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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공매도 저승사자 왔다'…뉴노멀 된 '팀장→국장' 직행 인사박재영 자본시장감독국 팀장, 3S에서 부국장 건너뛴 파격 승진…공채 5기 부서장 등장

김보겸 기자공개 2024-12-13 12:57:09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2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금융감독원 인사 때마다 피감기관들의 시선은 국·실장급 면면에 쏠린다. 이슈가 생길 때마다 증권사 등 금융사 실무진들이 대면해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부서장인 만큼 해당 국·실장의 생년월일, 출신 학교 등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하는 시기다.

그 중에서도 올해 특히 주목을 받은 이는 공매도특별조사단 실장 직위를 부여받은 박재영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이다. 공매도를 하루빨리 재개하길 원하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매도 저승사자로 통한다. 불법 공매도 차단을 위한 시스템 마련이 먼저라는 완고한 입장을 고집하는 까닭이다. 이런 모습이 불법 공매도 적발을 위한 시스템 구축부터 재개를 위한 여건 마련까지 공매도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팀장의 승진은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의 성과주의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팀장에서 부국장을 거치지 않고 실장으로 직행한 데다 3S급에서 2S급을 건너뛴 파격 인사이기 때문이다.


이 원장 체제의 금감원 인사에서 팀장에서 부국장을 거치지 않고 국장으로 바로 승진하는 사례가 뉴노멀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부서장 승진 대상이 공채 5기까지 올라간 데다 6기 역시 부서장의 문턱까지 가는 등 빠르게 승진 대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금감원 연말 정기인사에선 41명 중 37명이 팀장에서 국·실장 지위를 부여받았다. 금감원 내부 팀장급 이상 인사체계는 3J와 3S, 2S와 부국장 그리고 부서장으로 분류된다. 이 원장 체제 이전의 금감원에선 팀장에서 부국장을 거쳐 부서장으로 승진하는 과정을 밟았다. 하지만 이 원장 취임 직후인 지난 2022년 8월 수시인사에서부터 변화가 생겼다.

3S급 팀장이 부서장으로 직행하는 파격 인사도 단행됐다.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박재영 팀장은 1973년생으로 금감원 공채 3기다. 지난해 11월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한국거래소가 공매도 중앙점검시스템(NSDS)을 구축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기관들로 하여금 매도할 수 있는 주식 정보를 실시간으로 산출해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체제를 구축하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공매도 재개 여건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는 물론 공매도 주문을 수탁받는 증권사 PBS 실무진들과도 의견 조율에 앞장섰다. 업계에선 박 팀장과의 미팅 때마다 설득이 까다로운 탓에 진땀을 뺀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박 팀장 외에도 3S급 팀장들이 새로 개편된 부서에 대거 발탁됐다. 보험상품 감독 업무를 일원화하기 위해 신설된 보험계리상품감독국의 초대 국장으로는 3S 팀장이던 이권홍 보험감독국 팀장이 임명됐다. 또 보험검사3국장으로는 김재갑 은행검사2국 팀장이 발탁됐다. 금감원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보험판매채널의 불건전 영업실태 점검에 검사역량을 집중하겠다며 보험검사3국 내 기존 4개이던 검사팀을 5개로 늘렸다.

공채 5기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회계감리2국장으로는 장영심 인사연수국 팀장이, 조사3국장으로는 장정훈 조사1국 팀장이 승진했다. 법무국장 자리에는 최정환 분쟁조정3국 팀장이 발탁되며 공채 5기가 주요 부서장을 차지했다. 공채 4기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첫 부서장을 배출한 후 불과 1년 만에 5기로 승진 대상이 확대됐다.

공채 6기에서도 실장급 승진 사례가 나왔다. 유석호 자산운용기획조정팀장이 실장급으로 승급하며 충청남도청 파견이 결정됐다.


넓게는 공채 6기까지 승진 대상을 넓히며 연말 인사에서도 파격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파격 인사의 신호는 지난 11월 수시인사에서 이미 나왔다. 가상자산조사국장 해임이 대표적 사례다. 이 원장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국장을 중도 교체하는 등 업무 성과와 부서 운영 능력을 인사의 핵심 기준으로 삼아 왔다.

가상자산조사국장은 지난 9월 인사에서 공채 2기로 교체됐다. 조직원간 업무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나 인사 규정상 상급자를 업무에서 배제한 것이다. 해당 국장은 조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직 해임됐다.

이번 광폭 교체를 두고는 세대 간 반응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공채 1기가 부서장에 등장한 지 2년 4개월 만에 5기까지 부서장 승진자가 나오며 아직 승진하지 못한 공채 기수들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팀장급 이하 직원들은 세대교체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보임에서 해지된 이들은 물론 불만이 많을 수 있지만 공채 기수나 나이를 불문하고 능력 위주의 인사는 앞으로도 주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승진 속도가 빨라진 만큼 동기들 사이에서 선두를 유지하지 못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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