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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금투 밸류업 점검]기업가치 상승 '키포인트' IB가 쥐고 있다②실적 '부메랑' 돌아온 PF 대신 전통IB 육성…WM 고객 '연계' 영업 구상도

이정완 기자공개 2024-11-01 08:13:48

[편집자주]

‘4860원과 4870원.’ 전자는 밸류업 공시 직전인 지난 9월 5일 DB금융투자 종가이고 후자는 10년 전인 2014년 9월 5일 종가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DB금융투자 시가총액에는 변함이 없었다. 적극적인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선 이유다. DB금융투자는 ‘PB+IB’란 키워드를 앞세워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다. 자회사 수익성 개선도 시급 과제다. DB금융투자의 밸류업 전략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30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금융투자가 제시한 주주환원책을 꾸준히 이행하기 위해선 곳간이 비어선 안 된다. 2020년대 초반 부동산 호황기를 맞아 육성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즈니스가 불황 직격탄을 맞아 실적에 부메랑으로 돌아오자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했다. 바로 전통IB(기업금융)이다.

지금까지 DB금융투자의 IB 영업은 중견기업 조달 수요를 공략하는 데 집중했다. 이에 더해 최근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조달 난관에 봉착한 대기업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WM(자산관리) 고객과 연계한 성장 전략도 구상 중이다. PB 고객이 IB(기업금융) 영역에서 투자할 만한 상품을 늘리는 게 과제다.

◇3년 뒤 순영업수익 '절반' IB서 번다

DB금융투자는 2021년 순이익 최대치를 경신했다. 연결 기준 126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부동산PF 호황 흐름에 올라타 실적 개선세가 뚜렷했다. 당시 PF사업부를 이끌던 곽봉석 당시 부사장은 이때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 초 대표이사(사장)로 선임됐다.

하지만 여느 중소형 증권사가 그렇듯 기준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 불황이 찾아오자 순이익이 급감했다. 2022년 순이익은 108억원, 지난해 순이익은 125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PF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실적 변동성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출처=DB금융투자)
실제로 DB금융투자는 PF 사업 비중을 낮추기 시작했다. 보수적인 신규 대출 기조를 통해 PF 익스포져(Exposure)를 줄여나갔다. PF 익스포져를 포함한 전체 우발채무는 2022년 말 626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75%였는데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367억원으로 자기자본의 46%까지 낮췄다. 높은 중후순위 대출 비중을 리스크로 지적 받지만 양적 부담 자체는 줄였다는 평이다.

부동산PF 대안으로 내세운 게 전통IB다. DB금융투자가 밸류업 공시에서 밝혔듯 주주환원 규모를 키워가려면 이익 규모 증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우선 올해 목표치는 별도 기준 538억원이다. 상반기까지 360억원을 벌었기에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2017년까지 10%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달성해 10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계획하고 있다.

중기 전망에 따르면 2027년까지 3975억원의 순영업수익을 목표로 하는데 이 중 44%인 1780억원을 IB 비즈니스에서 벌어들일 전략이다. 올해 IB 영업순수익 전망치가 106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늘어야 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진정한 밸류업을 위해 수익성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B금융투자는 중소형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 공시를 해 높은 주가 상승을 이끌어냈다”며 “이 주가가 유지되려면 향후 실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B 전문 증권사' 평판 확보 관건

그동안 DB금융투자의 IB 비즈니스는 중견기업을 겨냥해왔다. 대형 증권사처럼 자기자본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공격적인 영업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 대기업 커버리지 조직을 대규모로 꾸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주로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조달 계획을 선제안하며 딜을 따냈다.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 금융자문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에이피알은 지난 2월 성공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DB금융투자는 2020년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하며 최대주주 보유 주식 일부를 공모가의 70%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금융자문 수수료가 올해 IB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들어선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도 확대하고 있다. 사정이 어려워진 대기업 계열사의 유동화를 주관해 수수료 수익을 얻는 식이다. 대기업 계열 석유화학 기업의 조달을 돕고 있다. DB금융투자는 한화솔루션을 비롯 여천NCC 유동화 주관을 맡은 바 있다.

인수와 영업 기능을 강화해 궁극적으로 IB 전문 증권사라는 평판을 확보하는 게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영업 전략 및 기업본석을 맡을 전담본부를 신설했다.

성장을 위한 전략으로 'PB+IB' 모델도 제시했다. 자산관리 컨설팅을 강화해 PB 고객 기반을 늘린 뒤 IB 연계 영업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 IB 상품 확대가 최우선 과제다. 우량 회사채와 공사채, 비상장주식, 외화표시자산 관련 라인업을 확대해 IB 비즈니스에 선순환 구조를 장착시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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