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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톺아보기/thebell interview]안재현 뱅카우 대표 “한우를 글로벌 브랜드로”⑤송아지 공모에 외국자본 유치·솔직한우 해외 지점 설립 목표

이채원 기자공개 2024-11-28 08:09:07

[편집자주]

미술품, 음악 저작권, 건물, 한우, 웹툰까지 쉽게 사지 못하던 고가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투자로 살 수 있는 시대다. 201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벌이던 다수 조각투자업체는 2022년 말 파도를 맞닥뜨렸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가진다고 판단함에 따라 몇몇 업체는 사업을 잠시 중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이어지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더욱 다양화되고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STO시장 개화를 기다리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조각투자 사업자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5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급육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국내 10만 농가와 함께 한우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 건강한 농가와의 협력으로 조각투자 공모 규모를 키우고 식음료 사업을 글로벌로 진출시키는 것이 목표다.”

안재현 스탁키퍼(뱅카우) 대표(사진)는 최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안재현 대표는 1986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UC 버클리) 경제학과(Economics)를 졸업한 후 2014년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해 축산사업팀과 식량자원팀에서 경험을 쌓았다.

안 대표는 어릴 적부터 소 농장을 운영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한우 조각투자를 생각하게 됐다. 궁극적으로 국내 10만 농가와 함께 한우시장을 세계 1위 고급육 브랜드까지 발전시키고 싶다는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조각투자 해외 자본 유치·솔직한우 베트남·필리핀·홍콩 진출

안 대표는 글로벌 진출을 두가지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가지는 국내 금융사와 연계해 조각투자 상품을 발행한 뒤 해외 자본을 국내 한우시장에 끌어들이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한우 식음료(F&B) 센터인 '솔직한우'를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이는 방식이다.

그는 “해외 고객들이 한우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며 “따로 해외법인을 세우는 방식이 아닌 금융사와 연계해 한우 조각투자를 발행하고 외국 자본이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회사의 한우 유통 직영점인 솔직한우를 해외로 진출시켜 유통업을 통해서도 한우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전했다. 안 대표는 “소비를 글로벌에서 일으키는 형태도 구상하고 있는데 현지 회사에 한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음식점을 내서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형태로 진출하려고 한다”며 “한국에서 솔직한우 지점을 낸 것과 같이 체인을 만들어서 2026년 베트남, 필리핀, 홍콩에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육 시장이 오기 전에 고급육 시장이 먼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대표는 “대체육이나 배양육도 관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는 국내총생산(GDP)이 상승하면 소, 돼지, 양 중에 소고기를 먹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발도상국이나 중국도 마찬가지로 소고기 섭취량이 증가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고급육 시장에서 한우가 메이저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경험 창구를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안 대표는 “많은 외국인들은 한우를 경험해보지 못했다”라며 “솔직한우를 통해 경험창구를 만들어서 이를 퍼져나가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농가 운영’ 어머니 영향에 선제적 한우투자…종합상사 유통 경험

안 대표가 한우 조각투자를 생각해낸 것은 한우 목장을 운영하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그는 “어머니께서 경기도 여주에서 한우 목장을 운영하셨다”라며 “농가의 자금조달 문제로 인해 사육공간의 30~40%만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웠는데, 아내와 함께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은 저축금으로 오프라인 한우투자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2017년 3월부터 매달 송아지 한 마리를 살 수 있는 자금을 목장에 넣었다. 그 자금으로 안 대표의 어머니는 송아지를 사들였고 전문적으로 한우를 키웠다. 그가 투자한 송아지는 2020년도에 성체가 돼 도축경매장으로 향했다. 안 대표는 이 때 투자한 자금이 연체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화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그는 “직장을 다니면서 주식과 가상자산처럼 급변하는 자산에 매순간 신경을 쓸 수 없어 예적금으로 자금을 관리했었다”라며 “2017년도부터 2021년까지 금리가 낮아 고민하고 있던 차에 한우투자를 생각하게 됐고 보다 안정적이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창출할 수 있어 투자하기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뱅카우를 설립한 배경이다. 이 경험을 살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우투자를 접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한우 시장에도 외부 자금이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고자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안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한우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했으면 했다"며 "또 한우시장에 있는 유휴자금이 투기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성격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뱅카우는 한우 조각투자 사업 이외에도 가공전문센터와 물류포장센터와 같은 유통 프로세스를 설립했고 오프라인 전문 한우 소비공간인 솔직한우 3개 지점을 냈다. 유통 체계를 구축해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한우업계 지배적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에서다.

유통 체계를 구축한 데는 안 대표가 2014년 한화 무역부문에 입사해 축산사업팀과 식량자원팀을 거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그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한화 무역부문 축산사업팀에 몸 담았다. 이곳에서 칠레산 냉장, 유럽산 냉동 돈육 수입을 추진했다. 또 육가공장을 신규 설립했고 소포장 절삭육, 양념육 생산 및 공정 효율화도 추진한 경험이 있다.

2019년부터 2020년에 식량자원팀에서 근무할 때는 미국산 우육을 확대하고 편의점 신규 채널 개발에 착수했다. CU편의점, GS편의점 등에 가공육 양념 절삭육을 입점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어 이커머스, TV쇼핑 등 비대면 판매 채널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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