거나 진행이 예정된 투자가 마무리되면 세계 2위의 배터리 생산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엔 한국 기업들이 한몫했다. 한국은 헝가리에서 4번째로 큰 외국인 직접투자 국가다.

폴란드 역시 헝가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폴란드는 가전, 자동차 부품, 전기차 배터리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최근엔 방산, 철도, 원전에 이르기까지 한국 기업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에 상당히 적극적이기도 하다. 헝가리는 2017년 법인세율을 19%에서 9%로 인하했고 낮은 고용주세(13%)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상업용 전기요금이 폭등하자 헝가리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를 개최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도 했다.

폴란드는 균등한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기업 규모 이외에도 투자 지역에 따라 법인세 면제 비율에 차등을 두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모여 유럽 최대의 배터리 클러스터를 형성한 브로츠와프의 경우 대기업은 최대 20%의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50%까지 감세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2024년 3월 하나은행 헝가리 부다페스트사무소 개소식에서 왼쪽부터 김행범 헝가리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피터 사트마리(Peter Szatmari) 헝가리 투자청 수석국장 홍규덕 주헝가리 한국대사 이승호 하나은행 유럽중동지역본부장, 이기훈 하나은행 부다페스트 사무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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