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세아 편입 2년 쌍용건설]해외사업 시너지 안갯속…신시장 개척할까③'중남미 영토 확장' 성과 요원…진출 국가·수주 규모 제자리
박새롬 기자공개 2025-01-24 07:55:26
[편집자주]
올해로 창립 48주년을 맞은 쌍용건설은 숱한 난관을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건설업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글로벌세아그룹에 인수된 것도 그 중 하나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은 당시 쌍용건설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룹의 우산 속에서 쌍용건설은 재도약 할 수 있을까. 더벨은 글로벌세아에 인수된 이후 지난 2년간 쌍용건설의 실적·재무 변화를 비롯해 국내와 해외사업 시너지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7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건설이 글로벌세아와 시너지를 통해 해외건설 신시장을 개척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초 계열사 세아상역의 중남미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지 공장 및 도시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현지 국가 여건에 따른 수익성 문제로 신규 수주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글로벌세아와 해외진출 '시너지' 아직 준비단계…"중남미 사업 수익성 검토 중"
쌍용건설이 그룹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시장에 진출한 사례는 지난 2년간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중남미 카리브제도에 위치한 아이티의 태양광 발전 설비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 건설 공사·운영 사업을 수주한 건이다. 이는 중남미 건설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다. 다만 이후 새로운 수주는 한 건도 없었다.
당초 글로벌세아의 의류수출업체인 세아상역과 세아STX엔테크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통한 해외수주 확대가 예상됐다. 글로벌세아는 해외 의류 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현재 코스타리카와 도미니카,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여러 중남미 지역에 진출해 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최근 세 번째로 방적공장을 준공하며 입지를 키워가고 있다. 세아STX엔테크의 니카라과 태양광 설계 시공 경험도 중남미 진출 기반이 됐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세아그룹 편입은 쌍용건설의 해외건설 재도약 기회로 인식되기도 했다. 글로벌세아가 해외에 대규모 섬유·의류 공장을 지을 때 쌍용건설이 지분투자 및 시공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세계 각지에 현지법인을 운영 중인 글로벌세아의 네트워크를 건설 신시장 개척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중남미권에서 소득수준이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코스타리카 지역에서 신규사업 수주를 검토하면서 현지 시찰 등을 여러 차례 진행해 왔다.
다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현지 국가의 재원 상황으로 인해 사업 검토가 필요해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현지 재원 문제가 해결되면 쌍용건설이 본격 진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코스타리카를 제외한 다른 국가 사업도 여러가지로 검토하고 있으며, 글로벌세아와 함께 제3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불안정성도 걸림돌이다. 중남미 지역은 인프라 개발 수요가 높지만 재원 부족으로 각종 프로젝트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국가에서 원활히 진행되던 사업도 정권 변화와 함께 무산되는 등 정치적 리스크도 높은 편이다.
다만 중남미 건설시장은 경제여건 개선과 제조·플랜트 투자 증가,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중남미 건설시장은 건설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7.5% 성장한 7694억 달러를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억 달러에 그쳤던 국내 기업의 중남미 건설 신규수주액은 2023년 14억700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15억1697만 달러로 증가했다.
쌍용건설은 해외사업에서 수익성을 철저히 검토하며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인력과 언어, 협력업체 등 풀이 갖춰지지 않은 신시장 진출은 보수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 해외수주는 대부분 안정적인 도급공사 중심으로 진행해 왔기 때문에 중남미에서도 재원 지급 여력이 있는 국가 위주로 사업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 다각화 '과제'…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도 관건
과거 쌍용건설은 중동,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건설 강자'로 불렸다.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센즈 호텔과 같은 랜드마크 건축물을 준공한 실적을 바탕으로 공고한 지위를 확보해 왔다.
2019년 말 쌍용건설 전체 사업부문 수주잔고(착공사업 기준)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2.9%로 절반을 넘었다. 2015년 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된 이후 중동 중심으로 대규모 일감을 확보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하며 해외사업 부문도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53%에 달하던 해외사업 비중은 2020년 46.3%, 2021년 35.1% 등 점차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말 비중은 전체의 32%로 낮아졌다.
신규수주도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해외건설 신규수주액은 2018년 14억3546만달러로 정점을 찍고 2019년에도 3억835만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0년 4053만달러로 급감했다. 2021~2022년 1억8778만달러와 1억2100만달러에 머물렀다.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이후 2023년에는 3억8510만달러로 늘었다. 이때는 새로운 사업 수주보다는 과거 손실을 보던 사업장의 공사비 증액분이 수주액에 반영된 영향이 컸다. 기존 해외사업장이 마무리된 이후 지난해 해외수주액은 2억5000만 달러(약 3646억원)로 전년 3억8000만 달러(약 5542억원) 대비 34% 이상 감소했다.
다만 쌍용건설 관계자는 "12월 31일 두바이 이머시브 타워(Immersive Tower) 공사를 단독으로 2억3000만 달러에 수주했기 때문에 오히려 전년대비 25% 이상 증가한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수주한 사업으로는 3000억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크릭하버 지역의 고급 레지던스 '크릭 워터스(Creek Waters)' 공사와 아프리카 적도기니 사업이 있다.
쌍용건설의 해외 수주잔고(계약잔액)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하면 감소했다. 지난 2019년 말에는 계약잔액이 2억348억원, 2020년에는 1조8096억원을 기록했지만 2021~2022년에는 1조1101억원, 851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피인수 된 이후 2023년에는 1조938억원, 지난해 3분기 말 1조2198억원으로 소폭 늘긴 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진 못했다. 다만 지난해 해외수주액은 12월 말 두바이 고급 오피스 신규수주 건이 반영되지 않은 통계로, 해당 건은 올해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처럼 수주 텃밭으로 꼽히는 해외시장에서도 존재감이 줄면서 글로벌 영토 확장은 쌍용건설의 해결 과제로 꼽힌다. 중남미 시장 개척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도 향후 쌍용건설의 해외사업에 새로운 기회로 인식된다.
글로벌세아는 국제 비영리 구호단체인 코어(CORE)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전쟁으로 인한 피해 복구 관련 꾸준히 자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전쟁이 종결되면 쌍용건설을 통해 재건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후 복구에는 2033년까지 총 4862억 달러의 예산이 들 것으로 추산되며, 인프라 부분에서는 총 1480억 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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