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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공짜' 코인으로 500억 벌었다 지난해 '수이' 대거 처분, 무형자산처분이익 급증해…잔여 물량 상당

황선중 기자공개 2025-03-21 07:20:54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5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공짜' 코인으로 500억원에 육박하는 투자 차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미국 블록체인 개발업체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취득했던 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면서다. 결과적으로 무형자산처분이익이 크게 발생해 지난해 영업손실 방어에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수이(SUI)' 처분으로 489억원 차익 남겨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가상자산 수이(SUI) 2793만2668개를 도합 523억원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이는 미국의 세계적인 IT업체 페이스북(현 메타)에서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하던 개발자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미스틴랩스의 가상자산이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 미스틴랩스가 진행하는 시리즈B 라운드에 1500만달러(218억원)를 투자하면서 수이를 보유하게 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엔씨소프트는 사전 약정된 가격에 수이를 취득할 수 있는 워런트를 미스틴랩스로부터 확보했고 이듬해 5월 수이가 상장하자 워런트를 행사해 수이 4992만806개를 수중에 넣었다.

수이코인은 상장하자마자 가격이 고공행진했다. 상장 원년인 2023년 말에는 1043원을 기록했다. 1년 뒤인 지난해 말에는 6141원으로 더 올랐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상반기 처분제한(락업)이 풀린 이후 수이 1690만8112개를 253억원에 처분했다. 하반기에도 1102만4556개를 처분해 27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수이 처분으로 도합 489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미스틴랩스에 투자한 금액을 이미 회수한 뒤 차익까지 남긴 것이다. 여기에 잔여 물량 2332만7168개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추가적인 차익까지 기대된다. 향후 미스틴랩스 지분가치가 높아지면 투자수익은 더 커질 수 있다.

◇가상자산 처분으로 영업손실 여파도 최소화

수이 처분을 통한 이익은 당기순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회계상 무형자산처분이익 명목으로 영업외수익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외수익은 14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2% 증가했다. 무형자산처분이익이 1억원(2023년)에서 489억원(2024년)으로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무엇보다 지난해는 엔씨소프트가 26년 만에 연간 영업손실(1092억원)을 기록했던 해였다. 자칫하면 영업손실 여파로 인해 당기순손실까지 발생할 수 있던 상황이다. 하지만 무형자산처분이익(489억원)이 영업손실을 일부 만회하면서 엔씨소프트는 다행히 당기순이익(941억원)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워런트를 추가 행사하면서 미스틴랩스의 또 다른 가상자산인 엔에스(NS)와 딥(DEEP)까지 확보한 상태다. 두 가상자산에 대한 락업이 풀리는 하반기부터 무형자산처분이익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아직은 두 가상자산 모두 가격이 300원 아래에서 머무르고 있는 만큼 수이만큼의 차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과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미스틴랩스에 투자했다"면서 "블록체인 관련 추가 투자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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