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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 플랫폼 생태계 진단]디어유, '버블'로 K팝 팬덤 중심에 서다②매해 사상 최대 실적, 영업이익률 30%…K팝 아티스트IP 최다 보유 '강점'

이지혜 기자공개 2024-06-21 07:33:27

[편집자주]

팬덤 플랫폼은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디어유의 '버블'과 하이브의 '위버스'는 팬과 아티스트 간의 단순 소통을 넘어서서 새로운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팬덤 중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엔터사에게 새로운 수익원이 됐다. 한때 팬레터가 전부였던 문화가 산업이자 시장으로 당당히 부상했다는 뜻이다. K팝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은 팬덤 플랫폼, 이들의 생태계를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8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어유(DearU)는 K팝 팬덤 플랫폼 시장의 선두주자다. 이 분야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은 디어유뿐이다. 디어유는 팬덤 플랫폼 사업에 영리하게 접근했다. 팬들이 원하는 것, 즉 아티스트와 내밀한 소통에 대한 수요를 간파했다.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인 '버블(bubble)'을 출시한 이유다.

팬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버블에 동참하는 엔터사와 아티스트가 증가하면서 디어유의 위세는 점점 더 강해졌다. 디어유가 버블을 출시한 이듬해에 곧바로 흑자전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실적 성장세도 눈부시다. 디어유는 버블 서비스를 내놓은 이래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아티스트와 프라이빗 소통', 버블로 폭발적 성장세 구가

디어유가 설립 7년차를 맞았다. 그 사이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사실 디어유가 처음부터 팬덤 플랫폼 사업을 영위했던 건 아니다. 2017년 7월 설립될 때까지만 해도 모바일 노래방 사업을 위해 설립됐다.

업태가 팬덤 플랫폼 사업으로 확고해진 계기는 2019년 1월 브라이니클을 합병하면서다. 브라이니클은 우리은행의 위비톡 등을 개발한 기업인데 이 기술력을 엔터산업에 접목했다. 이를 바탕으로 리슨(Lysn)이라는 아티스트 전용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출시하며 디어유는 사업을 본격화했다.

리슨을 향한 팬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리슨은 2019년 1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모바일 노래방 사업보다 스무 배 이상 많은 수치였다. SM엔터테인먼트와 디어유는 당초 팬덤의 2차 콘텐츠 생산을 지원하고 엔터사가 공식 팬클럽을 모집할 수 있도록 리슨을 만들었는데 활용가치가 그보다 높았다.


팬덤 플랫폼 사업의 성장성을 확신한 디어유는 2020년 2월 버블 서비스를 출시했다. 버블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2020년 10월 구독 수가 50만을 넘어섰고 출시한 지 1년이 채 안 돼 구독 수가 100만을 돌파했다. 올 1분기 말 기준 평균 구독 수는 230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회사 이름마저 에브리싱에서 디어유로 바꿔 달았다. 아티스트와 팬의 소통 플랫폼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버블의 인기 비결은 아티스트와 팬이 1대 1로 프라이빗(Private)하게 소통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메시지 콘셉트다. 버블의 유료 구독 서비스를 결제한 팬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아티스트의 사진, 영상, 음성메시지 등을 받을 수 있다. 비록 모든 구독자에게 같은 메시지가 발송되지만 형식상 팬은 아티스트에게 개인 메시지를 받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디어유는 버블에 힘입어 폭발적 실적 성장세를 구가했다. 서비스 출시 첫해에 버블에서만 107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덕분에 디어유는 매출이 2019년 43억원에서 2020년 130억원으로 대폭 증가, 해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디어유는 매출 757억원을 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3.9% 증가한 수준이다. 올 1분기에도 매출 증가기조는 이어졌다.


지금 디어유는 버블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매출에서 버블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져 올 1분기 99.68%에 이르렀다.

수익성도 크게 좋아졌다. 디어유는 버블 서비스를 출시한 이듬해인 2021년과 2022년 각각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 34.7%에 이른다. 디어유는 지난해 영업이익 286억원을 냈는데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했다.

◇유니버스 삼키며 K팝 IP 최다 보유, 카카오와 시너지도 '기대'

오늘 날 디어유가 팬덤 플랫폼 시장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은 풍부한 아티스트 IP(지식재산권)다. 디어유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지만 소속 아티스트만 고집하지 않았다.

디어유에 입점한 아티스트는 600여명에 정도다. 소속사도 다양하다. 디어유에 지분투자를 단행한 JYP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엔터사 130여 곳이 참여했다. 분야도 다양하다. 아이돌 가수는 물론 트로트 가수, 배우, 스포츠 선수까지 있다.

디어유 관계자는 “팬덤 플랫폼 사업은 자본과 기술로 시장에 진입할 수는 있지만 산업 이해도, IP 확보 능력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린다”며 “디어유에는 K팝 대표 엔터사와 아티스트 IP가 가장 많이 입점했다”고 말했다.


디어유가 신규IP를 확보하고자 지난해 엔씨소프트 유니버스 사업의 IP계약권 일체를 인수한 점도 주효했다. 이에 따라 스타쉽엔터, 큐브엔터, 빅플래닛메이드엔터 등 소속의 20팀 이상 아티스트가 디어유에 참여했다.

디어유의 유니버스 인수는 IP 확보 이상의 의미가 있다. 팬덤 플랫폼 시장의 경쟁 구도가 디어유와 위버스컴퍼니 양강으로 정리돼기 때문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팬덤 플랫폼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총 4곳이었지만 하이브 자회사인 위버스컴퍼니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Live)를, 디어유가 유니버스를 각각 인수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디어유의 아티스트 IP 경쟁력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카카오그룹과 시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다양한 가수, 배우 레이블을 거느리고 있다. 이에 따라 디어유가 아티스트 IP를 추가하거나 기존 아티스트가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디어유 관계자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오프라인 콘서트가 재개되고 실물 앨범 판매가 늘면서 디지털 팬 플랫폼 이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며 “그러나 엔터 시장의 활성화로 팬덤 플랫폼의 이용빈도가 늘어나 IP와 구독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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