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그룹 '손절' SK, 풋옵션 '있으나 마나' 투자 당시 안전장치 확보 불구 30% 손실 발생, 앞선 투자손실 마산그룹도 풋옵션 행사못해
이영호 기자공개 2025-01-17 10:11:52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4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과거 공격적으로 단행했던 동남아시아 투자에서 줄줄이 쓴맛을 보고 있다. 특히 SK의 베트남 대표적인 투자처로 빈그룹과 마산그룹이 꼽혔다.두 투자처는 수익률 면에서 낙제 평가를 받고 있다. 최창원 의장이 주도하는 그룹 리밸런싱 칼날을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번에 SK그룹은 빈그룹 지분을 일부 매각했는데 이 과정에서 풋옵션을 행사했는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결과적으로 SK는 빈그룹 지분 정리 과정에서 풋옵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는 최근 빈그룹 주식 5080만주를 매각했다. SK그룹의 빈그룹 지분율도 6.05%에서 4.72%로 낮아졌다. 빈그룹 4대 주요 주주로 자리했으나 지분이 줄어들며 주요주주 명단에서 제외됐다. 장외거래가 이뤄졌고 매각대금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매각 시점 기준 빈그룹 주가가 투자 당시보다 60%가량 떨어졌으나 환율 영향으로 실제 SK 측 손실률은 30% 수준으로 추산된다.
SK그룹은 빈그룹 투자에 대한 풋옵션을 들고 있었다.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투자 안전장치가 결국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풋옵션이 발동됐다면 빈그룹이 SK 보유 지분을 되사들여야 하는 수순이었다. SK 보유 지분은 빈그룹이 사가는 대신 장외에서 기관투자자들에게 팔렸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현지 주가 기준 60%라는 대규모 손실이 났다는 점에서 어떠한 하방 장치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SK그룹은 지난해 11월 마산그룹 지분 5.05%도 정리했다. 마산그룹 지분율 역시 8.72%에서 3.67%로 떨어졌다. 마산그룹 지분 매각 대금 역시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SK그룹은 마산그룹에 대해서도 풋옵션 조항을 갖고 있었는데, 풋옵션을 발동하는 대신 협의를 거쳐 원금은 회수했다는 후문이다.
마산그룹과 빈그룹 모두 2023년경부터 지분 '손절설'이 돌던 곳이다. 두 기업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탓이다. SK그룹은 투자 당시 원금보전 수준의 풋옵션을 확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이 빈그룹에 대해선 원금조차 건지지 못하면서 풋옵션이 발동하지 않은 배경에도 눈길 쏠린다.
이미 IB업계에선 SK가 실제 풋옵션이 쓸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었다. 마산그룹과의 풋옵션 협상에서도 풋옵션을 감당할 회사의 재무 여건이 관건이었던 만큼, 빈그룹 역시 풋옵션을 받아줄 현금 여력이 있는지가 주요 변수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빈그룹이 풋옵션을 거부하면 SK도 대응책이 마땅찮을 것이란 예상까지 돌았다. 일각에선 풋옵션이 일부 지분에만 제한적으로 걸려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수 업계 관계자는 "빈그룹 투자에 풋옵션을 설정했지만 현지 투자시장 풍토 등을 감안할 때 SK가 풋옵션을 실제 실행할 수 있을진 미지수였다"며 "SK가 투자처로부터 풋옵션을 챙기는 게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동남아 투자 첨병은 'SK동남아투자법인(SK South East Asia Investment Pte. Ltd)'이다. 최태원 회장이 그룹을 이끌던 2018년 설립된 곳으로 계열사 출자금만 10억 달러 이상이 SK동남아투자법인에 모였다. SK 인베스트먼트 비나 Ⅱ는 SK동남아투자법인이 빈 그룹 투자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K동남아투자법인의 대표 투자처가 2018년 마산그룹(4억7000만달러), 2019년 빈그룹(10억달러)이다. 국민연금공단과 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투자자(FI)도 양사 투자에 동참해 이해관계가 얽혔다. 풋옵션 발동 여부는 FI 투자 성과와도 직결될 수 있어 잔여 지분 엑시트 전략도 주목된다.
SK그룹은 마산·빈그룹 투자 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풋옵션 여부를 포함해서 딜 구조와 관련해선 확인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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