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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시대 LP 운용 전략]연기금·공제회, 달러 강세 속 환헤지 전략 '제각각'②연기금, '환오픈 전략' 유지…공제회, 환헤지 비중 점진적 축소 분위기

남준우 기자/ 최재혁 기자공개 2025-01-23 08:06:12

[편집자주]

패권국가 미국의 수장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오른다.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감세 정책을 선언했다. 이는 시장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동안 매파적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4%대 중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잔치 속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왔던 국내 기관출자자(LP)들의 운용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벨에서 LP들이 중금리 시대를 맞아 어떤 운용 전략을 펼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1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에 따른 혜택을 누리기 위한 국내 기관투자자(LP)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오픈 전략을 펼치는 연기금들은 기존 방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연기금들은 혹시나 모를 환율 리스크에 일부 자산에 대해서는 '전략적 헤지'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그동안 환헤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공제회들은 최근 적극적으로 환오픈 비중을 늘려나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취임 첫 주 원/달러 환율 밴드 '1430~1480원' 예상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취임 연설은 한국 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에 진행된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재집권 이후 당분간은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달러 강세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원인은 미국 경제 지표 호조다. 미국의 작년 12월 산업생산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급증세를 나타냈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12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9% 늘었다. 작년 2월(+1.2%) 이후 가장 큰 증가세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취임 이후 보편 관세 등 여러 정책 발표에 대한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이 쉽사리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취임 첫 주 원/달러 환율 밴드를 '1430~1480원'으로 예측했다.

고환율 시대에 접어들면서 연기금과 공제회 등 LP들은 저마다 대응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LP들이 환율 상승 기조에 따른 혜택을 최대한 누리기 위한 조치들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최대 LP인 국민연금의 경우 고환율 시대에 맞춰 해외투자 확대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자산 투자를 위해 국내 외환시장에서 사들인 달러는 작년 상반기 평균 월 20억~30억 달러 수준이었다.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환율 '무헤지 정책(Zero Hedge Policy)'을 펼치는 기관이다. 환율 변동에 따른 환위험을 피하기 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해두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수익률을 환율 변동에 노출시켜 환율이 상승할 때 원화 환산 수익 증가 혜택을 볼 수 있는 ‘0% 환헤지(100% 환오픈)' 전략을 취하고 있다.

<출처=Google Finance>

◇사학연금, 채권은 일부 환헤지 검토

국민연금 뿐만 아니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은 그동안 환오픈 전략을 펼친 덕에 원화 환산 수익 증가 효과를 누리는 분위기다. 연기금 대부분이 작년에 자산별로 5~10% 가량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연기금들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략적 환헤지' 비중을 어느 정도로 둬야할 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전략적 환헤지’란 해외 자산 중 환율 변동에 노출하지 않는 자산 비중을 10%까지 높이는 방식을 뜻한다.

달러를 높은 가격에 조달했는데, 향후 가격이 안정되면 해외 투자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취지에서 전략적 환헤지를 실시한다. 사학연금의 경우 안정적인 수익이 필요한 채권에 대해서는 일부 환헤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반면 공제회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공제회는 은행처럼 고객들에게 원금과 이자를 줘야 하는 기관이라 대체적으로 40~50% 가량을 헤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예기치 못한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다만 환율 상승 지속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몇몇 공제회들은 환오픈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경우 향후 5년간 환오픈 비중을 20%씩 늘려나가 최종적으로 100% 환오픈을 목표로 설정했다. 교직원공제회도 채권 자산 중 80%에 대해 적용하던 환헤지 전략을 올해 30% 수준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다만 연기금이나 공제회들 각각의 성향에 따라 환헤지 비중을 어느 정도로 둬야할 지는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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