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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신한 최초의 본점 산하 대표사무소, 대표성 갖췄다"②오세준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장 "국외 채널 전략 변경시 핵심 역할"

부다페스트(헝가리)=조은아 기자공개 2024-11-04 13:03:28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1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는 2021년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오세준 사무소장이 이끌고 있다. 시중은행의 헝가리사무소장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현지에 머물고 있는 '베테랑'이다.

특히 신한은행이 헝가리사무소를 연 건 코로나19 영향의 한복판에 있던 2021년이다. 외출조차 쉽지 않던 상황에도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며 사무소 개소를 준비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헝가리에 사무소를 낸 곳이 없었던 만큼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직접 개척하는 역할을 맡았다.

◇"해당 국가와 시장에 대한 대표성 보유"

오 소장은 2021년 상반기 중동부 유럽 지역의 시장 조사를 맡아 진행했고, 하반기에는 국외점포 개설준비위원장으로 선임돼 본격적인 사무소 개소 작업에 나섰다. 헝가리중앙은행 등 금융당국의 법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같은 해 10월 사무소장에 정식으로 부임했다.

헝가리 금융시장도 유럽연합(EU)의 공통 금융규제를 대부분 따르고 있다. 자본과 유동성 규제, 금융소비자 보호 등 주요 규제는 다른 유럽국가와 별 차이가 없다. 다만 자체 통화인 헝가리포린트(HUF)를 사용 중이고 헝가리중앙은행 등의 관리감독 기능이 별도로 존재한다. 또 은행세와 금융거래세 등 별도 세금 체계도 갖추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았지만 현지인 및 현지 기관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별다른 문제 없이 사무소를 개소할 수 있었다.

오 소장은 당시에 대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헝가리는 EU 국가지만 유로존(유로를 사용하는 국가나 지역)은 아니어서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및 금융기관의 관리감독 체계가 존재한다"며 "현지 은행법과 민상법뿐 아니라 세법, 노동법 등 많은 기준이 한국과 상이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헝가리에 위치한 시중은행의 사무소들은 현지법에 따라 영업 활동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그럼에도 사무소장들은 그 누구보다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 소장은 "영업은 금지돼 있지만 현지 기업이나 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 활동, 혹은 상품과 서비스 소개는 가능하다"며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 역시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의 지역 거점으로서 법률적 허용범위 내 활동은 진행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기관, 금융기관(유럽계·아시아계), 연구기관, 법률·세무·회계 전문기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또 다른 한 축"이라며 "더불어 현지 사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위해 대학교와 연구소 등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는 신한은행의 글로벌 사업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전략적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독일에 위치한 유럽신한은행 소속이 아닌 한국 본점 소속이다. 본점 산하의 해외 사무소는 헝가리사무소가 사실상 처음이다.

오 소장은 "본점 차원에서도 새로운 시도였다"며 "영업 활동을 제외하면 나머지 19개국과 동일하게 해당 국가와 시장에 대한 대표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20개국에 진출해 있다.

그는 "헝가리사무소는 신한은행의 중동부 유럽 진출 거점으로서 추후 국외 채널 전략을 바꿀 때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현지 기업이나 기관과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현지 금융 인프라와 시장 정보 역시 지속적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가 있는 건물 전경
◇"부족한 정보와 시간 속, 중요한 의사결정 계속"

최근 국내 배터리 회사들의 동유럽 진출이 활발했다.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도 덩달아 바빠졌다. 신규 진출 기업에게 현지의 법률·회계·세무·노무 등 제반 정보를 제공하고 자금 조달이 필요한 경우 컨설팅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유럽에 위치한 한국 시중은행 사무소들은 대부분 1인 사무소로 운영된다. 여기에 업무 지원을 위한 현지직원 1명을 두는 식이다. 신한은행 헝가리사무소 역시 최근 1명의 파견직원이 합류하기 전엔 오 소장 혼자 운영했다. 하나에서 열까지 혼자 결정하고 책임지는 일이 많다.

오 소장은 "업무 범위가 넓고 업무량이 방대하다"며 "부족한 정보와 시간 속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계속되므로 강한 체력과 지치지 않는 정신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현지의 많은 정보를 폭넓고 빠르게 습득하고,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도전의식을 가지고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역량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글로벌사업과 외환사업 방면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2010년부터 4년간 글로벌사업본부에서 근무했으며 디지털뱅킹부를 거쳐 2017년 글로벌트랜잭션뱅킹Lab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외환사업본부에서 2년간 재직한 그는 2021년 헝가리 사무소 개소 준비 실무자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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