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VC 이사회 분석]아주IB투자, 등기임원 3분의 1은 그룹 인사8명 중 3명, 아주그룹 유일 상장사…문규영 회장이 의장 겸직
김지효 기자공개 2024-12-27 08:16:20
[편집자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은 정보 공개에 유독 민감하다. 수백여개의 PE와 VC 가운데 국내 증시에 19곳만 상장돼 있는 이유다. 이들은 정보를 공개해서라도 시장에서 자금을 모으고 일반 투자자들과 접점을 늘리겠다는 의지다. 상장 이후에는 투명한 이사회 운영, 정보 제공, 공정한 이익 분배 등 주주들을 위한 책무도 뒤따른다. THE CFO는 상장 VC들을 중심으로 이사회 운영 현황과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0:1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주IB투자는 현재 국내 상장된 VC 가운데 총운용자산(AUM)이 가장 많은 하우스다. 프라이빗에쿼티(PE) 투자까지 사업을 확대하면서 운용자산이 크게 늘었다. 더벨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아주IB투자의 AUM은 2조3474억원에 이른다.아주IB투자는 국내 최초 벤처캐피탈(VC)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1974년 한국과학기술원(KIST)가 전액 출자해 설립한 한국기술진흥(K-TAC)이 전신으로 기보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5년 정부가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보캐피탈도 매각 대상이 됐고 2008년 아주그룹의 품에 안겼다.
아주그룹은 아주IB투자를 인수한 이후부터 계열사 임원들을 비상근 임원으로 겸직시키며 아주IB투자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아주그룹의 지주사인 ㈜아주가 아주IB투자 지분 60.52%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다. 아주IB투자는 아주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다.
◇아주그룹 임원 대거 포진, 여러 분야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
아주IB투자 이사회는 아주그룹 구성원들이 대거 포진해있다. 총 8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사내이사는 김지원 대표이사 1명에 불과하다. 기타비상무이사가 4명, 사외이사가 3명으로 비상근 이사가 이사회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기타비상무이사 4명 가운데 3명이 아주그룹 소속이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과 유재형 아주컨티뉴엄(구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 이황철 아주 대표이사 등이다. 문 회장은 아주그룹의 모태인 아주산업을 설립한 문태식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아주그룹은 2007년 계열분리를 통해 장남인 문규영 회장이 아주그룹을, 차남인 문재영 회장이 신아주그룹을, 삼남인 문덕영 AJ네트웍스 부회장이 AJ그룹을 각각 이끌고 있다. 문 회장은 아주IB투자를 인수한 직후부터 줄곧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의장도 그가 맡고 있다.
이황철 아주 대표이사는 올해 3월 정기주총에서 신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앞서 사내이사로 재직 중이던 최용진 부문장이 등기임원에서 내려오면서 생긴 빈 자리를 이 대표가 채웠다. 유재형 아주컨티뉴엄 대표는 2019년부터 아주IB투자 이사회에 참여해 왔다.
나머지 한 명은 황규민 법무법인 한결 소속 변호사다. 황 변호사는 아주그룹 소속은 아니다. 하지만 아주IB투자가 법무법인 한결에 법률 자문 등의 업무를 맡기게 되면서 업무적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해 사외이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고 아주IB투자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외이사 3인은 각기 다른 전문성을 가진 인물들로 선임했다. 윤석진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은 1988년부터 KIST에 몸담으며 과학분야에 종사해왔다. 그는 연세대에서 전기공학 학사부터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창수 고려대 의과대학교수는 바이오분야 전문가다. 고려대에서 의학 학사, 정신건강의학 석사, 정신약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듀크대학교 대학원에서 보건과학 석사까지 받았다. 현재 대한정신약물학회장이기도 하다. 엄영호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무 분야에서 한 우물을 팠다.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대에서 재무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뉴욕대 스턴스쿨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투자 등 업무에 도움을 받기 위해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이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아주IB투자는 반도체 부품, 헬스케어, 바이오테크 등 다양한 기술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있다.
◇상장 이후 해마다 배당, 배당성향 25% 유지 방침
아주IB투자는 상장한 2018년 회계연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일정치 않았다. 2018 회계연도부터 2021년 회계연도까지는 주당 배당금이 해마다 늘었다. 2018년 주당 25원이었던 배당금은 2021년 100원까지 증가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주당 20원으로 급감했다. 2023년 회계연도에는 주당 50원을 배당하기는 했으나 배당금이 가장 많았던 2021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주당 배당금이 들쭉날쭉한 이유는 아주IB투자가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배당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아주IB투자는 2020년을 제외하고는 배당성향 25% 이상을 유지해왔다. 2018년과 2019년 회계연도에는 배당성향 25%를, 2021년에는 30%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배당성향이 120%를 보였다. 순이익을 넘어서는 규모로 배당을 했다는 의미다. 그 해 아주IB투자는 순이익이 20억원에 그쳤다. 상장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하지만 배당금으로는 총 23억6000여만원을 썼다. 그간 쌓아뒀던 이익잉여금까지 끌어와 배당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23년 회계연도에는 전년 대비 700% 급증한 순이익을 거두며 배당성향은 다시 36% 수준으로 복귀했다. 순이익 감소로 기형적인 배당성향을 보인 2022년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아주IB투자 측은 순이익과 투자시장의 자금 상황을 고려해 배당금을 조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주IB투자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배당금에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배당성향 25%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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