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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포트폴리오 점검]'슈퍼사이클' 효과, 선박 종류따라 '온도차'①호황기 LNG선, 고개드는 둔화 우려…특수선·VLAC 성장 기대

허인혜 기자공개 2025-02-03 09:22:35

[편집자주]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호황의 수혜가 모든 조선사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70년대·00년대 찾아온 1·2차 슈퍼사이클과는 다르다. 선박의 폭이 넓어진 만큼 글로벌 수요와 공급도 부문별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공통적으로 저가 수주 시대를 끝내고 고마진 선박으로 도크를 채웠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각자의 세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따라서 이번 호황기 선종별 수주량을 예측하고 각사별 주요 포트폴리오를 진단하면 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더벨이 국내외 기관과 업계가 조망한 조선업계 수주 전망을 살펴보고 각사별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4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 호황기는 전세계적 현상이지만 기업별 효과는 다르게 나타났다. 조선사마다 강점을 지닌 선종이 달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선을 중심으로 일감을 확보했다. 상대적으로 컨테이너선 시장에서는 중국에 밀렸다.

시장 안팎에서는 조선업 호황기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NG선 수요도 유지될 것으로 봤다. 다만 수요가 2027년 이후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LNG선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짠 국내 조선사들이 발주 감소 등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법은 포트폴리오 분산이다. 특수선과 암모니아 운반선(VLAC) 비중 확대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컨테이너선과 탱커선의 경쟁력이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은 이어진다"

국내외 리서치 기관과 글로벌 조선업계의 공통 견해는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은 이어진다'다. 더 잘 될 것이라는 의견과 현상 유지에 머무르거나 소폭 하락한다는 예측이 맞붙지만 기준점은 역대 최대치였던 2024년 신조선가와 수주액이다. 만약 신조 수요가 줄어들더라도 호황 구간을 벗어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짧아진 선박 교체주기와 늘어난 물동량, 그에 따라 높아진 신조선가지수가 근거다.

특히 국내는 밝은 전망이 주를 이룬다.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 때문이다. 보수적으로 점친 곳도 전년 국내 조선업계 수주액 대비 올해 수주액이 비등한 수준일 것으로 봤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말 출간한 '해운·조선업 2025년 전망'에서 2025년 수주액은 전년 대비 1.6% 하락한 310억달러 수준일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들은 조금 더 희망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 산하 조선 3사는 올해 수주 목표치를 전년 목표치보다 33.7% 높였다. 큰 형님인 HD현대중공업의 전망이 가장 밝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대형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수주 계약이 예고돼 있다.

증권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역시 제품 믹스개선이 가장 큰 이유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리포트를 통해 2024년은 조선업계 실적랠리의 예고편에 불과하다며 2025년 성장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봤다. 2027년까지 국내 조선5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약 7조2000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86% 증가할 것으로 점쳤다.

◇LNG선 호황 이어질까…당장은 '예스', 앞으로는

호황기가 이어진다고 해도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선박이 한정적이던 과거 호황기와 선종이 다변화된 지금의 호황기가 달라서다. 이번 호황기의 수혜는 기업과 국가별로 다르게 반영되고 있다. 어떤 선박으로 도크를 채우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우려와 희망은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수주 포트폴리오다. 고가 선박 중심의 수주잔량을 쌓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저가 수주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한 쪽으로 치우친 포트폴리오가 구성됐다는 점도 지적을 받는다.


국내 조선업계가 강한 선종은 액화천연가스(LNG)선이다. 당분간은 이 강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국내 조선업계 호황을 이끈 선종도 LNG선이다. 지난해 3분기를 기준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누적 수주한 LNG선 규모는 383만CGT(표준선 환산톤수)으로 전체 수주량의 45.6%에 달한다.

문제는 LNG선의 수요도 언젠가는 꺾인다는 점이다. 블룸버그NEF(BNEF)는 LNG 과잉생산 전망 등을 근거로 2026년까지 LNG 선박 수요가 크게 증가하다가 2027년부터 둔화할 것으로 봤다. 2028년 이후에는 LNG선 선복량 증가율이 5% 이하로 둔화되리라고 점쳤다. 선복량이 줄면 필요 선박도 당연히 축소된다. 일본 선사들의 선대 확대 등을 근거로 LNG선 호황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길어도 2030년까지의 희망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2월 리포트를 통해 "국내 조선사들은 지금까지 LNG선을 집중수주하며 일감을 확보하였으나, 동시에 대형 컨테이너선이나 탱커 등 타 선종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잃었다"며 "향후 5~6년간 LNG선의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발주 감소에 대비한 수주 선종 다각화 등 대응책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우려는 지표로 증명된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수주 물량은 6581만CGT으로 집계됐다. 이중 우리나라 조선사들이 차지한 물량은 17%에 그친다. 중국이 저가 전략으로 치고 나오면서다. 점유율 격차가 전년 기준 54%포인트(p)까지 확대됐다. 내실만 따져 무시하기는 어려운 수치다.


◇LNG선 둔화 대응할 재료는…특수선·VLAC 성장 기대

결국 국내 조선업계의 과제는 두 가지다. 잘 팔렸고, 당분간 잘 팔릴 LNG선 수주잔고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당장의 숙제다. 또 하나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지다.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친환경 선박과 특수선 등의 비중 조절이 앞으로 조선사 성장과 생존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 대응책으로 주목한 건 특수선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특수선 경쟁을 이어오며 글로벌에 견줄 만한 경쟁력을 만들어 냈다. 아직까지는 특수선의 매출액이 상선을 뛰어넘지는 못하지만 각사가 내놓은 전망치는 특수선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형·친환경 선박도 놓치지 않아야 할 영토다. LNG선박 외에도 암모니아 운반선(VLAC)이 국내 조선사 수주량의 상당수를 채우고 있다. 글로벌 수주량의 7할 이상을 우리나라가 채우고 있어 아직 중국이나 일본이 넘보지 못하는 영역으로 꼽힌다. LCO2(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도 신규 진출지다.

컨테이너선과 탱커선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조선사들은 본래 두 분야에서 전통 강자로 불렸다. 최근에는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조선사들이 가격 경쟁력은 그대로 유지한 채 기술력을 따라오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린다.

산업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조선사가 컨선과 탱커선 부문에서 반격의 기회가 있다고 봤다. 중견 조선사들도 눈여겨봐야할 플레이어다. 여전히 컨선과 탱커선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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