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북미 대관조직 분석]'트럼프 2기' 상대할 주요인물 면면은②'해외통' 유정준 부회장, 소통창구 '중책'...미국 임원 6명, 절반만 대관 경력
정명섭 기자공개 2025-02-24 07:37:08
[편집자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외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국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각종 투자 보조금 축소뿐 아니라 국가와 품목을 막론하고 관세 부과에 나서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받을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향을 빠르게 포착하고 자사에 최대한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이 이뤄지도록 하는 현지 대관 업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SK그룹 북미 대관 조직의 변천사와 주요 인물, 역량, 정책 변화에 대한 대책 등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본격 출범하면서 SK그룹에서 미 연방정부, 주정부와 회사간 가교 역할을 할 SK아메리카스 주요 인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친환경 산업 보조금 축소 등이 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에너지 사업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할 키맨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해외통' 유정준 부회장, 그룹-미 정부 가교 역할
SK그룹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인물은 유정준 SK온 부회장 겸 SK아메리카스 대표다. 그는 현재 국내 20대 그룹 대표로 구성된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사절단에 참여해 미 워싱턴DC에서 대미 통상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경제사절단은 백악관 고위 당국자, 의회 주요 의원들과 만나 관세를 포함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통상정책, 전략적 협력 의제 등을 논의하고 대미 투자협력을 위한 계획을 소개할 계획이다.
경제사절단 인원 26명 중 유 부회장 외에도 최태원 회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한 그룹에서 3명이 참석하는 건 SK뿐이다. 다른 기업에선 대표자 1명씩만 참석한다.
최 회장과 이 사장은 각각 대한상의 회장과 서울상의 부회장을 맡고 있어 사절단 참여가 당연하나 유 부회장까지 동행하는 건 그의 입지나 역할, 영향력 등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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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해외통'으로 불린다. 그는 1962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석사 과정을 밟은 후 딜로이트앤터치와 맥킨지 등 글로벌 컨설팅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1년 맥킨지 한국사무소 설립 멤버로 활동할 당시 LG그룹 컨설팅을 하던 중 2대 회장인 고 구자경 명예회장의 눈에 들어 1996년 LG건설(현 GS건설)에 입사, 34세에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당시 그는 재무 역량과 글로벌 감각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SK그룹에 합류한 시기는 1998년이다. 맥킨지에서 근무할 당시 SK그룹이 고객사였는데 이때 최 회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부회장은 이후 △SK㈜ 경영지원부문장(CFO) △SK에너지 사장 △SK루브리컨츠(현 SK엔무브) 대표이사 △SK G&G(글로벌미래성장동력발굴) 추진단장(사장) △SK E&S 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SK㈜ CFO를 맡을 당시 전면에서 '소버린 사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소버린 사태는 헤지펀드 글로벌 소버린자산운용이 2003년에 SK㈜ 지분 14.99%를 확보, 2대 주주 자리에 오른 후 최 회장 등 주요 경영진 퇴진을 요구한 사건이다.
2020년 말에는 그룹의 에너지 사업 확장에 기여한 공로로 부회장 자리에 올랐고 2022년 초 SK E&S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대외협력총괄을 맡으며 북미 정부와 그룹 간 소통 창구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2023년 말 정기인사에서 조대식 당시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박정호·김준 부회장 등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유 부회장의 입지는 탄탄했다. 내부에선 에너지 산업에 20여년간 몸담은 경력에 대외협력 역량까지 겸한 인물이 드물어 최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작년 초에는 SK아메리카스 대표에 선임된 데 이어 같은 해 6월 SK온 대표이사 자리까지 주어지면서 역할이 더 커졌다.
유 부회장은 최 회장이 미 주요 인사들을 만날 때 자주 배석하고 있다. 작년 9월 미국 상원 대표단이 SK서린사옥을 방문했을 때 면담 자리에 함께 나갔다.
유 부회장과 SK아메리카스에서 손발을 맞추고 있는 국내 임원은 손상수 부사장이다. SK하이닉스의 국제통상 및 정책대응 전문 조직인 인트라(INTRA) 소속이었던 그는 유 부회장과 '트랜지션TF'에서 함께 일한 경력이 있다. 인트라는 미국 워싱턴DC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트랜지션TF는 SK아메리카스 출범 전 주요 계열사 임원들이 참여한 임시 조직이었고 TF장은 유 부회장이었다.
◇2010년대 후반에 합류한 미국 국적 임원들, 절반만 대관 경력
SK아메리카스에서 활동하는 미국 국적 임원은 6명 정도로 파악된다. 부사장급은 현지 대관 총괄인 폴 딜레이니 수석 부사장과 애비 콘 부사장 2명이다. 이사 직급인 디렉터 중에선 시니어 디렉터 1명, 일반 디렉터 3명이 있다. 이들의 대외협력과 홍보(PR), 광고, 마케팅 등으로 다양하다. 대관 경력을 보유한 임원은 3명 정도다.
딜레이니 부사장을 제외한 5명의 임원은 SK가 배터리를 중심으로 미국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 2018~2019년경 SK그룹 해외사업 개발 조직 '글로벌디벨롭먼트그룹(GDG)'에 합류했다.
딜레이니 부사장은 대외협력 총책임자로 워싱턴 사무소에서 근무 중이다. 작년 7월 SK아메리카스에 부사장으로 합류했고 작년 말 인사에서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및 대외협력 컨설팅기업 카일하우스그룹,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미 대기업 협의체), 미 무역대표부(USTR) 등에서 주로 근무하며 대관과 공공정책 분석,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산업 대변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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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과 주요 부처 등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USTR에서의 근무 기간은 3년 정도로 길지 않은 편이다. 근무 시기는 2005~2008년으로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에 삼성과 현대차, LG그룹이 영입한 현지 대관 인력보다는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례로 현대차그룹은 주한미국대사 출신의 성 김 사장을 영입했고 LG그룹은 앞서 트럼프 1기 당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지냈던 조 헤이긴 소장을 영입했다.
콘 부사장은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다. 타임워너와 금융 서비스 기업 CIT, 이프레오 등에서 근무하다 2019년에 SK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SK의 글로벌 브랜드 구축, 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했다. 켈시 플로라 시니어 디렉터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메타(옛 페이스북) 등에서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부문에서 주로 업무 경험을 쌓았다. 2019년 SK GDG에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으로 합류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디렉터 4명 중 2명은 커뮤니케이션, 나머지 2명은 대외협력 업무를 맡고 있다. 케이다 애커먼 디렉터는 미 남부무역협회(SUSTA),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미 상무부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9년 9월 SK그룹에 합류해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상대해왔다. SK그룹의 미국 사업 전략 도출, 현지 인력 확보, 지역사회 공헌 등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대정부 업무를 하고 있는 알렌 제이머슨 디렉터는 미 하원 다수당 대표 특별보좌관, 미 하원 고위 입법 서기로 근무하다 2018년 SK GDG에 합류해 대관 업무를 맡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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