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여성패션 분사’ 세정, 오너2세 책임경영 시험대대표이사로 이사회 참여 눈길, 그룹 키맨들 '총집결'
변세영 기자공개 2024-12-18 08:07:0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 패션기업 주식회사 세정이 여성복 사업을 분사해 새롭게 태어났다. 여성패션 비즈니스 재건에 나서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특히 세정그룹은 2021년을 기점으로 전문경영인 체제에 돌입했는데 여성패션만큼은 오너가 다시금 지휘봉을 잡고 책임경영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패션업계에 따르면 ㈜세정은 이달 1일 자로 올리비아로렌을 비롯한 여성복 사업 떼어내 분사했다. 새로 출범한 법인명은 오뷔엘알(OVLR)로 ㈜세정의 100% 자회사로 위치한다.
1974년 출범한 세정그룹은 지주사 격 법인인 ㈜세정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 토종 패션기업이다. 남성복 인디안을 시작으로 여성복 올리비아로렌, 브랜드 편집숍 웰메이드 등이 히트치면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다 2010년대 중반부터 온라인 패션시장이 커지자 사세가 축소된 상황이다. 지난해 ㈜세정의 매출액은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 속 여성패션 사업을 떼어낸 배경에는 ‘여성복’만큼은 재부흥시키겠다는 결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분사와 함께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해 효율성을 높이고 타 패션기업들과 협업 등도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특히 오뷔엘알은 세정그룹 창업주 박순호 회장의 딸인 오너2세 박이라 사장이 직접 총대를 멨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박 사장이 오뷔엘알 대표이사로 직접 나선 것이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박이라 사장은 지주사인 ㈜세정의 이사회에는 등재돼 있지 않지만 오뷔엘알 사내이사에는 이름을 올린 상태다.
㈜세정은 지난 2021년 역대 처음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장기간 이뤄진 박순호 회장의 오너경영에서 탈피해 능력 있는 임원들에게 회사 경영을 맡긴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여성패션만큼은 박이라 사장의 경영 의지가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박 사장이 ㈜세정의 여성복 디자인 최종 디렉팅을 도맡는 등 주도적으로 운영해 온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오너로서 여성패션 사업의 책임경영을 도모하고자 오뷔엘알 대표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사장을 보좌해 오뷔엘알을 이끌어 갈 이사진 면면을 살펴보면 모회사인 ㈜세정의 DNA가 그대로 이식됐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김송우 ㈜세정 대표와 정환욱 법무지원 실장이 각각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감사로는 김송우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는 이주형 대표가 등재돼 다시 의기투합에 나선 모습이다
김 대표는 2012년 세정 전략기획실에 합류해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브랜드기획실 담당 임원과 세정I&C 대표이사를 겸직 중이다. 이 대표는 2001년 세정 회계팀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재무관리실장 등을 역임한 재무통이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부와 부실 관계사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리딩하며 효율화를 주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박이라 사장이 직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여성복 홍보에 나설 만큼 관심과 애정이 크다”라면서 “분사를 주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다시 지휘봉을 잡은 것도 이런 배경이 있지 않았겠느냐”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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