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0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가 존경하는 임원 중에 넘버원."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이사가 KB국민은행으로 4년 만에 돌아왔다. 사실 본인은 물론 주변에서도 다시 친정에 복귀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했을 텐데 말 그대로 깜짝 금의환향했다. 곧바로 국민은행 지인들에게 어떤 분이냐고 묻자 다양한 말들이 돌아왔다. 정리하자면 크게 두 가지로 모인다. 정말 깜짝 놀랐다는 게 첫 번째고, 매우 좋은 선배 혹은 상사라는 게 두 번째다.
깜짝 놀랐다는 건 그만큼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는 얘긴데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사실 예측 가능한 인사와 그렇지 않은 깜짝 인사는 모두 장단점이 분명하다.
당연하게도 인사엔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인사는 메시지다. 인사 원칙엔 조직의 목적과 지향하는 가치가 담긴다. 예상할 수 있는 인사 결정이어야 임직원들도 혼란 없이 받아들이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다. 근속 몇 년이면 승진하고 또 어느 곳에서 어떤 형태로 일할 지를 미리 안다는 건 자연스럽게 조직에 안정을 준다. 승진을 위해 줄서는 소모전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인사에 공식이나 규칙이 있는 건 좋지 않다. 뻔한 인사, 딱 예상한 만큼의 인사가 있는 조직은 자연스럽게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KB금융은 이번에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공식을 깨고 다른 은행들과 다른 방향을 보여줬다. 세대 교체가 최고의 미덕으로 여겨지고 보도자료를 통해 모두가 젊은 행장을 강조하는 금융권에서 역방향을 선택했다.
KB금융에선 거의 사라졌지만 은행 부행장이나 지주 부사장이 계열사 대표로 갈 경우 사실상 '커리어가 끝났다'고 보는 분위기가 팽배했는데 이 역시 단번에 뒤집었다. 바꿔말하면 나이가 차서 계열사 대표로 가더라도 가서 잘만 한다면 다시 돌아와서 조직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줬다.
당연히 계열사 구성원들에게도 좋다. 자신들의 대표이사 자리가 그저 막바지 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는 게 증명됐기 때문이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각 계열사 대표들에겐 행장이라는 목표를 향해 매진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동기가 부여된다.
물론 이 행장 후보에 대한 안팎의 평가도 따로 떼어놓고 볼 수 없다. 상사나 선배를 존경하기 쉽지 않은 세상에서 후배의 존경 일순위라니. 어떤 사람일지 자세히 묻지 않아도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지인의 말을 정확히 따오자면 "숫자에 밝고 합리적이며 격식을 따지지 않고 대단하신 분"이라고 했다. 행장에 선임된 이 후보에게도 축하를 보낼 일이지만 좋은 수장을 맞은 국민은행에게도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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