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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시대 LP 운용 전략]고점·저점 불분명한 주식 투자 '딜레마'⑥'바이퍼케이션' 기조 속 미국 주식 투자 의견 엇갈려

최재혁 기자/ 남준우 기자공개 2025-02-04 08:14:33

[편집자주]

패권국가 미국의 수장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오른다.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감세 정책을 선언했다. 이는 시장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동안 매파적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4%대 중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잔치 속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왔던 국내 기관출자자(LP)들의 운용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벨에서 LP들이 중금리 시대를 맞아 어떤 운용 전략을 펼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07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금리 기조 속에서 연기금과 공제회의 주식 투자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미국 주식의 경우 이미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과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는 주장이 맞서는 상황이다. 기관별 자산 배분도 이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 주식 투자에 대한 비중은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보통 하락장에서 저점 매수를 해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기업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해외 주식 비중 늘리는 연기금, 대체투자 바라보는 공제회

국내 주요 연기금, 특히 국민연금은 전체 운용 자산 중 주식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2002년 11.6%에 그쳤던 주식 비중은 2010년대 30%를 넘어선 뒤 2024년 48.4%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채권의 비중은 87%에서 37.4%로 감소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대수익률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한계를 보인 탓이다. 수급자 증가에 따른 연금 지급 부담도 커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운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2025년 국민연금의 투자 목표 비중에 따르면 해외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은 전년 대비 2.9%p, 0.5%p 증가했다. 반면 국내주식과 국내채권은 각각 0.5%p, 2.9%p 감소했다. 국내주식의 몫이 대체투자로, 국내채권 비중이 해외주식으로 넘어간 셈이다.

반면 공제회는 주식의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2010년대 25%에 달했던 행정공제회의 주식 투자 비중은 지난해 8.1%로 감소했다. 주요 공제회 중 전체 자산에서 주식의 비중을 10% 이상 할당한 기관은 소방공제회(18.3%)와 교직원공제회(17.4%)뿐이다.

연기금에 비해 공제회는 시장 변동성에 맞춰 유연하게 자산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만큼, 주식투자 비중과 대체투자 비중을 조율해서 운용하는 경향이 있다. 대체투자가 수익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식의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뉴노멀된 '바이퍼케이션', 불확실성 높아졌다

자산 배분 현황에서 알 수 있듯, 연기금과 공제회 모두 주식 투자에서 '미국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해의 경우 미국 투자 비중이 높은 기관일 수록 높은 수익률을 거뒀을 거라는 평가다.

올해 미국 주식 시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기관은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반면, 다른 일부 기관은 이미 절정에 달했다고 우려한다.

한 LP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모멘텀이 워낙 강해 미국 주식을 안 살 수 없다"며 "올해와 마찬가지로 미국 투자 비중에 따라 수익률이 갈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LP 관계자는 "현재 미국 주식시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1999년 IT 버블의 악몽이 떠오르는 상황"이라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또 한국과 미국 시장 간 '바이퍼케이션 현상'이 새로운 흐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학에서 바이퍼케이션(Bifurcation)은 질적으로 다른 두 갈래로 전환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국 주식과 미국 주식의 움직임이 동조성을 잃고 독립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커플링과 유사하지만, 보다 그 정도가 심해지면서 바이퍼케이션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선 두 시장이 경제적, 정책적, 구조적 차이에서 발생한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흐름이 갈라졌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미국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국내 주식이 저점에 머물러 있더라도 섣불리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올해에도 국내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는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줄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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