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수익성 개선 총력 LX세미콘, 'DDI 감산' 진행재고자산 2114억원 기록, 전년비 1245억원 감소
노태민 기자공개 2025-01-24 07:57:15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08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세미콘이 지난해 1671억원 규모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과 고객사의 벤더 다변화가 진행된 가운데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다만 이번 수익성 개선에는 LX세미콘의 디스플레이구동칩(DDI) 감산 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은 지난해 '웨이퍼 외' 매입액에 5463억원만 투입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90억원 줄어든 수치다.
◇LX세미콘, 감산 통해 원재료비용·재고자산 축소
LX세미콘은 2024년 4분기 매출 5026억원, 영업이익 305억원을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매출은 전기 대비 19.7%,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 대비 11.0%, 전년 동기 대비 54.6%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1조8565억원, 영업이익 1671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5% 늘었다. 증권업계의 시장 전망치를 소폭 하회하는 수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X세미콘의 지난해 매출 전망치는 1조8625억원, 영업이익은 1879억원이다.
회사는 지난해 실적에 대해 "비우호적 사업 환경에도 불구, 재고 관리 개선 및 환율 효과 등에 따라 수익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X세미콘은 재고 관리 개선이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지만 영업이익 개선에 원재료 비용 감소가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LX세미콘이 지난해 3분기까지 지출한 '웨이퍼 외' 매입액은 5463억원에 불과하다. 최근 3개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LX세미콘의 2022년 3분기, 2023년 3분기 '웨이퍼 외' 매입액은 각각 9929억원, 8385억원이다.
팹리스 기업의 특성상 원재료 비용의 대다수는 반도체 외주 생산에서 발생한다. LX세미콘은 이 비용을 전공정의 경우 '웨이퍼 외'로, 후공정의 경우 '가공비 외'로 표기하고 있다. LX세미콘의 웨이퍼 외 매입액이 감소했다는 것은 제품 생산량을 줄였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LX세미콘은 현재 대만 TSMC, SK하이닉스시스템(우시) 등을 통해 DDI 등 반도체를 생산 중이다. DDI는 디스플레이 픽셀을 구동하는 데 쓰이는 반도체로 LX세미콘의 주력 생산 제품군이다.
이러한 감산 정책은 LX세미콘의 지난해 재고자산에서도 나타난다. LX세미콘이 22일 공개한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2114억원이다. 2023년 4분기(3359억원)와 비교해 1245억원 감소했다. LX세미콘이 감산 정책을 펼친 데에는 주요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의 DDI 벤더 다변화, DDI 수요 부진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만약 LX세미콘이 지난해 2022년, 2023년 수준으로 DDI 양산을 진행했다면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을 확률이 높다.
DDI 수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LX세미콘의 DDI 감산 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는 LX세미콘이 가장 많은 웨이퍼 매입 비용을 투입하는 시기다. 2024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웨이퍼 매입 비용도 각각 1500억원 내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DDI 역성장 전망, 미래 먹거리 확보 시급
업계에서는 LX세미콘의 DDI 감산 정책에 대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DDI 시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회사의 근원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는 차세대 먹거리 발굴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세계 DDI 시장 규모가 2023년 95억달러(13조46억원)에서 2030년 75억달러(10조2668억원)까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LX세미콘은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방열기판, 전력관리반도체(PMIC),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신사업 육성을 진행 중이다. 다만 세 사업 모두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시장이다보니 시장 진입에는 상당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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