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1203 비상계엄 후폭풍]계엄사태에 더 얼어붙은 미술시장미술품 구매수요 위축, 신용기반 거래 경색…원화가치 하락에 해외작품 반입 타격

서은내 기자공개 2024-12-18 07:42:04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미술품 유통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가뜩이나 시장 경기가 이전같지 못한 상황에서 미술품 구매 수요는 더 위축되는 분위기다. 신용을 기반으로 한 상당수 중간 유통업자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경색을 나타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해외로부터 작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화랑들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11일 갤러리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따라 금융시장에 충격이 전해진 이후 국내 미술시장까지 그 여파가 뒤따르고 있다. 미술품 구매 행위는 통상 계획된 예산이 아닌 자산가 또는 기관의 잉여 자금에 기반해 이뤄지는 특성이 있다. 이같은 구매 수요가 위축되면서 상당수 미술품 거래들이 지연되거나 중단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연말이 되면 많은 갤러리들이 12월 전시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같은 미술계 행사들도 예년과 같지 않은 상황이다. 한 미술업계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불안정하다보니 잉여자금의 흐름이 얼어붙었다"며 "환율 급등으로 해외에서 작품을 들여오기도 어려워진데에다 작품이 판매돼야 돈이 융통되는데 그렇지 못해 미술시장이 올스톱됐다"고 말했다.

미술시장의 유통구조를 보면 자본력이 있는 구매자와 작품을 판매하는 소장자 간 직거래가 아닌, 중간 유통업자를 거친 거래물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보통 이같은 거래는 실물이 없이 신용을 기반으로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기도 한다. 중간 위탁 또는 중개업자들이 마진을 취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 하에서 지금처럼 시장 불안정성이 높아지면 한꺼번에 여러 단계의 거래들이 중단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한 미술품 중간 거래업체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예정된 작품 구매를 진행하는 계약의 경우라면 상관이 없으나 그렇지 않은 신용거래는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 환율 상승 해외 작품 교류 직격탄

환율이 출렁이면서 해외로부터 작품을 반입해오는 업체들에도 영향이 큰 상황이다. 통상 작품 가격은 달러로 표시되는데 환율이 급증하면 원화 기준 작품 가격이 크게 오르는 상황이 빚어진다. 환율이 상승한 채로 유지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변동성이 커지면 작품 교류에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해외 미술품 거래는 계약과 송금에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환율의 안정성이 기반돼야 한다. 해외로부터 작품 구매를 검토 중인 경우 지금처럼 환율이 불안정해지면 장기간 추세를 관망할 수 밖에 없어 거래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한 갤러리 대표는 "해외작가나 해외시장을 끼지 않고 자체적으로만 움직이는 갤러리들은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갤러리와 관계사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내년에 계획 중인 해외 아트페어에서는 달러가치가 오른 달러만큼 더 큰 비용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외 아트페어 결과, 경매시장 지표에 반영 촉각

정성적인 면에서 미술계에 계엄사태가 미치는 여파도 적지 않다. 한 미술계 관계자는 "예술 분야는 국격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한국 작가들의 외국 진출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며 "원래도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았기 때문에 국가 상황과 맞물린 부정적인 여파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 해외 아트페어에 참여한 갤러리들은 국내 정세에 따른 미술시장의 분위기 변화를 더 체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아트바젤, 언타이틀드 아트 마이애미 비치 등 아트페어에 국내 다수 화랑들이 참여했다.

해당 페어에 참여한 국내 갤러리 대표는 "갤러리 부스 명판에 서울이 쓰여있어 지나가는 모든 관람객, 갤러리스트, 작가들이 한국 상황이 괜찮은지 물어보고 지나갔다"며 "페어출품 작들의 가격이 달러로 표시되고 환율 변동분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갤러리 입장에서 긍정적이었으나 내년부터는 비용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술시장의 상황을 빠르게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는 아트페어의 분위기와 함께 경매 결과를 꼽는다. 갤러리가 중심이 된 화랑업계의 거래 분위기가 아트페어에서 드러나는 반면 공개 경매시장의 낙찰거래 결과는 2차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다. 12월 중순 양대 옥션사들의 경매에도 현 시장상황이 어느 정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