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 테크기업 톺아보기]조원정 딜매치 대표 "B2B 금융, 디지털 전환 주도"②웜블러드 플랫폼, 각 기업에 수혈…"본격적인 컨설팅, 올해부터 소프트웨어 제공 예정"
정지원 기자공개 2025-03-05 07:05:59
[편집자주]
건설부동산업은 2000년대를 전후로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건설 투자가 위축되고 부동산 경기마저 악화하자 침체기를 맞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각종 스마트건설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을 도입한 기업들이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시하고 있다. 더벨은 혁신적인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뭉친 기업들을 만나보고 이들이 꿈꾸는 미래를 함께 그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4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지털 금융 시대, 사람들은 '손 안의 스마트폰' 하나로 대부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한다. 금융회사의 플랫폼 내에서 손쉽게 돈을 보내고 주식을 사고 보험을 들고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B2C에 국한된 이야기다. 더벨이 만난 웜블러드(Warmblood) 조원정 대표(사진)는 '기업들이 어플에서 돈을 빌리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웜블러드의 플랫폼 '딜매치(DEAL MATCH)'는 부동산 개발 업계 플레이어들을 온라인에서 연결하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건설사, 증권사를 거치며 현업에서 뛰었던 조 대표는 '개인의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딜'을 보면서 사업의 가능성을 엿봤다. 창업 4년차, 빠르게 성장한 딜매치는 이제 기업금융 전반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플랫폼은 이미 확장됐다. '기업 딜' 서비스가 출시됐고 이곳에서 다양한 목적과 방식의 자금조달 및 M&A 거래들이 이뤄지고 있다. 다음 스텝으로 딜매치 플랫폼을 각 기업에 내재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조 대표는 "올해부터 (협의 중인) 기업들에게 소프트웨어가 제공될 예정"이라며 "B2B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웜블러드가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프라이빗마켓→기업금융, 창업 3년만 '빠른' 성장
조원정 대표는 2022년 5월 웜블러드를 창업했다. 딜매치 서비스는 2023년 6월 세상에 공개됐다. 서비스가 출시된 지 만 2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플랫폼은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회원수 2600명, 누적 등록 딜 300건을 돌파했다. 거래 규모로 보면 10조원에 가깝다.
제공하는 서비스에 비해 회사의 인력 규모가 크지 않은 편은 눈에 띈다. 올 초 기준 9명이 함께 하고 있다. 조 대표는 "회사를 키우기 위해 투자 유치도 고민해 봤지만 B2B 금융 플랫폼이 생소한 개념이었고, 금융시장이 어려워지며 PF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컸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투자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장 제공 중인 서비스의 내실을 다지자 오히려 자연스럽게 플랫폼이 발전되기 시작했다. 딜매치는 '부동산 딜 오픈마켓'에서 시작해 '프라이빗마켓'을 열었다. 부동산 개발사업과 개발금융을 넘어 기업금융 전반의 니즈를 확인한 뒤에는 '기업 딜 오픈마켓'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장의 반응이 따라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웜블러드의 핵심 멤버들 역시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다. 회사는 서비스개발본부와 투자자문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3개 본부로 조직을 꾸렸다. 최고기술경영자(CTO)인 박정수 서비스개발본부장은 딥네츄럴 공동창업자, 마키나락스 머신러닝서비스팀장 등으로 근무한 AI 개발 전문가다. 서정우 경영지원본부장은 콘테크 회사인 무스마를 거쳐 웜블러드에 합류했다.
투자자문본부에선 딜매치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개발사업 금융구조 설계, 프로젝트 사업성 분석 등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문업 역시 프라이빗마켓이 열린 뒤 고객사들의 요청이 들어오자 자연스럽게 확장된 사업 영역이다.
조 대표는 "창업을 하면서 한사람 한사람 인력의 소중함을 느낀다"며 "인원이 한명씩 늘 때 마다 회사가 한 단계씩 도약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설사, 증권사 같은 큰 조직에 있을 때는 몰랐지만 좋은 사람을 뽑는 일이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SaaS 솔루션 활용, 기업별 딜매치 서비스 '내재화' 추진
조 대표와 웜블러드는 B2B 금융의 완전한 디지털 전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웜블러드의 최종 목표는 이 같은 시대가 오기 전 딜매치 아이디어를 각 기업에 수혈하는 일이다. 많은 기업들이 딜매치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금융조달을 손쉽게 하는 세상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소프트웨어 제공 역시 딜매치 서비스의 여느 도입 과정과 마찬가지로 고객사들의 니즈에 의해 출발했다. 조 대표는 "기업 딜 마켓을 연 전후로 '딜매치 플랫폼을 우리 회사 안에 만들어 주세요'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딜매치가 'B2B 금융의 디지털 전'이라는 어젠다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웜블러드는 올해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각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복수의 기업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조 대표는 "현재는 투자자문본부에서 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소프트웨어 판매 수익도 잡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웜블러드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솔루션 형태로 각 기업에 딜매치 플랫폼을 내재화하게 된다. SaaS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웹 브라우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조 대표는 "개인이 모바일뱅킹이나 HTS를 이용하는 것처럼 기업이 딜매치에 있는 딜소싱, 고객관리, 딜관리 등 기능을 자사 앱을 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딜매치 플랫폼 판매 방향성에 대해선 "초기엔 고민을 많이 했었던 게 사실"이라며 "다만 B2B 금융의 디지털 전환 시대는 필연적으로 올 것이라고 느꼈고 그렇다면 웜블러드가 선두주자로 나서는 게 맞겠다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그는 "각 기업의 담당자들이 발품을 팔아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처를 찾는 게 아니라 딜매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손쉽게 일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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