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시대 LP 운용 전략]'안정적 캐리수익' 원하는 연기금, 채권 투자 유지한다④채권 비중 30%대 유지 전망…채권에 한해 환헤지 적용
남준우 기자/ 최재혁 기자공개 2025-01-31 08:18:25
[편집자주]
패권국가 미국의 수장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오른다.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감세 정책을 선언했다. 이는 시장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동안 매파적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4%대 중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잔치 속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왔던 국내 기관출자자(LP)들의 운용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벨에서 LP들이 중금리 시대를 맞아 어떤 운용 전략을 펼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1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기금은 공제회보다 가입자들의 생애주기가 훨씬 길다. 이에 안정성이 높은 장기투자를 추구한다. 저금리 시대에서 채권 투자 비중을 약 10%대까지 낮춘 공제회들과 달리 연기금은 여전히 30%대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다.중금리 시대로 접어든 이후에도 연기금들은 채권 투자 비중을 현재와 비슷하게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해외와 국내 비중도 큰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에 한해서는 안정성 확보를 위해 환헤지를 적용하는 만큼, 두 자산간 수익 간극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장기 투자 추구' 연기금, 채권 여전히 인기 종목
국내 주요 연기금들의 채권 자산 비중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줄어왔다. 1980년대를 전후로 설립된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은 초기만 해도 채권이 투자 자산의 100%에 육박했다. 당시에는 1~2%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자산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수익률 제고 필요성이 생기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꿰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 투자 비중이 꾸준히 줄었다. 작년 3분기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 대비 채권 투자 비중은 36.4%다. 공무원연금은 31%, 사학연금은 37.5%다.
다만 여전히 전체 포트폴리오 가운데 3분의 1 가까이를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 채권 비중을 10%대까지 낮춘 공제회들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연기금의 성격과 연관된다.
연기금은 보통 자산을 5년, 10년, 15년, 20년 등으로 구분해 투자를 이어간다. 보험사의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전략과 비슷한 개념이다. 투자 자산과 부채의 만기 수준을 맞춰야 금리 조건과 만기 불일치 등에 따라 발생하는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
공제회의 경우 급여율 이상의 수익을 내야하는 만큼 저금리 시대에서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릴 수가 없었다. 반면 연기금은 장기적인 자산 운용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방점을 둔다. 연기금이 근로자의 퇴직 시점까지 오랜 기간 운용된다는 점이 주된 이유다.
◇해외·국내 채권 투자 비중, 현상 유지 전망
만기가 짧을수록 안정적인 자산에 투자하며, 만기가 길수록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금리 수준이 낮더라도 채권 투자는 안정적인 캐리수익을 낼 수 있는 중요 자산이다. 연기금은 공제회와 달리 국채, AA등급 이상의 회사채 등 이자율이 낮더라도 안정적인 상품에 주로 투자한다.
특히 5년 만기 채권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최근 미국 5년 만기 국채의 이자율은 4.45% 선에서 형성되어 있다. 국내 회사채의 경우 AA등급 민평금리가 3% 초반선이다. 연기금 성격상 분산투자 차원에서 여전히 괜찮은 선택지다.
중금리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채권 투자에 한해서는 해외와 국내 비중을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이자율만 보면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이 100bp(basis point, 1bp=0.01%) 이상 높다.
다만 환헤지 등을 적용하면 해외와 국내 채권 간의 간극이 상당히 좁혀진다. 연기금들은 통상 높은 비율로 해외 투자 자산에 대해 '환오픈 전략'을 펼친다. 다만 채권에 한해서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다른 투자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환헤지를 적용한다. 최근 환오픈 전략을 검토 중인 사학연금도 채권에 한해서는 환헤지를 유지하고자 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연기금의 경우 분산투자 차원에서 채권 투자 비중을 30% 밑으로 낮추기는 어렵다"며 "최근 금리 수준이 지속된다면 오히려 채권 투자하기 좋은 환경인 만큼 현재 투자 비중과 큰 차이 없이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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