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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팬덤 플랫폼, 뉴 패러다임]카카오엔터 독자 행보, 성장성 제동 걸린 디어유③베리즈 출시 소식에 주가 '출렁', 사업 중첩 우려 해소 방안 필요

이지혜 기자공개 2025-01-31 11:30:38

[편집자주]

팬덤 문화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0대 시절의 일시적 취미가 아닌 전 연령대가 즐기는 일상적 여가 활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비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면서 K-팬덤 플랫폼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위버스컴퍼니와 디어유가 구축한 양강 체제에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된다. 신규 사업자들이 잇따라 시장 진입을 선언하면서다. 시장을 지키려는 선발주자와 판을 흔들려는 신규 진입자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6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팬덤 플랫폼 '베리즈(BERRIZ)' 출시 소식에 디어유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디어유와 시너지를 여전히 강조 중이지만 투자자들의 우려는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두 플랫폼 간 서비스 중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은 디어유 기업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 완화 기대감에 상승세를 보이던 디어유 주가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팬덤 플랫폼 출시 예정 소식에 찬물을 맞았다. 디어유가 경쟁 플랫폼과 명확한 차별화 전략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란 평가가 나온다.

◇디어유, 베리즈 출격 소식에 주가 직격탄

22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 들어 디어유 주가는 극적으로 움직였다. 이달 6일 종가는 3만3700원으로 직전 거래일 대비 15.4% 떨어졌다가 이후 10일부터 7거래일 연속 주가가 올랐다. 당시 디어유 주가 낙폭은 최근 2년 새 최대 수준이다.

디어유 주가를 뒤흔든 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팬덤 플랫폼 베리즈 출시 소식이다. K팝 국내외 팬을 겨냥한 독자적 팬덤 플랫폼을 올 상반기 선보일 것이라는 소식이 6일 전해진 게 악재가 됐다. 이날 하루 증발했던 디어유 시가총액은 1300억원에 가깝다. 전체 시가총액이 8400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액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팬덤 플랫폼 출시가 디어유 주가에 영향을 미친 건 양사 모두 카카오그룹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2023년 3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이 카카오그룹으로 넘어가면서 손자회사였던 디어유도 카카오그룹 계열사가 됐다.

당초 업계는 디어유가 그룹 팬덤 플랫폼사업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이에 따라 디어유가 카카오그룹에 안긴 것도 호재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디어유가 SM엔터테인먼트와 2대 주주인 JYP엔터테인먼트 외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IP까지 확보하며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현재 디어유에 입점한 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산하의 스타쉽과 이스트(IST)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뿐이다. 아이유, 이효리 등 이담엔터테인먼트나 안테나 소속 아티스트IP는 디어유에 입점하지 않았다. 아티스트IP 유입 효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베리즈 출시 소식까지 전해진 것이다.

◇서비스 다각화 vs 글로벌 진출, 디어유의 선택에 쏠린 눈

디어유가 기업가치를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려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내놔야 하는 상황이다. 비록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은 "디어유와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형태로 팬덤 플랫폼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지만 시장의 우려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비슷한 소비자층을 공략하면서 서비스를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다. 디어유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성장 로드맵을 공개하며 버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디어유는 △캐릭터 굿즈 △AI(인공지능) 펫버블 서비스 등으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아티스트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굿즈는 경쟁사 위버스컴퍼니는 물론 엔터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팬 커뮤니티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또 AI 펫버블 서비스 등은 아직 사업 윤곽이 시장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다. 자칫 차별화에 실패하면 디어유가 서비스를 늘리는 과정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혹은 디어유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팬덤 플랫폼 출시를 계기로 서비스 다각화 전략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디어유의 지배구조에 따른 한계 탓에 카카오그룹은 물론 SM엔터테인먼트도 서비스 다양화를 지원할 유인이 부족하다"며 "서비스를 다양화기보다 버블의 글로벌 진출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어유의 지배구조 한계는 JYP엔터테인먼트가 주요 주주로 있다는 점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다.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스튜디오스가 31.1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JYP엔터테인먼트는 18.05%를 확보한 2대 주주다. 디어유에서 발생한 이익이 온전히 SM엔터테인먼트 몫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의미다. 결국 자체적으로 내놓을 베리즈를 적극 키우는 게 SM엔터테인먼트에 안길 이점이 보다 큰 셈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팬덤 플랫폼사업은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인 디어유의 버블과 다른 형태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디어유 관계자도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K-팬덤 플랫폼의 영향력을 높이고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신규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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