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 강조한 건 [2025 승부수]'신뢰'와 '동행' 재차 강조…실적 목표보다는 조직문화 중심의 취임사
조은아 기자공개 2025-01-03 09:08:5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환주 은행장이 KB국민은행의 제9대 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이 행장은 내부에서 신망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다시 행장으로 국민은행에 돌아온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임직원들이 반겼던 것으로도 알려진다.이 행장의 취임사 곳곳에서 다시 찾은 국민은행에 대한 애정이 드러났다. 올해 쉽지 않은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위기를 강조하고 채찍을 들기보다는 '내가 만들고 싶은 국민은행'을 꼼꼼하게 담았다. 경영 실적이나 전략 방향에 대한 구체적 목표는 제시하지 않았다.
◇"금융상품 아닌 신뢰를 파는 은행 만들자"
이 행장은 2일 취임사를 통해 여러 차례 '신뢰'와 '동행'을 강조했다. 그는 앞서 내정된 직후 첫 출근길, 기자들과 만났을 때도 신뢰를 다섯 차례나 강조한 바 있다. 이 행장은 "30여 년 넘게 KB와 함께 하면서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행만큼 강하고 소중한 것이 없다는 것을 경험했고 실천하려 노력해 왔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국민은행만의 새로운 동행을 위한 4가지 메시지를 제시했다. 우선 단순히 금융상품을 파는 은행을 넘어 고객과 사회에 '신뢰를 파는 은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새로고침'의 방식으로 오늘의 국민은행을 직시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했다. 리테일, 기업금융, WM, CIB, 자본시장, 디지털 등 각 비즈니스가 지향하는 목적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을 본질적인 측면에서 통찰하며 재정의하고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KB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찾아 목적에 집중하고, 목적 달성에 최적의 수단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행장은 "지금처럼 대부분의 경쟁자들과 전략 방향이 대동소이한 상황에서는 작은 차이가 모여 큰 차이를 만들고, 작은 차이를 만들어 내는 실행력이 경쟁에서의 승부를 가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 행장은 조화와 균형을 통해 성장하는 은행을 강조했다. 그는 "언제든지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자율과 규율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편향과 쏠림을 지양하며 균형된 사고를 실천하는 국민은행을 만들어 가자"고도 말했다.

취임 첫날인 만큼 이 행장은 국민은행 임직원들에게 구체적 목표나 경영 전략을 공유하지는 않았다. 큰 그림만 제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4년 만에 돌아온 이환주 행장에겐 만만치 않은 과제가 산적해있다. 전임 이재근 행장 시절 보여준 성장세를 이어가야 하는 부담 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행장은 재직 중 탁월한 영업 실적을 냈고 2023년 KB금융이 순이익 1위 '리딩금융' 자리에 오르는 데 일조했다. 지난해는 홍콩H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여파로 부침이 있었으나 뒷심을 발휘하며 호실적을 이어갔다.
특히 올해 경영환경이 그 어느때보다 불안정하다는 점은 새롭게 출발선에 선 이 행장에게 아쉬운 점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의 경우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대마진을 높였지만 순이자마진(NIM)은 상반기 내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환율도 문제다. 급락한 원화 값으로 올해 은행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 행장이 이끌 국민은행의 전략 방향은 지난해 말 발표된 조직개편을 통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정도영업, 슬림화, AI(인공지능) 활용이라는 3가지 키워드로 2025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준법감시인 산하에 상시감시, 책무관리 전담조직을 별도로 설치했고 인사평가 항목에 내부통제 지표를 신설했다. 조직도 과감하게 줄였다. 기존 31본부 139부 체제를 27본부 117부 체제로 슬림화했다. 이밖에 생성형 AI 등 금융권의 AI 활용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금융AI센터를 1, 2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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