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테크기업 톺아보기]'헷지했지' 한국자산매입, 분양 리스크 틈새시장 공략①아파트 풋옵션 플랫폼, 매입 자산 활용 기업형 임대 목표
신상윤 기자공개 2025-03-06 07:28:55
[편집자주]
건설부동산업은 2000년대를 전후로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건설 투자가 위축되고 부동산 경기마저 악화하자 침체기를 맞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각종 스마트건설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을 도입한 기업들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하고 있다. 더벨은 혁신적인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뭉친 기업들을 만나보고 이들이 꿈꾸는 미래를 함께 그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5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 집 마련이 꿈'이란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주택 매매는 개인에게 많은 고민과 노력이 동반된다. 더욱이 미래 자산가치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주택 구매는 다양한 불확실성을 내재한다. 그럼에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란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분양 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문제는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2~3년 뒤까지 변수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같이 대출 시장이 막히거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둔화된 상황에선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한국자산매입이 '헷지했지'란 플랫폼을 통해 아파트 청약 시장의 가격 변동성을 보완하는 상품을 내놓은 이유다.
◇분양 풋옵션 '헷지했지', 전국 신축 아파트 단지 도입 확대
부동산 안심매입 약정 전문기업 한국자산매입이 운영하는 '헷지했지'는 청약받은 아파트 가격의 변동성을 금융시장 풋옵션(Put Option·매수청구권) 개념을 도입한 중개 플랫폼이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수십억원이 필요한 아파트 분양 시장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이 플랫폼은 통상 입주 2~3년 전부터 청약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을 보완하는 상품으로 개발됐다.
일례로 청약에 당첨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선 적지 않은 자산을 입주 시까지 묶어놔야 한다. 최근엔 강화된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변수도 늘어 자칫 어렵게 당첨된 청약 기회를 놓칠 뿐 아니라 계약 포기 시 각종 비용 손실까지 이어질 수 있다. 어렵게 분양 대금을 완납하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이전이나 부동산 가격 하락 등으로 처분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헷지했지가 공략한 지점이다. 수분양자들이 리스크로 생각하는 점들이 입주 시점에 현실화됐을 때 취득 원가(분양가)에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상품화한 것이다. 청약 당첨 및 분양 계약 이후에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었던 기회를 한 차례 더 제공하는 셈이다.
2023년 11월 첫선을 보인 헷지했지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를 시작으로 전국 30여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헷지했지를 모든 아파트 단지에 도입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자산매입은 헷지했지 도입을 위해 지역과 단지 규모, 생활환경 등을 'AI 프라이싱' 기술로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품화할 수 있다고 판단된 단지는 최종 리스크 심의를 거쳐 '보호단지'로 최종 지정된다. 이와 관련 보호단지에 지정된 시행사는 다양한 분양 옵션의 하나로 헷지했지 플랫폼을 제공해 수분양자에게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

◇매수 아파트 리츠 등 활용 임대 계획…작년 프리A 투자 유치
헷지했지 플랫폼이 수분양자에게만 유리한 것은 아니다. 금융권 PF를 활용하는 시행사나 시공사로선 청약 흥행 여부는 프로젝트 진행 기간 동안 자금 운용에 변수가 된다. 특히 최근과 같이 분양 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선 청약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헷지했지 플랫폼은 자산 유동화를 매수청구권의 형태로 유인할 요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럼 헷지했지 플랫폼을 통해 매수청구권이 행사된 아파트는 어떤 방법으로 활용될까. 한국자산매입은 자산운용사 등과 임대주택법인(SPC)이나 리츠(Reits) 등을 통해 매수청구된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근 제이알투자운용과 업무협약을 맺는 등 협업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한국자산매입은 기업형 임대 주택 시장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준공된 아파트가 자산으로 편입될 예정인 만큼 금융권에서 자금 조달이 수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양질의 임대 서비스로 꾸준하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만큼 현금흐름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란 설명이다.
이는 김종구 한국자산매입 대표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이다. 부동산 시행사와 임대업 등을 다양하게 경험한 그는 "몇 년 전부터 부동산 시장이 월세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분양가 수준에서 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에 착안했다"며 "헷지했지 플랫폼을 통해 한국자산매입은 양질의 기업형 임대 주택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자산매입의 사업 방향성이나 헷지했지 플랫폼에 대한 관심은 한국부동산원이나 LH 같은 공공기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23년엔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 창업 투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된 가운데 지난해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프리A 시리즈 투자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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