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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플레이는 지금]최전선으로 떠난 창업자, '권오형 체제'에 남겨진 과제①'리얼월드' 창업한 류중희, 심사역 출신 CEO 단독 대표로…창업 플랫폼 방향성 어디로

최윤신 기자공개 2025-04-21 07:42:35

[편집자주]

스타 창업가인 류중희 전 대표가 설립한 퓨처플레이는 단순한 액셀러레이터에 그치지 않고 국내 창업 생태계를 혁신할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았다. 최근의 퓨처플레이는 VC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후 독특한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 창업자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회사를 떠나며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크다. 최근 큰 변화를 맞은 퓨처플레이의 향후 비전 및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6일 16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중희 전 퓨처플레이 대표이사가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 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리얼월드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새로운 스타트업 창업을 공식화했다.

앞서 올라웍스를 설립해 인텔에 엑시트하며 스타 창업가 반열에 오른 그는 이후 퓨처플레이를 창업하며 전에 없던 방식으로 스타트업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데 몰두했다. 하지만 결국 리얼월드를 통해 창업 최전선으로 뛰어들며 다시 테크 스타트업 창업가로 돌아갔다.

남겨진 퓨처플레이는 권오형 단독대표 체제로 접어든다. 류 대표는 퓨처플레이에 많은 과제를 남기고 떠났다. 권오형 대표는 퓨처플레이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기업공개(IPO)까지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은 상태다.

◇'남다른 시도' 돋보였지만 구체적 성과는 아직

퓨처플레이는 지난 7일 권오형 단독 대표이사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퓨처플레이는 "단독 대표 체제 전환은 더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과 실행력 강화를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장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류중희 전 대표이사가 새로운 창업을 위해 자리를 내려놓은 게 이런 변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점은 업계에서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피지컬 AI'가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확신하는 류 대표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창업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퓨처플레이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직후 '리얼월드'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지난 15일 출범을 공식화한 리얼월드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만드는 회사라고 스스로를 밝혔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학습해 처리하는 거대언어모델(LLM)에서 더 나아가 로봇에 탑재되는 AI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제 세계에서 데이터를 학습하고 이를 통해 물리적 행동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AI의 가파른 발전에 따라 이같은 '피지컬 AI'에 벤처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이런 기술 개발의 핵심에 나선 것이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 /사진=리얼월드


이날 공개된 리얼월드 팀의 면면을 보면 얼마나 류 대표가 얼마나 공을 쏟아왔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카이스트, 서울대, 포스텍 등 국내 최고 연구기관의 AI 교수진 및 연구진이 팀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진우 카이스트 AI 대학원 석좌교수가 최고과학책임자(Chief Scientist)로 참여하며 컬리, 업스테이지 출신의 스타급 인물들이 주요 보직을 맡고 있다.

스타 창업자가 가장 핫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창업한만큼 초기기업임에도 21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모였다. SK텔레콤, LG전자, DRB동일 등 국내 기업과 KDDI, ANA홀딩스, 미츠이 케미칼, 시마즈제작소 등 일본 대기업의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VC로는 해시드, 미래에셋벤처투자, 글로벌브레인 등이 투자했다.

리얼월드의 시계는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말부터 산업 현장에서 개념검증(PoC)을 시작해 한국, 일본,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실증 기반 기술 검증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 대표는 퓨처플레이에 '벤처 파트너'라는 직함을 남겨뒀지만 퓨처플레이의 경영에 신경쓸 여유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류 대표가 퓨처플레이에 남겨둔 과제는 고스란히 권오형 대표이사의 몫이 됐다. 액셀러레이터(AC)로 시작한 퓨처플레이는 AC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창업생태계를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13년간 운영돼 왔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혁신적 시도들이 이뤄졌지만 아직 명확한 방향성을 잡지는 못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화하며 대규모의 투자유치를 받았지만 뚜렷한 로드맵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벤처캐피탈(VC) 업계 관계자는 "퓨처플레이는 컴퍼니빌딩을 필두로 다양한 장치들을 동원하며 많은 시도를 했지만 아직 주목할만한 성과로 돌아온 것은 없다"며 "IPO를 공식화한만큼 더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실질적 성과를 내는 것이 권오형 대표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는 2022년부터 진행 중

권오형 퓨처플레이 대표
권 대표 체제가 퓨처플레이에게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부터 류중희 전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이사로 재직해왔다. 사실상 이 때부터 류 대표의 경영 승계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권 대표는 각자 대표이사 체제일 때부터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이후 퓨처플레이가 보여 준 방향성을 주도한 것도 권 대표다. 퓨처플레이는 2023년 말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AC·VC 듀얼라이선스를 가진 회사로 거듭났다. 이후 적극적으로 펀드를 대형화하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23년 말 결성한 420억원 규모 퓨처플레이혁신성장펀드1호가 대표적이다. 권 대표가 이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를 맡는다. 지난해에는 IBK벤처투자와 공동운용(Co-GP)하는 스타트업코리아IBKVC-FP2024펀드를 500억원 규모로 결성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초기에 투자한 기업에 더 적극적인 팔로우온 투자가 가능해졌고, 포트폴리오 기업의 전생애주기에 걸친 지원 역량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딥테크 영역에서 발군의 투자역량을 보여줬던 퓨처플레이는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투자영역을 확장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으로 투자영역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기술, 콘텐츠, 플랫폼 등 다양한 영역의 글로벌 1등이 될 수 있는 혁신 스타트업과 함께하며, 예비 창업부터 스케일업까지 전방위적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의 최고의 파트너가 되려고 한다”며 “퓨처플레이의 새로운 미래를 본격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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