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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롯데쇼핑, '유동성 우려' 잠재울 투심 회복방안은그룹 유동성 위기설에 장중 신저가 경신, 자산재평가 통한 재무구조 개선 '주목'

서지민 기자공개 2024-11-21 07:44:2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18일 월요일 롯데그룹 주가가 휘청였습니다. 주말 사이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는 찌라시가 확산되면서 장 시작부터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등 주요 상장 계열사 주가가 크게 빠지기 시작했죠.

오후 12시 30분경 "현재 거론되고 있는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 관련 루머는 사실 무근"이라는 해명 공시까지 내놓았지만 주가 하락세를 막지 못했습니다. 18일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의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6.59%, 10.22% 급락했습니다.

이날 롯데쇼핑의 주가는 장중 5만61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는데요. 종가 기준 주가는 5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6.6% 하락해 3개월 사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19일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주가가 일제히 반등하며 안정을 찾아가는 사이 롯데쇼핑은 홀로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결국 급락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0.17% 하락한 5만7900원에 장을 마쳤죠. 20일 오전까지도 이러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Industry & Event

주가 하락사태를 촉발한 건 온라인 동영상이었습니다. 12월 초 롯데의 모라토리움 선언설과 함께 그룹 소유 부동산을 매각해도 빚 정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됐죠.

특히 유통 계열사 중심으로 직원 50%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롯데쇼핑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이커머스 롯데온 적자와 불어난 차입금, M&A 실패 등이 위기의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롯데그룹 측은 "유동성 위기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허위사실 생성 및 유포자에 대한 특정 및 적용 가능한 혐의 등 법적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실제로 롯데쇼핑과 관련한 지라시 내용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올해 3분기까지의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누적 적자 규모는 수조원이 아닌 5540억원입니다. 사업부별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50% 이상의 구조조정은 낭설일 가능성이 높죠.

◇Market View

증권가 역시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사실무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배구조나 경영상황을 고려할 때 그룹의 위기설이 불거졌다고 해서 주가가 하락한 것 자체가 과한 반응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더벨과의 통화에서 "롯데그룹이 혹시 유동성에 문제를 겪게 되더라도 현실적으로 롯데쇼핑은 지배구조상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며 "최근 롯데쇼핑의 재무구조가 많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과한 반응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증권 역시 "롯데건설의 사이트에 대한 연대 보증도 롯데쇼핑은 참여한 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자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따라 롯데쇼핑이 롯데건설에 대한 출자를 진행하는 것도 법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코멘트를 내놓았습니다.

이어 "유동성 우려를 하기에는 롯데쇼핑의 현금흐름이 매우 양호하다"며 "무엇보다도 유동성 리스크가 있는 회사가 경영진이 앞장서 배당성향 상향, 중간배당 실시 등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된 밸류업 정책을 발표할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롯데쇼핑이 훼손된 투자심리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합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라시에 대한 해명이 나왔는데도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고 하락하고 있는 건 결국 롯데쇼핑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현재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는 확신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Comments

롯데쇼핑은 사실상 두 명의 재무수장을 두고 있습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장호주 부사장은 롯데그룹 유통군 HQ의 재무혁신본부를 이끌면서 롯데쇼핑 뿐 아니라 유통 계열사 전반의 재무를 관장하고 있죠.


유통군 전반을 관리하는 장 부사장을 대신해 실질적인 롯데쇼핑 내부의 실무를 담당하는 인물은 김원재 상무입니다. 재무혁신본부 산하에서 쇼핑재무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 상무는 지난해 롯데지주에서 롯데쇼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더벨은 커뮤니케이션실을 통해 이번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김 상무의 코멘트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롯데쇼핑의 재무건전성 상황과 개선 계획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김 상무는 "롯데쇼핑은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2조8500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자산의 실질가치 반영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산재평가 역시 진행하고 있다"며 "재평가 대상 토지자산은 7.6조원 규모로 재평가를 통해 자본의 증가 및 부채비율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실시하는 자산재평가인데요. 부채비율이 감소할 경우 자금 조달 여력도 확대돼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입니다. 2009년에는 자산재평가를 통해 장부가격이 3조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16%p 하락했었습니다.

김 상무는 "당사는 매년 EBITDA 창출 금액 내에서의 투자 원칙을 가지고 있으며 추가적으로 유휴부지 매각을 통해 3000억원 정도의 자산 매각도 진행했다"면서 "2025년 만기 예정인 차입금 상환에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CEO IR Day 및 10월에 유통업 최초로 공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중장기 사업 목표 및 주주환원 강화를 발표한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며 밸류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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